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최근 W와 나눴던 이야기를 제가 각색한 것입니다.

때문에 본 글의 '나', '저'는 W를 지칭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칼럼은,

색다른 응원, 색다른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W가 직접 적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를 제일 가까이서 봤던 입장에서

그를 대신해 여러분들의 머리와 마음 속으로 다가가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여러분들의 앞길을 미약하게나마 밝힐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반갑습니다. W입니다.

상욱이를 통해 제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오늘 그 이야기를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총 세 챕터를 통해서 제 서사를 말해볼까 해요.

첫째는 저의 마음가짐,

둘째는 제가 봤던 H의 모습,

마지막으로는 상욱이와 제가 같이 끄적인 자작시를 적으며 글을 마무리지어보고자 합니다. 

(저도 상욱이와 같은 문예동아리여서)

간절함, 열정, 노력, 그리고 냉철함으로 이루어졌던 저의 수험생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 뱁새와 황새 : 곧은 마음가짐 / 수승화강 (水昇火降)

 

여러분들은 '뱁새가 황새 걸음 쫒아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라는 격언을 들어본 적 있으실 것입니다.

전 비유하자면 아주 작은 황새였죠. 저의 6월 등급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상황에서 저 격언을 어기게 되더라고요.

당장에 전 시발점을 하고 있는데, 상욱이는 드릴 회독을 하고 있었고,

동아시아사, 세계사 개념을 보고 있던 저에 비해, 다른 쌍사 친구들은 병아리북스의 N제를 신명나게 풀고 있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이런 적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 뒤쳐지고, 열심인 것 같지 않은 기분 말이죠.

자연스레 조급해지고, 본인의 공부 방향성에 대한 상실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전 누구보다 그런 감정에 휩싸여 살았고, 아래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 뱁새가 황새 따라하면 가랑이 찢어지지. 근데 황새가 뱁새 따라하면 넘어지지 않을까.

결국 누구누구를 따라하고, 어느 강사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난 '나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수능이란 파도 위에서 본인의 페이스대로 서핑할 수 있는 자가 승자가 됩니다.

나만이 걸을 수 있는 길. 나만이 할 수 있었던 수험생활.

그 하나의 사실이 수능장에서 얼마나 큰 위안과 안정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이루 말할 수도 없어요.

여러분들은 모두 스스로도 빛날 수 있는 별들입니다. 태양에 의해 빛날 필요없는 존재들이에요.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걸음걸이대로 걸어도 수능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죠.

단, 본인이 걸어가는 길에 뜨거운 가슴이 있다면 차가운 머리도 당연히 수반되어야 합니다.

철저한 메타인지 -본인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 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 을 통해

본인이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부터 파악해야겠죠.

그리고 그 냉철함을 잘 드러내주는 것이 '실전 모의고사'입니다.

본인의 실력에 맞는 실모, 혹은 빨더텅과 같은 모의고사를 통해 구멍을 찾아낸 후,

이를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메꾸어나가는 것, 그것이 이제 여러분들께 남겨진 소중한 과제인 것이죠.

때는 6월 말이었습니다.

상욱이는, 정말 반에서 제일 수학을 잘함에도 불구하고,

도형에서 지속적인 약점이 발견되는 것을 느꼈다고 해요.

그리고 남들이 다 아리송하게 여기는 공부를 했죠.

중학교 3학년 2학기 최상위 수학을 풀고 있는 거에요. 고3이.

아마 옆에 붙어있는 중학교에서 공수했을 거에요.

어느 날 철없던 제가 물었을 때, 이렇게 얘기했었습니다.

 

'난 삼각함수랑 전반적인 기하적 센스가 부족해. 그럼 뭐, 이런 거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그땐 옆 중학교 기말고사 문제 출제라고 하는 거냐며 놀렸지만,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빠르게 수용하고, 더욱 빠르게 고쳐나가는 것.

이러한 수승화강(水昇火降)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의 태도가 수험생활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저 역시. 110일이라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음에도, 남들의 페이스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수능이 2주 남짓 남았을 때는

제가 병아리북스를 풀고 있던 친구들보다 쌍사를 잘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수능이 끝난 6시에는, 제 얼굴에 웃음을 선물할 수 있었습니다.

혁신가들은 그들만의 창의성이, 스타강사에게는 각각의 스타일이 있듯,

여러분들도 이 전투의 승자가 되려면 '본인만 할 수 있는 공부'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에요.

그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말고!

 

2. W가 본 H : 무슨 이런 놈이 다 있지?

 

(상욱이가 하도 본인 얘기 안하던데, 

상욱이가 저를 자랑스러워하듯, 저도 상욱이가 자랑스러워서 적어봅니다.)

 

소제목 그대로입니다. 매번 상욱이를 볼 때마다 했던 생각이에요.

이미 여러분들 중 대부분도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상욱이의 대표적인 특징만 나열해보자면,

 

1. 그 무엇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친구였다.

2. 극강 J. 1달치 계획을 미리 세워두고 움직였다.

3. 잠이 이상하리만치 없다. 재학 기간에 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게 신기.

4. 본인이 맡은 바가 있다면, 그 어느 장애물에도 구애받지 않고 열심히 했다. 지금처럼.

5. 어른스럽다. 다르게 말하면 정말 지혜로운 친구였다. 아, 물론 얼굴도.

6. 극강 E라서 친구들을 엄청 도와주고 다녔다. 고민 다 들어주고, 해결까지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

7.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는 끝장을 보고야 마는 사람. 때문에 멋있었다!

8. 눈치가 너무 빠름. 사람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안목이 엄청 좋다고 생각한다.

 

상욱이가 그만하라고 해서 여기까지만 적겠습니다.

이를 드러내줄 수 있는 일화가 넘쳐나요.

많은 친구들이 상욱이가 순수 정시파이터라고 알고 있는데, 수시도 정말 최선을 다했고, 잘했습니다.

영어잡지부에서는 혼자 190페이지의 영어 기사들을 모두 검토하고,

스승의 날에는 홀로 UCC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했던 게 제일 유명하죠.

저도 그렇고, 상욱이 본인도 인정하듯, H는 정말 독특한 사람이 맞습니다. 

주변에서 쉽사리 볼 수 없어요.

때문에 상욱이가 제시해주는 길들은 여러분들과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상욱이에게 대면으로 멘토링을 받은 사람이잖아요. 어찌보면. 

항상 느꼈지만, 결국 수능장에서 두 발 딛고 서있을 사람은 '본인 스스로'입니다. 

기폭제로서 상욱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주시되, 

상욱이가 되겠다는 희망보다 상욱이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꿈꾸세요.

여기서 넘어선다는 것의 의미는 '본인의 역량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가'입니다.

그럴려면 상욱이가 제시해주는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만의 길을 확고히 걸어야 하고요.

50일, 이 시간만큼은 타인에게 예속된 삶이 아니라

자기자신이 주체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에 집중해보자고요.

3. H와 W의 자작시 - 아파하는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해

 

아파하는 세상의 모든 이들은

불안함의 그림자를 답보한다.

우리 뒤의 시꺼먼 눈동자는,

어딘가에 빛이 있음을

그 빛은 나를 비추고 있음을

분명히, 필연적으로 말하는 것이건만

아, 나는 맹인인가보다.

나는 스스로 어둠 속으로 잠수하메

초상화에 검은색 물감을 부어버린다.

그러곤 내 귀에 속삭인다.

이제야 주변이 좀 밝아졌다고,

이제야 푸르른 밭에 누워 별들을 볼 수 있겠다고.

아파하는 세상의 모든 이들은

그럼에도 갈망한다,

아픔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있기를

옥죄이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세상이 검은색으로 칠해지기보다

차라리 무채색이기를 갈망한다.

깜빡이는 불빛 아래

희미해진 존재의 의미

아픔을 떠안고 헤쳐가는 모든 이들에게

그대들은 맹인이 아니라고 속삭이노라.

불안함의 그림자, 아픔의 늪

그것을 빚어냈음에도 해소해줄 빛

그건 그대들의 마음 속에 있노라고.

그러니,

세상을 환히 밝힐 제각각의 빛으로

그대들의 앞길도 환하게 비출 수 있길

저물어가는 황혼에 

여명을 꿈꾸는 것처럼.

2021.10.02

새벽의 기운을 한껏 담아내며

(문학 분석 환영합니다.)

 

 

EPILOGUE - 긍정의 힘

 

여러분 반갑습니다, H입니다.

얼마 전에 50일 기념글로 찾아뵈었었는데, 

작년 이맘때 즈음 절 생각해보니까 하루하루마다 기폭제가 필요했더라고요.

그 와중에 저번 W의 이야기를 했던 칼럼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었죠.

수많은 친구들에게 간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한 번 더 W의 이야기를 한다면, 

좋은 동기부여와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언제나 여러분들의 화창한 미래를 격하게 응원합니다.

그리고 11월 19일에는 여기 있는 모두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띄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여러분들의 걸음걸이, 여러분들만의 페이스로 

남은 기간들을 최선을 다해서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후 칼럼인 '실모 삶아먹기'에서 다시 뵙도록 하죠! 

p.s.

준서, 세훈, 시우, 주형, 흥석, 동현, 민규, 영진, 재선, 승민, 정윤, 신영! 언제나 힘내고.

지명, 상민, 윤수, 준우, 관우, 동윤, 지훈, 승재! 진심으로 항상 응원하고 있다.

장안제일고 3학년 모두들, 점등식 카드에 적은 대학 다 갈 수 있을거야.

공스타 연락하는 서진님, 승준님, 진형님, 재윤님, 은영님, 가빈님, 

 준엽님 ,재용님, 진심님, 승은님, 선경님, 유정님, 연우님,

다들 12월에는 웃는 모습으로 보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운아, 넌 올해 성공한다. 믿어줘, 나 육감 하나는 타고났잖냐.

모두들 스스로를 믿고, 남은 나날들을 후회없이 날려버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