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21학번 전지원입니다!

 제가 지원했던 20, 21학년도 영남대학교 수시교과 창의인재 전형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수능 전에 면접이 있던 면접교과이니 이 점 참고해주세요!

  작년 영남대학교 수시교과 비대면 면접은 문항이 공개되면 지정된 사이트에 개별로 촬영한 답변 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유출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답변 내용은 작성·수정·암기 후 셀카모드로 영상을 촬영해 제출하였습니다. 수능 전 면접이라 부담이 클 수도 있었으나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제출까지 총 3시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이동을 해야 했다면 이동시간만 해도 왕복 4-5시간이었을 겁니다. 발문은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인간 세상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말하시오.”였습니다. 아래는 제가 암기한 대답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이 인간세상을 지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공이라는 단어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지능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로봇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닮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는 아이가 부모님을 닮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선택적으로 인간의 특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공공의 합의를 거친 기준에 따라 제작된다면

로봇은 인간과 조화롭게 공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여쓰기는 숨을 골라야 하는 타이밍에 했습니다. 답변은 두괄식으로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러이러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보다는 명확한 자신의 생각을 우선 표출하는 게 더 낫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괄식 : 글의 첫머리에 중심 내용이 오는 산문 구성 방식.)

 녹음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평소에 들어왔던 자신의 목소리와는 조금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작년 영남대학교 의과대학과 같이 대본은 미제출이고 영상만 제출하는 경우, 부끄럼을 잠시 누르고 가족분들이나 친구분들께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들어봐 달라고 해보시길 바랍니다. 영어 연계지문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는데, 실제로 우리 목소리가 우리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와 다른 사람들에게 공기와 고막을 진동시켜서 들리는 소리가 다르다고 하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재작년 영남대학교 수시교과 대면 면접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조용한 대기실에서 자리에 앉아 랜덤으로 정해지는 순서를 기다리며 예상문항에 답변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됐을 때, 면접실에 들어가니 왼쪽의 여자 교수님 한 분, 오른쪽의 남자 교수님 한 분이 번갈아가며 질문을 네 개 해주셨습니다.

 Q1. 최근 AI의 발달로 의사들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볼 때 앞으로 의사들에게 AI는 어떤 존재일까요? 이용해야 될 문명의 이기라는 의견도 있고, 경쟁자로 보는 의견도 있는데, 당신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시오.

 A1.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 후)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AI는 인류의 훌륭한 동반자입니다. 물론 AI가 인류의 경쟁자로 인식될 수도, 위협으로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인류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기 위한 발명품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사들에게도 AI는 그저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동반자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Q2. 훌륭한 의사가 되려면 여러 가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많습니다. 많은 지식과 냉철한 판단력,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 본인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리더십, 엄격한 윤리관 등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2.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 후)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체력을 뽑고 싶습니다. 제 생각에, 의사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입니다. 타인을 위하는 봉사 정신 없이는 훌륭한 의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체력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뽑았습니다. 오늘도 가방에 약을 한가득... 짤랑짤랑 소리 내며 담아왔기 때문에... (이때 두 분 다 흐뭇하게 웃으셨던 것 같습니다.) 의대 생활 무사히 마치고 훌륭한 의사로 거듭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Q3. 우리나라는 비의료인들의 의료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간호사 등의 의료인도 허용된 의료행위 외에는 할 수 없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병의원들이 경영을 위해 간호사들을 활용하면서도, 대외적으로는 비의료인들의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보시오.

 A3.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 후)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위급한 상황이라면 법 위에 윤리 의식이 서야 하는 것 같습니다. 환자분을 위한 비의료인의 응급처치 그 이상의 행위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표정 굉장히 안 좋으셨습니다, 두 분 다.) 이상입니다.

 Q4. 본인이 대학교에 입학해서 과대표를 맡게 되어 봉사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동료학우들이 의무감에 같이 준비는 하고 있지만, 다들 힘들고 귀찮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A)가 다른 친구들(B)한테는 말할 수 없는 가정사로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A4. (잠시 고개를 숙이고 생각한 후) 답변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정도 소중하고, 과대표로서의 책임감도 소중합니다. 저라면, “A야, 너 알다시피 나 과대표다. 보내줄 수는 있는데, 내가 절대 가볍지 않은 패널티를 줄 거다. 그래도 정 가야겠다면 가라.”라고 A에게 최대한 다정하게 말해볼 것 같습니다. 이상입니다.

 네 번째 질문이 끝난 후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저를 바라보시며 “과대 할 생각 있어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고 “잘할 것 같아요.”라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세 번째 답변 내용을 정정해주셨습니다. 비의료인의 의료 행위는 명백히 위법행위이며 근절되어야 하는 것임을 조곤조곤 설명해주셨고 저는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인사 주고받고 나왔습니다.

 영남대학교 의과대학 수시교과 면접 문항은 의과대학 진학을 진지하게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답변할 수 있는 정도로, 실전연습만 일주일 정도 해주시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저처럼 어버버 하다가 상식적인 부분에서 실수만 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ㅜㅜ 면접 전 일주일 동안은 자투리 시간 동안 하던 영단어 외우기, 오답노트 숙지하기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면접 연습에만 몰두했습니다. 녹음해서 발음을 들어보고, 두괄식으로 답변하는 연습을 하고, 기출 문항 수준을 보며 요즘 시사가 이러하니 이런 문항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해 예상 문제를 만들어보고, 면접 당일의 교통 상황에 대비한 여유로운 시간 계획을 세우고. 비대면 면접의 경우에는 주의사항만 숙지하시면 문제없습니다. 참고로, 영남대학교 면접 기출 문항은 입학처 홈페이지의 수시 자료실이나 공지사항이 아니라 ‘선행학습 영향평가’ 게시판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교과전형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분석하면 뚫리는 데 많다’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을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분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정확히는 입결(입시결과) 분석입니다. 의외로 많은 수험생들이 입결 분석 없이 ‘이 성적이면 이 정도 써야겠지?’라는 귀찮음이 깃든 생각을 하고 담임선생님께서 추천하시는 대학이나 학과에 원서를 쿨하게 써내고 수능공부에 몰두합니다. 9월 말 수시 원서작성시기에 어디를 쓰겠다고 결정코자 하니 그런 겁니다. 공부가 되지 않는 날들 중 하루는 반드시 입결 조사를 하셔야 합니다. 원하시는 대학의 모든 과의 3개년 입결을 보십시오. 원하시는 학과가 있는 전국의 대학들의 3개년 입결을 보십시오.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간단하게 표로 작성하시다보면 의외로 낮은 곳, 또 의외로 높은 곳이 보일 겁니다. 합격자 커트라인이 해마다 들쭉날쭉인 곳도 있고 어느 해를 기점으로 커트라인 변동이 생긴 곳도 있을 겁니다. 전략을 잘 짜셔야 합니다. 경험이 많은 전문가 선생님들의 조언을 구해 신중하게 접근해도 좋고 원서 6장 중 한두 장 정도는 혼자서 배팅을 해보겠다는 과감한 시도도 좋습니다. (절대 두 장을 넘기지 마십시오. 입시는 장난이 아닙니다.) 다만, 면접일이 같은 곳은 없는지, 혹여 면접일이 같더라도 온라인제출은 아닌지, 특정 연도부터 합격자 커트라인이 내려갔는데 최저등급이 강화되었던 것은 아닌지 등을 면밀하게 살피십시오. 소중한 원서 여섯 장을 안일한 태도로 써 넘기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