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9월 모의평가 세계지리는 등급컷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절대 쉬운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해설할 문항 중 하나인 5번 같은 경우도 기후 문제에선 잘 안 나오는 아프리카 지역의 기후를 묻는 문제가 나왔고, 지형 문제도 까다롭게 나왔으며 18번 문제도 (가), (나)가 각각 탄자니아 보츠와나임을 알기엔 솔직히 쉽지는 않았을 것 같고 알더라도 지도에서 그 나라들을 찾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수능을 본 2020학년도 세계지리는 킬러 문제가 좌표를 주고 이 지역이 어딘지를 알아야 하는 그런 문제들이었는데, 현재는 킬러 문제 트렌드가 조금은 지엽적이지만 지식으로 정확한 추론을 하는 문제들인 것 같습니다. 해설한 주요 문항은 5번, 9번, 12번, 15번, 19번입니다. 


5번 문제는 제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기후 문제에서는 잘 안 내는 아프리카 지역의 기후를 묻는 문제입니다. 먼저 ABCD 지역의 기후를 보겠습니다. A 지역의 기후는 BS 기후, B 지역의 기후는 Aw 기후, C 지역의 기후는 위치가 애매하긴 한데 일단 Aw 기후, D 지역의 기후는 Cs기후입니다. 우선 (다)를 보면 (가), (나)와는 다르게 연 강수량이 약 400mm로 적고 1월 강수량은 0입니다. BS, Aw, Cs 기후들 중 이 조건에 만족하는 기후는 BS기후밖에 없습니다. Aw가 되기엔 강수량이 너무 적고, Cs라고 하기엔 최한월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어가고 아무리 Cs 기후도 건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우월 강수량이 0이진 않습니다. 따라서 (다)는 A이고, C 지역의 위치가 Aw인지 BS기후인지 애매한 위치이긴 하지만 A 지역이 확실한 BS 기후이므로 C 지역의 기후는 Aw 기후가 맞습니다. 
이제 (가)와 (나)를 보겠습니다. 강수량은 (나)가 더 많고, 1월 강수량을 보면 (가)는 강수량이 월평균 강수량보다 많은데 (나)는 적습니다. 여기서도 Cs 기후인 D는 최한월 평균 기온과 강수량으로 제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 (나)는 BC 중 하나입니다. B는 Aw 기후, C는 Aw 기후인데 B는 북반구이고 C는 남반구입니다. 둘 다 Aw 기후이고 Aw 기후는 겨울이 건기이고 여름이 우기입니다. 따라서 1월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 1월이 겨울인 지역, 즉 북반구입니다. 따라서 1월 강수량이 적은 (나)가 북반구에 위치한 B, 1월 강수량이 많은 (가)가 남반구에 위치한 C입니다. 
(가)-C, (나)-B, (다)-A이므로 정답은 4번입니다. 


9번은 단면도를 이용한 문제입니다. 평면 지도에서 ABCD가 어디쯤인지 표시하고 풀면 좀 더 쉽게 풀 수 있습니다. A 지역은 해발 고도가 높고 위치상 남아메리카의 왼쪽이므로 안데스 산맥입니다. B 지역은 대서양으로 진입하기 전의 지역이므로 브라질 지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확히는 브라질 순상지(안정육괴 지역)입니다. C 지역은 대서양 한가운데에 있는 곳인데, C 지역의 한가운데 지점이 고도가 제일 높고 양옆으로 갈수록 고도가 낮아집니다. 이는 해양판과 해양판의 발산 경계가 있는 해령으로 새로운 지각이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D 지역은 위치상 아프리카 대륙의 동쪽에 있고,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이므로 대륙판들의 발산 경계가 있는 동아프리카 지구대입니다. 
1번 선지: 두 판이 수평으로 어긋나서 미끄러지는 경계는 보존 경계이고, A 지역은 수렴 경계에 해당합니다. 
2번 선지: C는 해양판이 발산하는 경계로, 이곳은 마그마가 상승하여 새로운 지각을 형성하는 지역입니다. 따라서 2번 선지가 정답입니다. 
3번 선지: 동아프리카 지구대는 고생대 조산 운동으로 형성된 지역이 아니라 대륙판의 발산으로 인하여 생겨난 지역입니다. 고생대 조산 운동으로 형성된 지역으로는 고기 습곡 산지가 있습니다. 대륙판의 경계가 아니라, 아주 옛날에 조산 운동을 받고 침식으로 인해 깎여나간 산지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4번 선지: 세계에서 철광석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는 호주이고,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가는 브라질입니다. 이렇게 D가 B보다 철광석 생산량이 적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번 선지: 형성 시기가 가장 이른 것은 안정육괴 지역인 B입니다. 안정육괴 지역은 고생대 이전에 조산 운동을 받은 지역입니다. 


12번 문제에서 (가)(나)(다) 국가들이 어떤 국가들인지 아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 같ㅌ습니다. (가) 국가는 ‘테헤란’이라는 수도나, 국명이 아리아인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이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 국가는 ‘리야드’라는 수도, 에너지 자원과 ‘사우드’에서 국명이 유래했다는 점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 국가는 ‘앙카라’라는 수도, ‘이스탄불’이라는 도시, 국명이 ‘튀르크’에서 유래했다는 점에서 터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크게 어렵지는 않은데, 선지들이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1번 선지: 이란의 지리적 위치는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 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름 그래도 알프스 산맥에서부터 히말라야 산맥까지 이어지는 조산대인데, 이 조산대가 지도상에 어떻게 퍼져있고, 이란이 이에 위치하는지 묻는 이 선지만 단독으로 본다면 쉽지 않은 선지였습니다. 알프스-히말라야 조산대는 신기 조산대이므로 틀린 선지입니다. 
2번 선지: 사우디 아라비아는 서남아시아 국가들 중 천연가스가 아닌 석유 최대 수출국입니다. 
3번 선지: 이슬람교의 성지 메카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도시입니다. 
4번 선지: 이슬람교의 교파는 크게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뉩니다. 이중 수니파가 다수고, 시아파가 소수입니다. 소수인 시아파인 국가들로는 이란과 이라크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란보다 국가 내 수니파 신자 비율이 높습니다. 
5번 선지: 사우디 아라비아는 대표적 지하 자원 수출국이므로, 2차 산업의 비중이 높은 나라입니다. 이에 비해 터키는 밀과 같은 농사 작물들을(1차 산업) 많이 수출하는 국가입니다. 따라서 1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농사의 비중이 큰 터키로, 5번 선지가 정답입니다. 
정답: 5번


15번 문제는 EBS 기준 오답률이 가장 높은 문제입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의 인구 변화를 물어보는 다소 생소한 문제입니다. 우선 지도에 점이 찍힌 도시들은 왼쪽부터 로스 앤잴러스, 휴스턴, 디트로이트, 뉴욕입니다. 1950년과 2020년 둘 다 인구가 1000만명이 넘고 시기별 도시 인구 순위 1위를 한 도시는 뉴욕입니다. 뉴욕은 100년전인 1920년대에도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였고, 월 스트리트와 같은 금융업이 이때부터 발달하였습니다. 또한 뉴욕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한 최상위 도시로, 이를 바탕으로 뉴욕이 가장 인구가 많다는 것을 추론할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가)는 뉴욕입니다. (다) 도시는 1950년에 5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였지만 2020년에는 상위 5개 도시에 들지 못했습니다. 로스 앤잴러스, 휴스턴, 디트로이트 중 이에 맞는 도시는 디트로이트입니다. 디트로이트는 원래는 자동차 제조업 등 공업으로 발전한 도시였지만 현재는 여러 이유로 인하여 쇠퇴한 도시입니다. 과거에는 인구가 전미 5위 정도로 많았지만 현재는 인구가 많은 5개 도시에 못 드는 도시는 디트로이트가 해당됩니다. 2020년 기준으로 디트로이트는 미국 내 26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입니다. 따라서 (다)는 디트로이트입니다. 
이제 (나)와 (라), 그리고 로스 앤잴러스와 휴스턴이 남았습니다. 이중 휴스턴은 선 벨트의 도시로, 선 벨트 지역은 첨단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미국의 산업은 중화학 공업이 중심이 된 러스트 벨트에서 첨단 산업이 중심이 된 선 벨트로 넘어가기 때문에, 1950년대에는 인구가 많은 도시가 아니었으나 2020년대에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는 휴스턴입니다. 따라서 (라)가 휴스턴, 소거법으로 (나)가 로스 앤잴러스입니다. 이제 선지를 보겠습니다. 
1번 선지: 선벨트 지역은 미국의 서부 해안가 지역과 텍사스 주 지역입니다. 뉴욕은 지도상으로도 미국의 동부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2번 선지: 실리콘 밸리는 로스 앤잴러스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위치합니다. 
3번 선지: 유전 기반으로 석유 화학 공업이 발달한 곳은 선 벨트 지역으로, 디트로이트는 선 벨트가 아니라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도시입니다.
4번 선지: 위치상으로 휴스턴은 미국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미국 북동부의 메갈로폴리스는 보스턴, 뉴욕, 워싱턴 D.C 지역입니다. 
5번 선지: 로스 앤잴러스는 디트로이트보다 히스패닉 인구 비율이 높습니다. 로스 앤잴러스의 도시 이름도 스페인어고, 미국의 소수 인종 중 히스패닉은 남서부 지역에서 비율이 높습니다. 따라서 디트로이트보다 로스 앤잴러스이 히스패닉의 인구 비율이 높으므로 5번이 정답입니다. 
이 문제는 개인적으로 너무 지엽적이지 않았나 싶은 문제입니다. 


19번 문제는 EBS 기준 이번 시험에서 두 번째로 오답률이 높은 기후 문제입니다. 먼저 북반구 기준 왼쪽에 위치한 지역의 기후는 Cs 기후, 오른쪽에 위치한 지역의 기후는 Dw 기후입니다. 남반구 기준 왼쪽에 위치한 지역의 기후는 Cs 기후, 오른쪽에 위치한 지역의 기후는 Cfa 기후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풀 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먼저 (가)를 1월 (나)를 7월로 가정하고 문제가 성립되는지 판단하였습니다. 
(가)를 1월, (나)를 7월로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가) 시기의 평균 기온 차이가 음수인 지역이 북반구, 기온 차이가 양수인 지역이 남반구입니다. AB 지역이 남반구, CD 지역이 북반구입니다. 북반구에 위치한 CD를 먼저 본다면 7월 즉 여름에 강수량이 적은 지역이 C, 많은 지역이 D입니다. Cs 기후는 여름이 건기, Dw 기후는 겨울이 건기이므로 왼쪽 지역이 C, 오른쪽 지역이 D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AB를 보겠습니다. AB 지역은 남반구에 있으므로 7월은 겨울입니다. Cs 기후는 겨울에는 우기고, Cfa 기후는 연중 우기입니다. C는 수치상 겨울에 건기인데, 둘 다 겨울에 건기인 기후가 아니므로 (가) 1월 (나) 7월 가정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가)를 7월, (나)를 1월로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AB가 북반구, CD가 남반구입니다. 북반구에 위치한 AB를 먼저 본다면 겨울인 1월에 강수량이 적은 지역은 A, 많은 지역은 B입니다. Cs 기후는 겨울이 우기이고 Dw 기후는 겨울이 건기이므로 1월에 강수량이 적은 지역인 A가 Dw 기후(북반구 기준 오른쪽 지역), B가 Cs 기후(북반부 기준 왼쪽 지역)입니다. 이제 남반구에 위치한 CD를 보겠습니다. C는 여름에 강수량이 적고, D는 여름에 강수량이 많습니다. Cs 기후는 여름이 건기, Cfa 기후는 연중 우기이므로 C가 Cs 기후(남반구 기준 왼쪽 지역), D가 Cfa 기후(남반구 기준 오른쪽 지역)이라면 성립합니다. 따라서 북반구에서 왼쪽 지역은 B, 오른쪽 지역은 A, 남반구에서 왼쪽 지역은 C, 남반구에서 오른쪽 지역은 D입니다. 
ㄱ선지: C 지역은 Cs 기후가 나타나므로 오렌지 등의 수목 농업이 이루어집니다. (옳은 선지)
ㄴ선지: Dw 기후가 Cs 기후보다 연교차가 더 큽니다. 따라서 A가 C보다 연교차가 더 큽니다. (옳은 선지)
ㄷ선지: B는 북반구의 Cs 기후이고, D는 남반구의 Cfa 기후입니다. B는 여름이 건기이므로 D보다 여름 강수량이 많지 않습니다. (틀린 선지)
ㄹ선지: D는 남반구이고 A는 북반구입니다. 남반구는 북반구에 비해 7월의 낮 길이가 짧습니다. (틀린 선지)

이번 9월 모의평가 세계지리 시험은 어려운 시험이 맞습니다. 그러니 점수가 낮다고 의기소침 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