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사회·문화 이의제기 톺아보기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사회·문화 마스터 조성우입니다.

총평하자면, 이번 사회·문화 9평 문제는 사설 교재의 표 부분만 열심히 암기한 학생들을 저격한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번 시험은 수능 사회·문화 과목에서 교과서를 바탕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보여준 시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제(토요일) 저녁까지 평가원에서 9월 모의평가 이의신청을 받았는데요.

사회탐구 영역 이의 신청 게시글 중 절반 이상이 사회·문화 과목 게시글이었습니다. 

수험생들이 어떤 내용을 이의 제기했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오늘은, 이러한 이의제기 내용을 살펴보고, 우리의 사회·문화 학습 방향을 재점검해 봅시다!

* 1번 문항

네, 역시나 가장 많은 이의제기를 받은 문제는 1번 문제였습니다. 보통은 90% 이상의 정답률을 기록하는 문제인데 이번 시험에서는 겨우 50%의 정답률(메가스터디 기준)을 기록했죠. 그러나 이 문제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개념 이해와 기출 학습이 미진했기에 그런 생각이 드신게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요약한 이의 내용과 교과서가 제시하고 있는 옳은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디귿)은 사회·문화 현상으로 봐야 하지 않나요?

-> 이 이의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하지만 ㉢은 자연 현상이 맞습니다. 수능 출제의 근간이 되는 교과서에서 사회·문화 현상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볼까요?

● 교학사 : 사회적 상호 작용의 과정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

● 천재교육 :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사회적 상호 작용을 한 결과로 나타나는

● 지학사 :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생활하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현상

● 비상교과서 : 인간의 의지나 노력이 작용하여 나타나는 현상

● 미래엔 : 인간의 의지와 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

종합하자면, 인간이 의지를 발휘하고 사회적으로 사회 작용하여 나타나는 현상이 사회·문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역)~㉣(리을)까지 밑줄 친 부분의 ‘주체’가 인간이어야 하며, 인간이 의지를 발휘하고 사회적 상호 작용한 것이어야 사회·문화 현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디귿)은 어떻죠? ‘㉢(디귿)피부에 앉는 것을 차단’인데요. 해당 문장에서 피부에 앉는 것을 차단하는 주체는 인간이 아니고 ‘특수 오일’입니다. 물론 특수 오일을 바른 주체는 인간으로, 특수 오일을 바른 행위 자체는 사회·문화 현상이 맞습니다. 하지만 ㉢(디귿)을 포함하는 문장을 중심으로 봐야합니다. 마음껏 생각을 확장하면 곤란합니다. 심지어 이런 형태와 똑같은 문제는 극히 최근에 출제된 바 있습니다. 바로 작년 수능 1번 문제입니다.

해당 문항의 ㉡(니은)을 보시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도 자연 현상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했죠. 물론 지구 온난화의 원인 제공자는 인간이 맞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는데에는 어떠한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지 않죠? 이것이 9평의 ㉢(디귿)과 다를게 전혀 없잖아요.

따라서 이 문제를 틀리셨다면 교과서를 바탕으로 개념을 학습하지 않고, 기출 학습 또한 매우 미진한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설 교재에서 표로 정리된 내용으로 대충 학습하시는게 좋은 학습 태도라고 볼 수 없습니다. 특히 올해는 말이지요.

(2) ⑤(5번)의, ‘달리’보다는 ‘비해’가 맞는 것 아닌가요? 인과 관계는 자연 현상과 사회·문화 현상의 공통점이잖아요!

-> 인과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과 분명하다는 것이 같은 의미일까요? 사회·문화 현상은 인과 관계가 존재하지만, 그 인과 관계가 확실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자연 현상은 같은 조건에서 ‘항상’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인과 관계가 확실하다고 할 수 있죠. 사회·문화 현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간다는 법칙이 있다고해보죠. 인과 관계가 나름 있어보이지만 자연 현상과 달리 반례를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문화 현상은 인과 관계가 불확실·불분명한 반면, 자연 현상은 인과 관계가 확실·분명합니다. 따라서 ⑤(5번) 선지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아래에 참고 사항으로 교과서에서 이러한 특징을 무엇이라 이야기하고 있는지 담아두겠습니다. 교과서를 한 번이라도 읽었다면 틀리지 않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 교학사 : 사회·문화 현상이 발생하는 데에는 많은 요인이 영향을 주므로 이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반면 자연 현상은 사회·문화 현상에 비해 인과 관계가 분명하 게 나타나며, 

● 천재교육 : 이에 비해, ‘명절에는 대체로 가족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이 크다.’처럼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설명에서는 개연성을 고려하게 된다. (* 개연성 : 원인과 결과가 어느 정도 관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필연적인 관계는 아님을 의미한다.)

● 지학사 : 한편, 사회·문화 현상은 특정 조건에 따라 특정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만 갖는다는 점에서 개연성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수요 법칙을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처럼 사회·문화 현상에도 인과 법칙이 존재한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

● 비상교과서 : 사회·문화 현상은 일정한 조건에서 예외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일정한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 즉 확률이나 개연성으로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 미래엔 : 사회·문화 현상에도 인과 관계가 존재하지만, 필연적인 것이 아니다.

요컨대 이러한 문제는 이해 없이 사설 교재의 표만 열심히 암기한 학생들을 저격하는 의도가 다분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3번 문항

이 문항을 많이 틀리지는 않으셨지만, 다음과 같은 이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 ‘민원인’을 성취 지위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 해당 이의제기를 작성하신 분께서는 민원인이 공무원과 사회적인 상호 작용을 주고 받으며 사회 내에서 법적 지위를 부여받고,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는 실체이므로 지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러한 의견은 사실 일리가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과서에서 정의하고 있는 ‘지위’ 개념으로 판단해보면, 민원인도 지위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아주 없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 교학사 : 어떤 집단이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지위

● 천재교육 : 개인이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사회적 지위

● 지학사 : 한 개인이 집단이나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지위

● 비상교과서 : 개인이 그 사회나 집단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지위

● 미래엔 : 한 개인이 사회 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지위

- 하지만, 선지에서 물은 것은 ‘악성’ 민원인이 ‘성취 지위’냐라는 것입니다. 그냥 ‘민원인’이 아니고 ‘악성’까지 밑줄이 쳐져 있음을 주목해봅시다. ‘악성’이라는 표현은 일종의 평가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가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것이 어떤 사회나 집단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러므로, ‘민원인’은 지위로 볼 여지가 있지만, ‘악성 민원인’은 지위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 또한, 민원인 자체를 성취 지위라고도 보기 어렵습니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성취 지위는 개인의 노력으로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것인데요. 민원인이라는 지위를 얻기 위해 후천적으로 노력을 했을까요? 아니죠.

● 교학사 : 성취 지위는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에 의해 후천적으로 획득하게 되는 지위

● 천재교육 : 성취 지위는 ... 개인의 의지와 노력을 통해 후천적으로 획득한 것

● 지학사 :  성취 지위는 개인의 의지나 노력에 의해 후천적으로 획득한 지위

● 비상교과서 :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후천적으로 얻게 되는 성취 지위

● 미래엔 : 개인의 의지나 노력을 통해 후천적으로 획득한 지위를 성취 지위

- 그러므로, 해당 문항의 ①(1번) 선지는 오류가 아니며, ‘악성’이라는 표현, 그리고 ‘성취 지위’라는 표현으로 오류 시비를 확실히 피하려는 평가원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 7번 문항

● 밑줄 친 것만 보고 정답을 골라 낼 수 없는 것 아닌가요?

- 해당 이의 내용은 문맥 상으로는 어떤 집단인지는 알 수 있지만, 밑줄 친 ‘집단’만을 가지고는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었습니다.

- 하지만 사회·문화의 밑줄 문제는 아무래도 문맥을 살펴야만 풀 수 있고 정답을 고를 수 있습니다. 문맥까지 모두 살펴야 했던 문제가 특히나 이번 9평 13번이었는데요. 저는 특히 13번을 보고 역시 사회·문화 문제를 풀 때는 결코 발췌독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굳혔습니다. 수능에서는 절대 발췌독을 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 아래 13번 문항은 앞 문장을 읽지 않았다면, ㉠(기역)을 반문화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도 할 수 가 있었습니다. 밑줄 문제는 맥락이 너무 중요합니다. 부디 발췌독하지 마세요!

* 이 외에도, 14번 문항과 15번 문항, 16번 문항, 19번 문항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었으나, 이러한 이의제기는 국어적 측면이거나 수학적 측면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학습에 필요한 요소들을 찾기가 어려워 담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세 줄 요약

1. 사설 교재의 표 부분만 열심히 암기하지 말자! 교과서를 읽어보고 개념을 이해하자!

2. 발췌독을 하지 말자! 시험지의 text는 모두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