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1학번 전지원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글로나마 브이로그를 남기러 왔습니다. 일 단위라기보다는 학기 단위가 맞을 것 같습니다. 저는 수험생일 때 의대생 선배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칼럼을 쓰기 전에는 수험생일 때 썼던 일기장을 보게 되는데요, 이제는 입시의 벽 너머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에 젖은 날들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1. 공부

 아무래도 제일 걱정이 됐던 부분입니다. 의대생 공부량이 그렇게 많다던데, 입학한다 하더라도 낙오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을지 정말 걱정이 컸습니다.

 예과생으로 한 학기를 보내고 나니, 입학하기 전보다는 걱정이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본과는 본격적으로 의학을 접하며 의사가 되기 위해 방대한 양의 학습을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예과는, 예과 전후로 공부에만 치중하는 학생들에게 사회경험을 할 시간을 주는 것 같습니다.

 100% 여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비대면 수업이 대부분이라서 그나마 수월했지만 수업, 과제, 시험 쓰리콤보는 나태해진 저에겐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학기가 교복 입던 때에 비해 많이 짧다 보니 쉴 새 없이 과제, 시험이 몰아쳐서 더 부담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대면 강의는 상대평가 비율이 널널하기 때문에 학점은 꽤나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면 강의로 전환된다면 아마 짤없이 탈탈 털리겠지요...? ㅠㅠ

 동기 분들을 둘러보면 장학금 수혜 기준을 노리는 분들은 열심히 공부하면서 해맑게 잘 지내고, 장학금보다는 좀 더 재밌게 놀기를 원하시는 것 같은 분들은 좀 더 해맑게 잘 지내는 것 같습니다. 동기 분들 모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청춘을 즐기면서 예과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다같이 놀 때에는 좀 더 즐겁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 저희보다 더 즐거운 대학 생활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2. 동아리

 1학년이 거의 유일무이하게 대접받는 시기가 바로 동아리 모집 시기라고 들었습니다. 영남대학교의 경우 의과대학 캠퍼스가 본교 캠퍼스와 분리되어 있고 예과 2학년 2학기부터 본캠과는 작별하기 때문에 의예과 학생들은 과 동아리에 주력합니다.

 시국을 고려하여 인원제한을 준수한 밥약으로 동아리 선배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모집 기간이 정해져 있어 그 기간에만 밥약을 할 수 있었는데, 저는 시국 때문에 선배들을 많이 못 뵌 게 억울해서 욕심내어 약속을 잡았다가 밥약 기간이 끝난 직후 완전방전되었습니다. 기숙사에 오면 지쳐 늘어지다가도 약속 시간이 되면 힘이 나서 준비를 하고 하하호호 웃다가 돌아와서 또 늘어지고, 그렇게 모집 기간이 지나갔습니다.

 한 동아리로 마음을 겨우 굳혔는데 사람이 몰려서 면접을 보게 되었을 때 식은땀이 쭉 흘렀습니다. 하필 제비뽑기에서 순서가 1번이 걸렸습니다. 잊히기 좋은 순번이기에 나름 준비를 열심히 해서 줌 면접에 접속했는데 결국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떨어지면 흑역사로 남겠구나 싶었는데 곧 합격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예1 동아리 카톡방에 초대되었는데, 아 정말 기뻤습니다. 짜릿했어요...

 모임 제한으로 인해 특별한 활동이나 모임은 전혀 없었지만 선배들이 들려주시는 활동에 대한 이야기로도 너무 재밌습니다. 어서 시국이 진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알바

 저는 과외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예과는 사회경험을 넓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여행을 떠나기는 힘든 시기입니다. 여행의 묘미는 새로운 경험, 새로운 사람인데 그게 안 된다니 조금은 슬픕니다. 그저 코로나가 갑자기 찾아왔듯 갑자기 사라질지 모르니 그때를 대비해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과외를 구하면서, 또 수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는 나이대의 학생분들, 다시 한 번 입시에 도전하는 학생분들, 그 학생 분들의 어머님들을 만나 뵈면서 배운 게 많습니다. 이 또한 사회경험이니, 여행 못지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돈을 벌어보고, 스스로 노력해서 번 돈으로 가족들에게 맛있는 밥 한 끼 대접해보고, 타지에서 고생하는 친구들 보러 가서 맛있는 거 사주고, 동기 동생들 맛집 데려가고. 힘들지만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지금 방학을 맞아 학교 기숙사에서 계속 알바를 다니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 생활 관련하여서 궁금하신 것 적어주시면 심사숙고하여 다음 칼럼에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멋진 대학 생활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험생활과 대학생활은 반비례한다는 웃픈 이야기도 있으니, 좀 더 참고 좀 더 노력해서 원하는 결과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못난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