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ㅠㅠ 최대한 빨리 찾아뵙고 싶었지만 제가 28학점과 과외를 너무 얕봤던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은 제 시간표인데요… 28학점이라는 괴랄한 학점(다른 과는 최대 학점이 24학점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의대만 최대 학점이 45학점입니다….ㅎㅎ)과 딸린 과제들, 그리고 과외들의 영향으로 중간고사가 끝난 이제서야 찾아뵙네요ㅠㅠ (사실 지금도 남은 중간고사 과제가 4개가 있긴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다 핑계일테고 저보다 바쁜 분도 많을텐데 시간을 더 쪼개서 안 쓴 제 잘못입니다 ㅠㅠ 약속드렸던 과목별 공부법을 지금 다 정리해서 올리기에는 제 시간도 모자라고 수능이 1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필요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판단돼서 오늘은 실모 활용법에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적어서 올려보겠습니다.

1. 실모를 왜 풀까?

 이 시기에는 다들 실모를 풀어야 한다고 하고 주변에서도 실모를 푸니까 너도나도 실모를 풀기 시작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현역 때의 저도 그랬죠. 기출 학습은 제대로 마무리되지도 않았고, 그냥 풀어야 될 것 같아서 유명하고 많은 추천을 받은 사설 실모들을 사서 풀어봤습니다. 효과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실모의 궁극적인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문제를 풀고 채점하는 것에만 집중한다면 제대로 된 효과를 얻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실모는 과연 왜 푸는 것일까요? 저는 크게 2가지 이유를 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부족한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가 수능 공부는 수능이라는 해일이 오는 날을 대비해서 댐을 짓는 것과 같다는 것인데요, 실모나 문풀은 이렇게 지은 댐에 모의 해일을 쳐서 어디서 물이 새는 지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단순히 채점을 해보고 모의 등급컷과 비교해서 나 이정도야 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필수적으로 요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모를 풀고 나서 채점을 하기 전에 제가 먼저 해보라고 권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복기죠. 모든 문제에 대해서 복기해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기에는 시간도 없고, 평가원 문제처럼 중요한 문제도 아니죠. 그렇지만 문제를 풀면서 특히 고민했던 문제, 혹은 애매했던 문제, 혹은 풀이 과정을 잘못 잡고 시간을 허비하다가 뒤늦게 풀이를 한 문제들은 다 복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 ‘내가 시험을 풀 때 왜 이렇게 행동했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이 과정이 있어야 성적이 오릅니다. 시험을 푼 직후가 아니면 이런 것들은 기억에서 잊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댐에서 물이 새는 부분이 정확히 어디고 이것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를 알 수가 없게 되겠죠. 그래서 애매했던 문제들이나 선지들은 최대한 복기를 해서 옆에 적어놓고, 해설 강의나 해설지를 보고 ‘아 내가 여기서 이렇게 생각을 하면 안 됐고 문제의 이러한 부분에서 근거를 잡고 풀이를 이런 방향으로 진행했어야 되는구나.’를 얻어야 실모를 푸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당연하지만 시간 관리입니다. 사실 가장 궁극적인 이유죠. 결국 수능은 ‘시험’입니다. 시험이라는 것은 결국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죠. 문제를 푸는 실력만큼이나 시간 관리는 무시할 수 없는 ‘실력’의 영역입니다. 각 과목의 어려운 킬러들도 따로 떼어놓고 시간을 많이 들여서 푼다면 풀 수 있는 학생들이 꽤 많습니다. 단적인 예시로 현역 때의 저를 든다면 제가 수학 킬러를 꽤 잘 푼다는 착각을 하고 수학 과목의 공부 시간을 줄여서 재수라는 결과가 나왔죠. 그런데 정작 여러 난이도의 30문제를 100분 안에 풀어야 할 때는 앞의 문제를 풀면서 쌓여온 피로도,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압박감, 그리고 시험장에서의 긴장이 합쳐져서 평소에 따로 푼다면 풀 수 있다고 생각한 난이도의 문제를 풀지 못하거나 틀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는 꼭 킬러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에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치고 다시 시험지를 봤을 때 ‘내가 이걸 왜 그땐 못 풀었지?’라는 의문이 발생하는 것이죠. 시험장에서의 긴장까지 우리가 제어할 수는 없지만 실모를 통해서 시간을 정해놓고 풀 때의 연습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2. 실모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때 몇 가지의 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가채점표를 미리 작성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가채점표를 작성해보는 연습을 충분히 해보지 않고 수능 날 처음 해본다면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리거나 실수를 할 확률이 꽤 높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실모를 풀 때도 수험표 크기의 종이에 가채점표를 작성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시험을 쳐본다면 수능 날에도 당연하듯이 가채점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5분정도씩 줄이고 푸는 것입니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모두 다 5분씩 빼서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omr 마킹과 가채점표 다 포함해서 5분 줄이는 것입니다.) 이는 위에서 말한 시험에서의 긴장도를 감안해준 것인데요, 시험이기에 어쩔 수 없는 긴장감으로 인해서 조금씩 판단력이 흐려지고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되게 됩니다. 이를 감안해서 평소에 시간을 조금 더 촉박하게 하고 시험을 쳐보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긴장감을 고려하면 연습할 때 5분을 줄여서 푸는 것이 본 시험 때 시간을 줄이지 않고 푸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저는 들었습니다.

세 번째는 문제 푸는 루틴을 확립하고, 중간에 어디서 시간을 체크할 지를 정해두고 연습해보는 것입니다. 제 루틴으로 예를 들자면 국어에서 선택 과목, 문학, 비문학 순으로 풀 것이고, 선택 과목에 8~10분, 문학 20~25분, 비문학 30~35분 정도로 시간을 짜고 마킹 및 검토 10~15분 정도로 루틴을 짰습니다. 그리고 시계를 수능 때 다 지참하셔야 할 텐데 시계를 확인하는 시간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다시 국어를 예로 들자면 선택과목을 치고 분침이 50분 근처에 있는지, 문학을 치고 분침이 10분~15분 근처에 있는지, 비문학을 풀고 분침이 45~50분 근처에 있는지와 같이 무작정 시계를 보고 얼마나 지났지가 아니라 이쯤 풀었으면 이정도 시간대를 분침이 가리키고 있어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네 번째이자 마지막 팁과 연결되는데요, 바로 실모를 풀 때 실제 수능에 차고 들어갈 손목시계를 실제 수능 시간에 맞추고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죠. 스톱워치로 시간을 확인하다가 갑자기 손목시계를 보면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를 빠르게 판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모를 풀 때 손목시계 옆에 달려있는 시간 조절 기능을 이용해 분침을 돌려서 실제 수능 시간과 똑같이 시간을 맞추고 시험을 치는 것입니다. 평소에도 이렇게 손목시계를 이용해 시간을 체크하는 연습을 해줘야 실전에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제 팁을 무작정 따라하라는 것은 아니고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적당히 이용해서 실모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풀고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답글은 10/25일에 달리는 것까지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얼마 안 남아서 지칠 수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는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다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