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9평을 치른지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네요

잘 보면 잘 본대로 수능도 이렇게 볼 수 있을까 싶은 불안함에,

못 보면 못 본대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싶은 암울한 기분에 

이래저래 마음이 복잡할 시기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잘 극복해 나가고 계시겠죠?

9평이 끝나고 어떤 글을 써야 위로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참 많은 고민이 들었는데

오늘 낮에 학교 총장님의 강의를 듣다가 문득 제 수험생활의 마음가짐이 떠올라

그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강의 주제는 '자신감과 삶의 의미'였는데요

더닝 크루거의 곡선에 따르면 능력(숙련도)과 자신감의 관계 그래프는 U자형이라고 합니다.

즉, 숙련도가 하나도 없이 시작한 사람의 자신감이 제일 높고

숙련도가 늘어날 수록 자신감이 점차 떨어지다가 최하가 되고

그 단계를 지나 숙련도가 더더더 쌓이면서 자신감은 다시 조금씩 오르다 마침내 전문가의 경지가 되었을 때

그 높은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아마 수험생활의 막바지를 달리고 계신 여러분들은

지금쯤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 보다 훨씬 적은 자신감을 가지고 계신 상태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사례로 예를 들어보면 (저는 장수생인 만큼 1년 단위로 써보겠습니다)

고3: 정시를 처음으로 시작할 때 가장 높은 자신감을 갖고 서성한 이하로는 안가겠다 다짐하고 시작했으며

      재수 결심도 정말 빠르고 자신감 넘치게 했습니다.

재수: 공부량은 고3때보다 훨씬 많았지만 자신감은 현역때보다 훨씬 낮았고

       수능에서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으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거국에 원서를 쓰고 입학했습니다.

삼수: 제대로 공부하다보니 공부 방법으로도, 공부량으로도 숙련도가 어느정도 쌓였기에 

       높은 자신감을 지속하며 목표한 바에 도달하기 위해 끝까지 공부해낼 수 있었습니다.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8월인데도 학생회장에게 저렇게 말할 수도 있었고요,

(학생회비 환불받아서 실모샀답니다...^^)

그렇게 저는 수능에서 정말 제가 꿈꾸던 결과를 얻어 학교에 가서 자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자신감은 최하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남은 날이 그리 길지 않다고 생각해 대체 언제 자신감이 오르는 경지에 이를까 아득할 수도 있죠

그러나 내가 정말 '끝까지' 나의 부족함을 채우는 공부를 한다면

그렇게 나의 숙련도를 점차 올려간다면, 여러분의 자신감도 서서히 다시 올라갈 것이고

그 자신감을 수능이 끝날 때 까지 지속할 수 있을 만큼 더 큰 노력을 한다면

근거 있는 자신감은 마침내 현실이 되어

내가 꿈꾸던 대학교에 입학하는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재수 때 가장 낮은 자신감을 가진 상태로 포기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겠죠

그러니 여러분도 끝장을 볼 때 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지금 포기하면 진짜 지는거고 억울한거에요!!!

그리고 잘 보신 분들도 절대 자만은 금물입니다.

저는 늘 만약 9평이랑 수능 시험지가 바뀌어 출제되었더라면,

그래서 내가 9평을 더 잘보고 자만함을 가진 채 공부했다면

나는 아마 이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완벽해질 때 까지 '이정도면 됐다' 라는 생각은 안하시는게 좋아요

지금부터 남은 기간은 정말 나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공부를 하시면 됩니다.

매 시간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는 공부를 하세요

당장 내일이 수능이라면 나는 어떤 점이 부족한지를 떠올리고 그걸 채워보세요

여러분은 모두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 강의를 들으면서

작년에는 여러분과 같은 그저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꿈을 가진 수험생중 하나였던 제가

지금은 내가 원하던 학교에 소속되어 강의도 듣고 사람들도 만나며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는데요,

물론 인생에 있어 대학이 전부가 아니고 제가 지금까지 이룬 바 역시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별개로 살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본 경험과 그때 느낀 감정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수험생 여러분도 꿈의 학교, 그리고 꿈의 학과가 어디든 간에

정말 끝까지 달려 이러한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연세대가 꿈이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을 위해 제가 작년에 배경화면으로 해놓았던 사진을 첨부해두겠습니다.

저는 긴 수험생활을 통해 간절히 원하고 그 간절함을 실행으로 드러낸다면 정말 이뤄진다고 느꼈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그 간절함을 느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의지를 활활 불태우며 하루하루를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통해

대학에 들어온 후 많이 나태해진 저를 반성할 수 있어 오히려 제가 여러분을 존경할 때가 많습니다.

또, 별거 아닌 제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9평이 끝나고 이런 저런 고민이나 질문이 생겼다면

혹은 그냥 무언가를 말하고 싶고 털어놓을 상대가 필요하다면

아무리 전에 답변했던 질문일지라도 괜찮으니 예전 댓글 다 읽어볼 시간 아껴서 공부하시고

바로 댓글로 편하게 물어보세요! 

저는 늘 묵묵히 응원하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