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이 되어서야 시험이 끝나서 이제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수시전형으로 입학했지만, 수능도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을만큼 진심으로 준비했었습니다. 물론 성적은 그러지 못했지요.. 하지만, 수능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아서 이 주제에 대해 얘기드리려고 합니다. 

(성적도 안 나왔으면서 조언한다고 하신다면, 할 말이 없네요 ㅎㅎ.. 대신 마음가짐이라도 얻어가시길 바랍니다!)

 먼저, 저는 수능에서 국어 8개 틀려서 2등급 턱걸이 점수가 나왔고, 수학 나형, 사탐(사문, 정법)은 다 맞았습니다.

(영어는 97, 아랍어 2등급)

많은 분들이 국어 8개 틀리고도 어떻게 멘탈잡고, 뒤에 과목을 잘 볼 수 있었냐고 물어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다 맞은 줄 알았습니다.

수학 나형보고 '오 이거 만점 가능성 있겠는데ㅋㅋ', 영어보고 '오호라?', 사탐보고 '와 됐다. 인터뷰때 뭐라고 말하지?' 정말 다 맞은줄 착각하고 다른 과목 시험을 치뤘던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안일하고 쪽팔리는 생각이긴 한데, 수능 끝나고 채점하고 나서 이렇게 설레발 쳤던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과연 국어가 8개 틀렸다는걸 알았으면 뒤에 과목을 잘 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절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국어를 8개가 틀렸는데도 다 맞았다고 착각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제 자신감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국어 8개 틀려 정시 서울대 성적이 나오지 못했지만, 이 자신감 덕분에 지금의 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의고사든 내신이든 성적이 잘 나오다 보니 언제든지 하면 성적이 잘 나온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중학교때부터 살아왔고, 고등학교 3학년때 그 자신감이 절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들어오기 전부터 이과인지 문과인지도 모르고 그냥 기하와 벡터까지 열심히 공부했었는데, 과학을 싫어해서 문과를 가게 되어 수학은 문제가 없었고 영어도 딱히 문제는 없었지만, 고등학교 들어올 때부터 2학년때까지 국어를 못했습니다. (1등급 턱걸이거나 운 안 좋으면 2등급이 나왔었죠.) 

 하지만, 3학년에 들어와서 국어 강의를 접하게 되었고, 전부터 국어에 쏟았던 제 노력이 결실을 내게 되었죠. 그래서 슬슬 점수가 올라오더니 6평에 국영수 만점을 받게 되었습니다. (작년 6평이 좀 쉽긴 했습니다,,) 국어 점수가 점점 안정적으로 잘 나오다 보니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던 사탐에 노력을 쏟을 수 있었죠. 7평도 1등급이 거뜬히 나왔고 자소서 준비하느라 전날에만 공부했던 9평도 다행히 한개인가 두 개를 틀려 드디어 국어에 대한 자신감을 확실히 쌓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국어 시험을 치르고 나면 확실히 잘봤다는 느낌일 때도 있고, 애매한 느낌일 때도 있습니다. 불과 3학년전까지만 해도 애매한 느낌이면 보통 결과가 안 좋아서 실망했었지만, 3학년 6평부터 점점 애매한 느낌이어도 결과가 매우 잘 나오는 것을 보고 더 자신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결과를 통해 자신감이 쌓이다 보니 수능도 별로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감에 가득 찬 상태로 수능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국어에서는 아쉬웠지만, 나머지는 나쁘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결국 자만하다보니 10월에 사탐에만 하루종일 시간을 쏟아 수능 국어 성적은 폭망했지만,,,,)  

어쩌면 6평~9평 성적이 단순히 '운'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10월에 공부를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수능 국어 성적이 진짜 제 실력일 수도 있죠. 하지만, '운'이라고 믿는다면 자신의 성적에 대해 의심을 하고 더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노력하면 되고, '운'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조금씩만이라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면 되지 않을까요? 

사탐 공부를 뒤로 미루다가 10월 학평에서 정법 5등급, 사문 3등급을 맞고 담임 선생님이 저보고 '명호야, 사탐도 공부해야지?'라고 하시면서 믿지만 약간의 의심이 담긴 말을 하셨을 때도 그냥 자신있게 '할 거에요'라고 했고, 결국 둘 다 만점 받은 것은 정말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긴장하고 쫄아서 움츠려든 상태로 시험을 치르는 것보다 자신감있게 시험을 치르는게 결과가 훨씬 더 좋을 거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