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 달성 장학생 홍가현입니다. 이틀 뒤에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되네요. 수험생 여러분의 경우 겨울방학 동안 열심히 개념을 다졌을 것이고 고1, 고2 학생들도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오랜만에 어떤 칼럼을 쓰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 전공을 살려 문법을 간단하게나마 정리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 글에 걸쳐 문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모든 내용을 다루지는 못하기 때문에, 개념을 다진 학생들의 경우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내용이 있었지 하고 간단하게 복습을 하면 좋을 것 같고, 문법이 어려운 친구들에게는 제 글이 문법을 입문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구어체로 말했을 때 이해가 더 쉬울 것 같아 글로 풀어썼는데 오히려 가독성이 나빠진 것 같아 죄송하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음 합니다!

  문법은 크게 음운, 단어, 문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 기준을 토대로 개념을 정리해보고자 해요.

  이 글에서 다룰 내용은 음운입니다!

  음운이란?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소리의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소대립쌍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최소대립쌍’이란, 단어를 구성하고 있는 나머지 요소는 모두 같고 오직 한 가지 요소에 의해서만 의미가 구별되는 단어를 말하죠. 최소대립쌍의 의의에서 요소라는 단어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만, ‘요소’라는 건 간단히 말해서 ‘ㄱ’과 같이 하나의 글자를 말하는 거죠. 예를 들어, ‘발’과 ‘팔’은 최소대립쌍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ㅂ과 ㅍ을 제외한 모든 글자가 같기 때문이죠. ㅂ과 ㅍ으로 인해 ‘말의 뜻을 구별해주는’ 것이 되니, 여기서 ㅂ과 ㅍ이 음운인 걸 확실히 알 수 있죠.

  음운과 음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시험 문제에서 ‘3음절로 쓰시오’라고 하는 걸 많이 봤을 거예요. 음절이라는 건 한 번에 발음할 수 있는 소리의 마디입니다. 최소 단위는 1) 모음부터 시작합니다. ‘ㅏ’ 자체로도 [아]라고 발음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 외에도 2) 모음 + 자음, 예를 들어 ㅏㄱ은 [악]으로 발음할 수 있고, 3) 자음 + 모음, 4) 자음 + 모음 + 자음 으로 이루어진 것을 하나의 음절이라고 합니다. 음운은 ㄱ, ㄴ, ㄷ 하나씩만을 가리키는 것이니 음절과는 다른 것이죠.

  음운은 음소와 운소로 나뉩니다. 음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음과 모음을 말하고요, 운소는 소리의 길이(길고 짧음)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음소는 다시 자음과 모음으로 나뉩니다.

  자음을 분류하는 기준은 네 가지가 있는데, 1) 조음 위치 = 소리를 내는 위치, 2) 조음 방법 = 소리를 만드는 방법, 3) 소리 울림의 여부 (울림소리/안울림소리), 4) 예사소리/된소리/거센소리의 구분 (이걸 어려운 말로 후두 긴장의 유무라고 합니다) 이렇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자음 체계표가 만들어지는 것이니 자음 체계표는 정말 말 그대로 체계적인거죠. 그래서 무작정 자음 체계표를 외우는 것도 아주 나쁜 방법은 아니지만, 그 기준을 제대로 알고 이해한 후 머리에 익혔을 때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근데 이제 문제는 그걸 기억하기가 어려우니 암기법 같은 게 탄생을 하겠죠? 

 

  제가 예전에 그린 자음 체계표를 가져와봤습니다. 사진을 보니까 파열음/파찰음/마찰음 순서로 했을 때 ‘바다가자서해마누라야...’ 이 순서로 외우면 편하다네요. 

  그런데 이런 암기법보다도 조음 위치의 경우 발음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입술소리의 경우 두 입술이 맞닿는 소리이고, 그 외의 소리들은 혀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어요. 잇몸소리 ‘ㄷ,ㄸ,ㅌ,ㅅ,ㅆ’를 발음해보면 혀가 잇몸에 닿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센입천장소리의 경우 혀로 입천장을 느꼈을 때 앞부분은 딱딱하고 뒷부분은 말랑말랑한데 앞부분을 센입천장, 뒷부분을 여린입천장이라고 합니다. ‘ㄱ,ㄲ,ㅋ’를 발음했을 때 혀가 여린입천장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같은 방법으로 조음 방법/ 소리의 세기/ 울림 여부도 발음을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암기법을 통한 습득이 아닌 발음을 통한 습득이 중요할까요? 그건 바로 음운의 변동 때문입니다. 음운의 변동이란 한 음운이 다른 음운과 결합할 때 음운 환경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여기서 음운 환경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글자와 글자가 만났을 때를 얘기하는 거예요.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체계표는 왜 중요할까요? 대표적 예시로 거센소리되기 현상을 들어보겠습니다. 거센소리되기의 경우 거센소리가 아니었던 예사소리 ‘ㅂ,ㄱ,ㅈ,ㄷ’이 거센소리 ‘ㅍ,ㅋ,ㅊ,ㅌ’이 됩니다. ‘놓고 [노코]’ 처럼 말입니다. 대응하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가 자음 체계표 내에 가까이 있다는 게 보이시나요? 거센소리가 아닌 것이 거센소리가 되는 것을 자음 체계표를 통해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체계표를 제대로 이해하면 하나하나 변동 현상을 외우지 않아도 이게 어떤 변동 현상인지 쉽게 파악을 할 수가 있는 거죠.

 

  그리고 하나 더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음운의 변동에서 현상들의 이름을 살펴볼까요? ‘평파열음화’, ‘거센소리되기’, ‘된소리되기’, ‘ㄴ첨가’, ‘자음군단순화’ 등등 정말 다양한 현상이 존재합니다.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주로 발음 변화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입니다. 거센소리되기의 경우 거센소리가 아닌 것이 거센소리로 발음되는 것, 된소리되기의 경우 된소리가 아닌 것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것이죠? 비음화, 유음화, 경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음절의 끝소리 규칙의 경우 음운 현상의 이름을 들어도 발음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 수가 없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저 ‘음절의 끝’에서 음운 변동이 일어난다는 것만 알 수 있죠. 그래서 몇 년 전부터 국어학에서는 방향성을 표시하기 위해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 아닌 ‘평파열음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ㄸ,ㅌ,ㅅ,ㅆ,ㅎ 가 음절의 끝에서 ㄷ으로 발음되는 것은 평파열음이 아닌 것이 평파열음으로 발음되는 것이니까요. (여기서 평파열음은 예사소리이면서 파열음인 음운을 뜻합니다.) 이 현상에서도 마찬가지로 평파열음이 아니라는 것을 자음 체계표를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죠. 그렇기에 체계표는 중요하답니다.

 

 

  마찬가지로 단모음 체계표가 있습니다. 단모음이란 발음을 할 때 입술이나 혀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 모음을 말합니다. 그럼 이중모음은 반대로 발음을 할 때 입술이나 혀가 움직이는 모음을 말하는 말이겠죠?

 

  마찬가지로 제가 예전에 그렸던 체계표를 가져와봤습니다. 이 체계표도 마찬가지로 어렵다면 암기 방법이 존재하지만, 원리를 이해하면 기억 속에 더 오래 남겠죠? 자음과 마찬가지로 이 역시 발음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원칙상 단모음은 발음을 할 때 혀나 입술의 위치를 움직이지 않고 발음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ㅚ’와 ‘ㅟ’의 경우 현대에서는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또한, 현대에서 ‘ㅔ’와 ‘ㅐ’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실질적 단모음은 7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체계표도 마찬가지로 음운의 변동을 함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표준발음으로 인정되지 않지만 아기를 ‘애기’라고 발음하고, 아비를 ‘애비’라고 발음하는 걸 종종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이때 ‘ㅏ’가 ‘ㅐ’로 발음되었는데, 전설모음이 아닌 것이 전설모음으로 발음된 것이니 여기서도 방향성에 초점을 두어 현상의 명칭을 ‘전설모음화’라고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체계표를 바탕으로 음운과 음운의 변동 현상을 마스터할 수 있습니다!

 

 

 

 

 

Q. 그럼 궁극적으로 시험에 도움이 되는 팁은 없을까요? 

A. ㅎ은 제대로 발음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초성 자리에 오는 경우 외에 (‘하’와 같이), 종성에 오는 경우 아예 발음이 되지 않거나 (음운의 탈락), 평파열음화(=음절의 끝소리 규칙) 현상 때문에 종성 자리에서 ㄷ으로 발음이 되거나 (음운의 교체), 거센소리되기 현상(자음 축약)이 일어나 격음(=거센소리)으로 발음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선지에서 ㅎ이 나온 선지가 중요한 선지로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출처] 2021학년도 고3 7월 학력평가 언어와 매체 37번 문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ㅎ과 관련된 선지가 두 개 있으니 저 같은 경우 ㅎ 관련 선지를 살필 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는데 여기서는 3/4/5 선지에 ㅎ이 있네요. 4번 선지에서 변동의 과정을 볼까요?

 ‘급행요금 - [그팽요금] (거센소리되기: 축약) - [그팽뇨금] (ㄴ첨가: 첨가)’ 

 이 단어에서는 ㅎ이 탈락한 것이 아니라 파열음과 만나 축약 현상이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답인 것입니다. 이렇게 종종 ㅎ 관련 선지가 음운 관련 문제에서 중요한 선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저만의 팁이라면 팁이 아닐까 싶네요... 하하

  글이 너무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 정도로 정리를 해보았는데 궁금한 점을 질문해주시면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아직 전공을 많이 접하지는 못한 터라 많이 부족합니다. ㅜㅜ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