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은강입니다.

저번 칼럼에서 올해 수능을 준비하는 분들, 특히 예비고3 분들에게 1월의 중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1월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앞으로 수능까지의 길이 바뀔수도 있겠습니다. 

1월을 열심히 보냈다면 정말 좋은 징조입니다. 물론 1월을 좀 대충 보내고 많이 놀았다 하더라도 앞으로 어떻게 하냐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매 월 더 나아진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면 당연히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 적어도 이제 2월부터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정말 열심히 해보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재수 이상이신 분들은 3월부터 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생각해서 2월까지는 좀 더 재충전하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하지만, 2월부터 공부를 시작하는 것을 절대 말리지는 않습니다. 공부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더 좋겠죠. 

사실 제 글을 보고 1월을 정말 제대로 공부해보겠다 마음 먹은 분들 중에 진짜 열심히, 제가 말한대로 하루 10-14시간씩 공부한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 같습니다. 힘들고 성과가 당장 보이지 않는 것들을 굳이 왜 열심히 하겠습니까.

글을 쓰면서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공부를 원래 하던 분들에게는 안그래도 힘든데 공부 시간을 더 늘리라고 하는 것이니 어려웠을 것이고, 공부를 이제 해보려던 분들에게는 평소에 안하던 것을 갑자기 하려하니 어려웠을 것입니다.

솔직히, 이번 1월을 정말 열심히 보낼 의지와 능력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수시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는 내신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수능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살짝 안 맞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그렇게 과할 정도의 공부량을 제시했던 것은 저의 스타일 때문입니다. 제가 수능을 공부하며 느꼈던 저의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경험의 중요성이고, 두 번째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경험을 좋아했습니다. 사람은 언제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하기 마련이고, 이렇게 얻은 경험들은 큰 도움이 됩니다. 수능을 경험이 굉장히 중요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토록 기출이라는 과거의 경험에 몰두하고, 모의고사를 통해 현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려 하며,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재수와 그 이상을 바라보기도 합니다.

저번 칼럼에서도 말했지만 1월을 열심히 보내라는 것은 공부에 대한 경험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정말 살면서 제일 열심히 해본 경험을 만들면 그 경험 자체로도 실력이 정말 크게 늘지만, 앞으로 공부를 해 나가는데 이 경험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까지 열심히 공부해본 경험이 있습니까. 여러분이 정말 제대로 열심히 1월을 보냈다면 이는 공부에 대한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고, 지금까지의 한계를 확장한 중요한 시작이 될 것입니다. 

당연하지만 이 경험에는 온전히 공부만 들어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10-14시간 공부한다 했을 때, 순수한 공부 시간은 6시간만 챙겼더라도 꽤나 잘 공부한 것이겠죠. 이 순수한 공부시간에는 인강 듣는 시간이 포함되지 않고 머리 아파가며 고민한 시간이 들어있기 때문에 6시간 채우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잡생각 시간의 비중이 꽤나 클 것입니다. 저는 이 잡생각을 그리 나쁘게 보지는 않습니다. 전자기기가 없는 공간에서의 고요한 잡생각은 일종의 명상으로 취급되어 내면을 수양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혼란하고 불안한 미래와 현재에 대한 고민이더라도 이를 통해 얻어가는 것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 또한 중요한 경험이 되겠죠.

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좋아합니다. 수능을 보기 전까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내신을 포기하고 수능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경험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 대한 일종의 중독을 유발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 그렇게 좋은 방향성은 아닐수도 있겠지만, 여러분은 수능을 선택한 이상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으로 돌아가는 세계로 진입하였습니다. 

수능은 1년 동안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운 요소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또한 올해 수능을 망친다면 1년을 다시 준비해야 하고, 지원서를 3개만 쓸 수 있어 하이 리스크적인 요소가 정말 많습니다. 다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많은 리스크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이미 수시를 어느정도 포기한 순간부터 엄청난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죠. 이러한 리스크들은 수능을 어렵게 만드는 짐들이고, 현장에서 여러분은 이러한 짐들을 가득 챙겨 시험을 보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수시 납치라는 말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리스크를 품고 보는 시험과 수시로 어느정도 안정을 확보하고 보는 시험은 아무래도 의미가 조금 다를 듯 합니다. 물론 수시로 대학에 가는 것은 3년간 정말 열심히 했다는 뜻이니 대단하고, 실력 또한 뛰어나다는 증거이니 그 자체를 깎아내리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어쨌든 1월을 열심히 공부한다는 것은 힘든 리스크였을 것입니다. 무리하게 기상 시간을 조절하고 공부를 하며 병에 걸릴 수도 있고, 과도한 두뇌 사용으로 과부하가 걸려 공부가 싫어질 수도 있고, 심경의 변화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리스크들을 짊어지고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그만큼 커다란 리턴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수능에 필요한 기초 실력과 어느정도의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고,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또한 경험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 경험이 앞으로 수능을 넘어, 살아가면서 중요한 과거로 남아 어떻게 이익이 될 지 기대됩니다. 이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아직은 수능을 보기까지 한참 남았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이번 1월로 인해 수능을 잘 보게 된다면 그만한 리턴을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은 한 달간 공부를 열심히 한 분들을 위한 글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1월을 조금 대충 보낸 분들을 위함이 더 큽니다. 앞으로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꼭 열심히 해보길 바랍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