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캠페인

힘내! 낼 힘 없어요.

이름 : 김나현  스크랩
등록일 :
2021-11-09 03:29:34
|
조회 :
27,814
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목표달성 장학생 김나현입니다.
수능이 정말이지 코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느낍니다.
작년 12월 3일의 긴장감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면서 저 또한 괜스레 긴장하게 되네요.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 
준비가 다 되었다고 느끼는 분이 계실수도 있고, 그래서 수능 차라리 빨리 쳐버렸으면 하는 마음인 분도 계실 것이고
아니면 준비가 너무 안되어서 차라리 빨리 쳐버렸으면 하는 마음이신 분도 있을 것 같고,
이리저리 복잡한 마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떤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작년의 저에게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작년의 저의 이 맘때를 생각해보면

힘내!
-> 낼 힘 없음

괜찮아!
-> 안 괜찮음

그래 차라리 빨리 끝나는 게 낫겠다
-> 그러기엔 아직 난 준비가 안 된 것 같음 그리고 수험생 아닌 사람이 이 말 하면 강냉이 때리고 싶음

에이 잘 하겠지(갑자기 자신감 생김) vs 아.... (차마 못 적을 생각들)
-> 하루에 이런 생각 다섯번은 했다가 자신감 급하강 상승 반복함

실모에서 누가봐도 쉬운 문제 틀림
-> 이게 만약 수능이었다면? 이라는 생각 때문에 자괴감 들어서 공부가 안됨

수학 풀 때 계산 실수함
-> 이게 수능이었다면? 이게 수능이었다면? 머릿속에 이 생각으로 가득참

그래 진정하고 책 한 글자라도 더 보자
-> 갑자기 뉴런 한 글자씩 정독 시작,, 갑자기 사탐에서 지엽 나올 것 같아서 교과서 지도 들여다봄. (이상한 공부함)
 모르는 거 나오면 이걸 아직도 모르나? 하는 생각에 불안해지고 아는 거 나오면 아.. 지금 아는 거 공부할 때가 아닌데 이 생각 듦.

건강
-> 안 괜찮음

멘탈
-> 안 괜찮음

그냥 안 괜찮음.

그렇기 때문에 정말이지 무슨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저는 정말이지 불안감이 심했고 예민이 극에 달하고 자신감이 급하강 급상승을 오락가락했던 개복치 스타일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어떻게 극복을 했냐고 물어보신다면
'어차피 긴장하든 불안하든 시간은 지나고 어차피 수능을 쳐야한다'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면서 자신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고
청심환이나 화장실 가고 싶어지는 시기나 수면 시간 조절 같은 것으로 제어할 수 있는 불안 요소들은 최대한 제어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그나마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팁들 같네요.
특히 많이 불안하신 분들은 '의식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생각만 하는 건데도 유의미하게 도움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래서 제가 이후 쓸 말들은 정말 수능 전후로 개인적으로 느꼈던 생각들인데
주관적이라 너무 주관적이라, 도움이 안되고 공감이 안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이런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고 이런 경험을 했구나 하면서 읽어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초연한 마음가짐이라고 할까요.
공부에도 나름대로 사람마다의 능력이라던가 그 나름의 상황이라던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무언가가 관련되어 있겠죠.
노력한다고 반드시 노력한 만큼 실력이 오르지 않기도 하고, 실력은 상당한데 실력만큼 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시험 성적은 기깔나게 나왔는데 입시 결과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고요.
반대로 실력은 없는데 성적 잘 나올 수도 있고, 성적은 잘 안나왔는데 무슨 일인지 대학에는 척척 붙을 수도 있고요.

제가 열심히 공부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는' 많이 할수록 잘하게 되고, 잘할 수록 성적은 좋고, 결과가 좋다는 일반론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이르러서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입시에 대해서 고민하고 괴로워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까
뭔가 정말이지 '뭐든지 당연하지 않음'이 깊이 와닿았다고 할까요.

결과가 잘 나왔다면, 그것은 온전히 나만의 덕분은 아닐 것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자
반대로 결과가 나쁘다면, 그것 역시도 온전히 나만의 탓은 아니니까 자학하지 말자

그러면 왜 열심히 하는 걸까? 반드시 한만큼 나오지도 않는다며, 솔직히 수능 그 날 하루 미끄러질지 어떻게 알아.
이런 감성적인 말들 솔직히 볼 때만 아.. 그렇구나 하지 별로 쓸모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제 나름대로 내려본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열심히 하는 과정에서, 사금처럼 바닥에 남는 것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진짜 뻔한 말이죠? ㅎㅎㅎㅎ
그래도 한번만 들어보세요.
 

지금도 가장 열심히 했던 사탐 필기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수학 개념서는 버리지 않고 책장에 꽂아두었습니다.
볼 때마다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연필로 한번, 검은 볼펜으로 한번, 파란 볼펜으로 한번, 모르는 것은 빨간 볼펜으로 군데군데
몇번이나 덧칠된 형광펜 흔적들, 혼자서 교과서 구글링 이 교재 저 교재 뒤져가면서 필기해서 붙여놓은 포스트잇들
남들이 보기에는 엉망진창인데 나는 1년 가까이 지난 지금 들여다봐도 그 필기한 과정이 고스란히 기억나는
사물함에 수북이 쌓인 다 푼 실모들, 너덜너덜한 수능특강, 한 다스씩 써재낀 검은 볼펜

너무 불안해서 잠들기가 어려웠던 날들, 양치하다가도 갑자기 긴장이 되서 혼자서 마음속으로 괜찮다고 몇번이나 다독였던 일
수험 일기 쓰려고 매일 일기를 썼는데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일기 내용이 다 똑같아서 지리멸렬했던 일
고3 3월과 비교해서 살이 7kg 가량 빠져서 헛웃음 지었던 일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 아등바등 매달렸던 경험이 있다는 게 참 자랑스럽습니다.
가장 원하는 목표 서울대학교에 합격해서, 그래서 이 경험이 더욱 미화된 점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제가 설령 목표하던 대학교에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 경험이 미화는 되지 않을지언정 퇴화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만큼 열심히 했으니까, 남들이 보기에는 에이 그게 뭐야 어떤 사람은 하루에 열네시간도 공부하더라. 이런 것도 했다더라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나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했으니까.

최대 공부 시간이런 것 남들과 비교해서 몇 시간 더했고 덜했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정말 '나의 최선'을 다했으니까.


저는 제가 목표한 대학교에 붙지 못했다고 해서, 저의 그 모든 아등바등을 쓸모없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거에요.

수능날까지 남은 이 마지막 몇일, 성적이 확 바뀌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더 높겠죠.
 솔직히 이 마지막 날들은 성적이 평소처럼 나올 수 있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다 일 겁니다.
평소처럼 나오면 다행이고, 평소보다 조금 더 잘 나온다면 그야말로 기쁜 일이겠죠.

지금 남은 이 날들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나는 마지막까지 나의 최선을 다했다. 보답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보답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는 나를 믿고 공부했다.

그러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후회가 덜하겠죠 (없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될 거에요




잘하고 싶어서, 잘못하면 어떡하지 싶어서 안절부절 하는 모든 마음에 너무나도 공감합니다.
그 마음들이 뾰족뾰족하게 가시처럼 돋아나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손바닥에 난 가시들을 안으로 말아쥐지 마시고, 손등 위로 밀어내서 무기처럼 쓰시길 바랍니다.



정말이지 잘 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큰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잘 하지 못하더라도 온전히 본인의 탓은 아닙니다.
다들 힘든데 나만 유난스러운 거 아닙니다 원래 힘든 시기입니다.
잘하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면 잘하고 있는 거 맞습니다
불안하다면, 불안한 건 당연히 불안할 수 있는 거니까 불안함에 대해서 불안해할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청심환 효과는 강력합니다 제약회사도 한번 믿어보세요
무슨 공부든 안 하는 것보단 낫습니다.


난 아는 게 없어 생각 하고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걸 알고 있을 겁니다
(원래 아는 사람은 자기가 모른다고 하고, 모르는 사람은 자기가 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해왔던 공부량과 노력했던 시간들을 한번 믿어보세요.
한 게 없는데요 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은 역시 생각보다 많은 걸 했을 겁니다.
(원래 한 사람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하고 부족한 사람들이 많이 안다고들 합니다.)

긍정회로 마지막 남은 멘탈 쥐어짜내서 긍정회로 돌려봅시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어차피 시험은 쳐야하는데
긍정적인 마음으로 남은 시간 공부하고 시험 치는 게 효율에 더 좋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수능이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고 이렇게 칼럼을 씁니다.
수능 전후로 했던 생각들, 불안으로 가득했던 저를 스스로 진정시키기 위해서 했던 여러가지 말들을
이렇게 두서없이 한번 써보았습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실 수험생 여러분들의 마음을 흐트러뜨릴까봐 어떤 말을 쓸까 고심했는데
그래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쓰게 된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은 양해 부탁드리고, 부디 조금이라도 힘을 내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 대박 기원.

  • 김나현
멘토

서울대

김나현 멘토

  • ○ 서울대 인문계열 21학번
  • ○ 인문계열 / 수시전형
  • ○ 메가스터디 17기 목표달성 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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