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간호학과 재학생 이시온입니다.


간단히 저를 소개하자면, 간호학과 전공 수업과 실습 이야기를 가끔씩 올렸던 사람입니다. 간호학과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제가 간호학을 공부하면서 점점 간호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간호학과에 대해 들려주고 싶어서 QCC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제 마지막 QCC가 될 예정이에요. 저는 올해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거든요! 이번 칼럼에서는 간호학과 취업 이야기와 학과의 매력에 대해 진솔하게 나눠볼까 합니다. ??


[간호학과 취업: 현실 이야기]


먼저, 취업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간호학과’ 하면 흔히들 취업 보장 100%! 이런 이미지를 떠올리곤 하죠. 지금도 다른 학과와 비교했을 때 간호학과의 취업률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의료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간호학과도 큰 타격을 입었어요.


보통 간호학과는 4학년 1학기에 병원 취업 공고가 뜨고, 여름인 8월 말쯤 되면 대부분 종합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에 취업을 확정 짓곤 했어요. 그런데 24년도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죠. 1학기에는 병원 채용 공고가 거의 없었고, 2학기 들어서야 비로소 채용이 시작됐지만, 모집 인원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말씀드릴게요. 연대의 자대병원인 세브란스가 24년도 채용을 아예 진행하지 않았답니다?? 동기들과 함께 "언젠가는 공고가 뜨겠지"라며 기다렸지만, 결국 열리지 않았어요. “세브가 우리를 버리다니! 우리는 버려진 자식이야 ㅠㅠ”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우울해했죠.


체감상 제 동기들 중 약 30%가 삼성이나 아산병원에 합격했고, 나머지는 크고 작은 병원으로 흩어졌어요. 상급종합병원에 간 친구들이 많지만, 작은 종합병원에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제약회사로 방향을 바꾼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저요? 저는 삼성병원과 아산병원의 경우, 직무 면접에서 떨어졌고, 다른 병원들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어요. 한동안 자존감이 뚝 떨어졌지만, 다행히 얼마전 집 근처의 작은 종합병원에 취업하게 되었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정말 서럽게 느껴졌던 점이 하나 있었어요. 삼성과 아산을 제외한 병원들, 특히 2차 병원에서는 연대생들에게 ‘세브란스에서 채용 공고가 뜨면 떠날 사람’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대요.


동기들이 2차 병원 서류 전형에서 대거 탈락했을 때 다들 의아했어요. ‘TOEIC도 900점대고, 자기소개서도 양질의 대내외 활동으로 꽉 채웠는데 왜 떨어진 거지?’ 싶었죠. 그런데 면접에 간 친구들이 "세브란스에서 공고 뜨면 그쪽으로 가실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답니다. ㅠㅠ


이처럼 간호학과의 취업 환경이 예전만큼 좋지는 않지만, 여전히 다른 학과에 비해 취업의 문턱이 낮다는 점은 분명해요. 저는 이 부분이 간호학과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간호학과, 왜 매력적일까?]


이제 취업 이야기는 그만하고, 제가 왜 간호학과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해볼게요. (이건 일종의 간호학과 영업글...)


1.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여러분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한다면, 간호학과는 정말 매력적인 전공이에요! 


병원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실습 과정에서 정말로 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덕분에 제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의 깊이도 깊어지는 경험을 했답니다.


여러분, 고인물이 뉴비에게 덕질 영업할 때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거 아시나요?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고인물이 되어 뉴비에게 무언가를 소개하는 걸 무척 좋아한답니다. 근데 간호사의 역할이 딱 그런 일이더라고요!


병원이라는 낯선 공간에 온 뉴비에게 고인물로서 치료 과정을 안내하는.... 


.... 제가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 들었죠?


다시 말해서 병원의 낯선 환경에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고, 그들이 건강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 자체가 제 적성에 딱 맞았어요. (물론 진상 환자를 아직 많이 안 만나서 이렇게 긍정적일 수도 있겠죠??)


2. 간호학과의 시너지 효과


간호학과는 다른 전공과 결합했을 때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공이에요. 그래서인지 복수 전공을 하거나, 다른 전공 후 간호학과로 편입하는 분들이 꽤 있답니다.


예를 들어, 간호학과를 전공한 후 경영학과를 복수 전공한 선배님은 현재 병원 경영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또 다른 선배의 경우,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다가 로스쿨에 진학해 의료소송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죠. 그리고 작년에 친해진 분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후 임상영양사에 관심이 생겨 간호학과로 편입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처럼 간호학과는 병원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전공과 결합했을 때 특색 있는 길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임상 환경이 쉽지 않아 오래 버티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요.


[마무리하며]


저의 대학생활을 뒤돌아보면, 지난 4년간 정말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이 모든 순간이 나중에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겠죠. ??


여러분도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 행복하고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본격적인 수능 준비가 한창일 텐데, 충분히 역전할 시간이 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완주하길 응원할게요!


+) 간호학과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저는 오늘 간호사 국가고시를 마쳤고, 이제는 시간이 넘쳐나는 백수가 되었답니다. 댓글 다는 거 정말 좋아해요! 많이 질문해 주세요! 


+) 글로만 끝나면 뭔가 삭막하니까 사진도 추가합니당




[간호대학 1층 로비] 크리스마스 트리




[간호대학 정원] 작고 아담한 장미정원




[세브란스 뒷편] 눈 덮인 광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