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산의대 황성빈입니다.
그동안 올렸던 글이 학습과 무관하지 않냐는 지적이 있어서 앞으로는 기출제된 지문 중 배경상식으로 꼭 익히면 좋겠다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다루겠습니다.

2020학년도 9월 고1 모의고사에 출제되었던 지문인데요, 금세공업자와 은행의 공통점을 설명하는 글입니다.

금세공업자는 금을 세공(細工)하는 사람들로, 가늘고 정교하게 작업한다는 뜻입니다.
기원전 3000년경인 고대 이집트에서부터 금세공업자들이 등장하였는데요, 금세공업자들이 오늘날의 은행과 비슷한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초반이었습니다.
중세 유럽인 12세기부터 금을 스스로 보관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금세공업자들에게 금을 맡겼습니다.
그 대가로 보관증을 받았으며, 보관증을 제출하면 언제든지 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보관증으로 금을 찾은 뒤 금을 주고받는 것보다 보관증을 주고받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깨닫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부터 '화폐'의 개념이 만들어졌습니다.

은행은 크게 두 가지의 역할을 하는데요, 금융중개 기능과 예금창조 기능입니다.
금융중개 기능은 쉽게 말해서 '돈이 순환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돈이 적절하게 순환되지 않으면 돈으로서 의미가 사라집니다.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돈으로 재화를 거래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예금창조 기능은 신용창조라고도 하는데요, 금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은행은 사람들로부터 예금을 받은 뒤 그 돈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줍니다.
그러고 나서 원금에 이자를 덧붙여 돌려받죠.
이 이자를 가지고 은행은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런데 이자율이 높으면 사람들은 쉽게 돈을 빌리지 못합니다.
원금에 덧붙여서 갚아야 하니 무언가 손해를 보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금리가 높으면 일반적으로 예금창조가 덜 이루어집니다.
다시 예금창조로 돌아와서, 예를 들어보죠.
A가 은행 X에 1000만원을 예금했다고 할게요.
은행 X는 지급준비율 규정에 따라 예금의 10%인 100만원을 보관하고 나머지 900만원은 B에게 대출합니다.
B는 대출받은 900만원을 C에게 송금하고, C는 이 900만원을 은행X에 예금합니다.
그러면 은행 X는 예금의 10%인 90만원을 보관하고 나머지 810만원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할 수 있게 됩니다.
A가 은행 X에 예금한 금액은 1000만원이지만, 예금창조를 통해 화폐량이 1900만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한편, 사람들이 은행 X에게서 원할 때 돈을 인출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은행을 통한 예금창조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은행은 예금의 일정부분을 지급준비금을 활용합니다.
전체 예금 중 지급준비금의 비율을 지급준비율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은 통화정책으로 금리 대신 지급준비율을 활용합니다.
미국은 0-10%의 지급준비율을, 유럽은 1%의 지급준비율, 우리나라는 약 7%의 지급준비율을 책정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은행(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은 국제적인 결제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미국주식의 결제를 전세계에 중개하기도 하고, 대규모 달러화 거래를 처리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미국의 대형은행이 망하면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미국은 자국 대형은행에 대하여 훨씬 엄격한 금융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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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도 좋은 글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