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순천향대 의예과에 재학 중인 18기 목표 달성 장학생 김세훈입니다.

여러분은 스스로를 살피고 있나요?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왜 이루고 싶은지, 왜 살아가는지.

수험 생활 시기에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모의고사를 치자마자 내신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 찾아오고, 내신 시험을 치르고 나면 마감 기한이 코앞까지 닥친 수행평가 및 학생부 활동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정시 전형만을 준비하더라도 하루에 소화해야 하는 강의를 정신없이 보다 보면 어느새 밤이 되죠. 눈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하기 급급했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지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막막하고 숨이 차는 것만 같네요. 

하지만 저는 수험 생활 시기에 이루어지는 실존적 고민이 크나큰 효용을 지니고 있다 생각해요. 주변 친구들이 공부하고 있으니 나도 해야만 할 것 같아서, 부모님의 압박이 있어서, 성적 나오는 것에 맞춰 진로를 정하고자 목표 없이 달리고 있다면, 또는 인생에 있어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단순 진로 희망만을 설정하고 달리고 있다면 약한 바람에도 크게 흔들릴 거라 생각해요.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저 또한 대략 2년을 진정 원하는 것 없이 달리기만 했어요. 학생부를 위해 꾸며낸 빈껍데기에 불과한 진로 희망만을 가지고 살아갔어요. 저를 책상에 앉히는 동력원은 꿈이 아닌 주변 사람들이 거는 기대와 차별적으로 부여된 재능을 탓하며 노력의 가치를 폄하하는 이들에 대한 증명 욕구였죠. 부담감이 짓누를 때마다 “해야만 하기에 할 수 있다.”를 되뇔 뿐이었어요.

고등학교를 다니며 정말 똑똑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시험 성적으로 보여지는 게 아닌 평상시 대화하면서 느껴지는 총명함 말이죠. 문득 대한민국 입시 시스템과 잘 맞아, 명확한 목표를 가진 똑똑한 친구들이 아닌 제가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미안함이 들더라고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끝에 이왕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그에 맞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며 필요한 사람이 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대 진학을 택하게 되었죠. 

대학교에 진학해서 고민은 이어졌어요. 갑작스레 사회에서 요하는 의무에 따른 삶이 너무나도 수동적인 삶처럼 느껴졌고, 내게 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거든요. 태어났으니 그대로 살아가는 삶을 원하지는 않았기에 고민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 말하는 삶의 의미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서른 여섯 살의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닥뜨리신 의사 선생님의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를 읽었어요. 

“도덕적인 의무에는 무게가 있고, 무게를 가진 것은 중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생사가 걸린 막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의무가 나를 다시 수술실로 끌어당겼다.”

폐암 4기 판정을 받으셨던 폴 칼라니티 선생님의 복직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인상 깊었던 대목이에요. 책을 읽으며 수동적으로 의무에 따르는 것에서 한층 나아갈 수 있었어요. 도덕적 의무의 중력에서 벗어나 도망칠 수 있지만, 이에 이끌려 살아가기로 ‘결정’하며 능동적 태도를 갖출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전까지만 해도 도움을 주는 삶이 순전히 남을 위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앞으로 살아가며 도움을 주는 것이 줄 보람을 놓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 보람은 접해보지 못한 지금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클 것이고, 내가 살고 싶게 만들 것만 같았어요. 죽음의 순간에 내게 남는 것이 없더라도, 후회 또한 남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며 마음을 다잡았어요.

여러분들이 수험 생활의 끝을 향해 앞만 보며 달려가는 경주마가 되는 것이 아닌, 주변과 나 자신을 살필 수 있기를 바라요.

Q&A

Q) 이*연: 수험생 신분으로 연애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대학 동기님, 여기서 이러시면 곤란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권장해요. 하지만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을 때 탓해서는 안 되겠죠.

Q) 정*철: 혹시 왜 운동을 하면 안 피곤하신지 아시나요?

A) 물론 피곤하지만 스트레스 해소의 효용을 더 크게 느껴서 꾸준히 운동했어요.

Q) 최*철: 국어 실모도 분석하셨나요?

A) 실전처럼 풀고 채점 이후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으며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게 분석이라면 분석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Q) 양*진: 국어 언매하셨나요?

A) 화작 선택했습니다.

Q) 송*은: 안녕하세요! 혹시 수능 원점수 여쭤봐도 될까요??:)

A) 국어 90, 수학 96, 탐구 50 50 입니다.

Q) 전*윤: 수면 시간 5시간인 것은 지장 안 갔나요? 원래부터 잠이 없으신 편이셨나요?

A) 초반엔 힘들었으나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죠. 수능을 앞뒀을 때는 체력이 다했는지 힘들어 쉬는 시간 동안 쪽잠을 청했습니다.

Q) 배*욱: 형 ** 멋있어요 결혼해주세요 -진해고 친구가-

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