물론 위의 내용이 ‘1타 수학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 1등급을 받기 힘들다!’로 이어지는 게 아니니 이를 한 번 통계적으로 분석해봅시다. 만약 수능 준비를 하는 모든 학생들이 특정 수학 강사 A의 수업을 듣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중 1등급을 받는 학생은 전체 비중의 몇 %인가요? 많아야 4%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이걸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바로 ‘학교 수업’으로 말이죠. 절대다수가 고등학교를 진학하기에 다들 학교 수업을 들었을 겁니다. 그 중 전체 최대 몇 %가 수학 1등급이죠? 4%입니다. 아니, 직관과 충돌하는 이 모순이 왜 생길까요? 바로 수능 수학에서의 등급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여기서 우리는 ‘어떤 강사의 커리큘럼을 들으면 1등급이 나온다.’ 이 말을 곱씹어봐야 합니다. 과연 이게 개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보장된 결과값일까요? 절대다수가 듣는 강사라도 관련 과목이 영어와 같은 절대평가가 아닌 이상 이 명제는 성공 확률이 4%에 수렴하는 말입니다. 물론 이 1타 강사가 소수 정예로 뽑는 특별반 학생들만 받는 강의에서 수업한다면 입반 테스트의 결과에 따라 어떤 학생을 받느냐를 적절히 조정하면 수강생 중 수능 1등급 비율 100%도 달성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강생이 다수가 될수록 큰 수의 법칙대로 그 1등급 비율은 떨어지고 4%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것이 무얼 의미할까요? 너도 듣고 나도 듣고 이런 강의에서는 단순히 그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상대 우위를 차지하기 불가능에 가까움을 의미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공급이 수요보다 큰 상황’이라 하고 일상에서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비쌀 수 없는 이유라고 비유하죠.

그렇다면 1타 강사를 들을 때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그 강의를 듣는 학생들 중 항상 소수가 선택하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매번 하면 됩니다. 결국 그 강의를 듣는 학생 중 소수만이 그 선택지를 따르고 1등급이 될 것이기에 ‘강의를 듣는다’에서 안도감을 갖지 말고 ‘강의를 듣는 절대다수가 시도하지 않는 것’을 꾸준히 시도함으로써 진정으로 그 강의를 들으면서 1등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을 택하는 거죠. 그렇다면 이러한 질문이 이어질 겁니다. ‘무슨 선택지를 고르면 되는가? 단지 다수가 아는 것을 안 하는 것만으로 되는 건가?’ 다수가 아는 것은 당연히 알아야 하는 거고, 그 외 다수가 모를 만한 내용들을 싹다 알 수 있어야 합니다(예: 서로소인 자연수 p, q에 대해 2^(q/p)가 무리수이어야 하는 이유, 어떤 수를 특정 자연수와 비교할 때 왜 나눈 나머지를 생각해야만 하는 이유 등등). 

이러한 내용들까지 채워지고 자유롭게 활용함으로써 남들은 받기 어려운 1등급 이상의 성적이 나오는 거고, 이 영역부터가 자신이 단순히 지식으로 습득한 내용 이상으로 이해하고 확장한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앎의 영역입니다. 이러한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함으로써 수능 수학 분야에서 모르는 영역을 계속 줄이고 어떠한 문제를 출제하더라도 다 아는 조건들로 배열되어 있는 문제임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방식이 옳음을 문제를 전부 풀 수 있는 결과로 증명하는 겁니다. 이러한 것은 1등급 위의 점수로 가면서 그 점수를 받는 학생의 비율이 4%보다 더더욱 적어짐에 따라 더 소수만이 선택하는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강요받게 됩니다. 결국 정점으로 갈수록 ‘이 방법은 나 말고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에 수렴하게 되는데, 정점에 다다를수록 그런 선택지를 골라야만 정점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모두가 아는 선택지는 더는 메리트가 없는 선택지이고, 아무도 모르지만 극소수만이 아는 ‘소수결’ 선택지가 가치를 가집니다. 

그럼 이런 선택지는 무슨 특징이 있을까요? ‘아 이건 투머치다.’, ‘아 이건 현장에서 하기에는 어려운 생각이다.’, ‘아 이건 생각해볼 만하지만 좀 과한 추론이다.’ 이런 것들입니다. 애초에 1등급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소수의 영역이기에 일상 생활처럼 정상적인 영역에서 이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남들이 하는 거는 다 할 수 있고 남들이 못 하는 것도 내가 할 수 있다.’ 이 생각이 기본값으로 되어 있어야만 그 윗등급이 나올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