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재학 중인 이유빈이라고 합니다. 작년초에 글 두어개 올리고 만화도 올렸습니다만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무튼 올해 새롭고 겸허한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 볼까 해요. 통학 왕복 4시간을 맞이하는 자의 태도입니다. 참고로 여러분은 이러지 마시길. 통학은 고행의 연속입니다.. 기숙사 가세요 기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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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오늘 저는 고된 수험생활 중 잡생각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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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잡생각 분야에 꽤나 일가견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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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와 삼수를 거쳐 대학에 진학한 저로서는 1년하고도 절반을 꼬박 독학재수학원에서 보냈으니... 1년 반이면 강산도 바뀌죠. 1년 반이 무업니까. 산과 나무가 오색찬란히 빛깔을 달리하고, 한 해의 벼를 수확하고도 보리까지 이모작이 넉넉히 가능한 시간이 아닙니까? 인생이 고되었던 저는 급기야 생활과 윤리로 극악무도한 망상을 시작하기에 이릅니다. 좋게 포장해 주자면 학습만화. 사실은 그냥 잡생각의 대가. 다름이 아니고, 존 롤스의 정의론으로 학습만화 겸 웹툰 구상을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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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19살의 남자애였고, 키는 178 정도. 롤스정의론 서바이벌로 3화, 다음은 사회문화 기능갈등론으로 1화. 그 다음은 게임 수학 이론으로 1화. 저는 이 친구가 너무나도 좋았기에 그 즈음부터는 여자친구도 만들어 주었으며, 연애를 하다가 여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마음을 비워 사하라 사막으로 먼 여정을 떠난다는 내용까지 구상하니 정신이 좀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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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아, 뭐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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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잡생각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으며, 이것은 타고난 천성 같은 것으로 수능날까지 지긋지긋하게도 떨어지지를 않더군요. 수능 시험날, 수학을 풀면서 아바타스타슈!와 blackpink in your area!가 고장난 테이프처럼 끝없이 반복재생되었으니 이정도면 말 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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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의 잡생각을 줄이기 위한 발악 아닌 발악은 여러분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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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아무튼 이제부터 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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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보의 투입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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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소설, 웹툰...

전부 안 봤습니다. 사실 아예 안 봤다고 말하긴 뭣합니다만, 한번 보면 하루종일 그 생각만 했기에 보지 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를 공부로 채우면 자연스레 ... 수능 생각밖에 나지 않더군요. 본인이 창작하는 스토리와 중학교 흑역사를 끌어내는 능력은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만,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은 줄어든다는 점에 의의를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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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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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적으로 에너지가 너무 넘치기에 발생하는 문제라 봅니다. 점심시간, 쉬는시간마다 운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쏙 빼주면 좋습니다. 저의 경우, 독재 쉬는시간마다 몰래 계단으로 내려가서 5층 정도의 높이를 왕복해 열심히 달렸습니다. 기력이 쏙 빠진 저는 모든 의지를 잃고 공부에 전념합니다. 겸사겸사, 체력도 기르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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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학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마음가짐을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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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소립니까. 당연히 대학이 중요한데 마스터님 지금 장난하십니까?

일단 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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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생각에 대한 본질은 집중력의 결여로부터 기인합니다.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한 달콤한 망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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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 안 되는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지금 나에게 당면한 과제가 너무나도 하기 싫다.

두번째로 과제가 나의 수준에 맞지 않다.

세번째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죽어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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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세 번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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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저는 수험생활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여 자신을 지나치게 몰아세우고 계시다면, 일요일엔 영화도 보고 친구랑도 놀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죄책감 갖지 말고요. 일주일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면 당신께서는 쉴 자격이 충분합니다. 설령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도 고생한 자신을 위해 작은 선물을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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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고로 현역이시면 일요일에 공부하셔야 합니다...

N수생들은 무서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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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실력에 맞는 공부를 하자

위의 두 번째 내용과 연결됩니다. 너무 쉬워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너무 어려워도 풀기가 싫어지기 마련. 자기 실력보다 20%정도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가장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쉬어주는 것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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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잡생각을 줄이는 방법에 대한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1호선 지하철에서 엄지손가락 두 개로 글을 적고 있으니 죽을 맛입니다. 여러분은 통학 2교시 절대 잡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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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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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기나긴 수험생활이 찬란한 끝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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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하나 정도는 글을 올리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