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칼럼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실천적 숙련에 대해서 특별히 강조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이 파트가 제가 칼럼을 작성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명시화는 대부분의 경우 크게 문제가 안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보편적으로 명시화해야 할 것들이 이미 인강이나 교재 등을 통해 명시지로 표현되어 있기도 하고(화2는 제외. 이건 정말 스스로 명시화해야됨 ㅠㅅㅠ), 스스로 행동영역을 정의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시며 그 중요성이 충분히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명시화는 분명히 강사, 교사, 과외선생 등 남이 해줄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실천적 숙련은 다릅니다. 남이 해줄 수 없습니다. 뇌에 칩을 박아넣을 수 있는 날이 오기전까지는 적어도 남이 해줄 수 없습니다. 스스로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불안한 마음에 눈으로 보이는 명시화에 집착을 하고 실천적 숙련을 등한시 하고는 합니다. 체화가 안 되었더라도 일단 추상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단지 '알고 있다'는 변화만으로도 스스로의 능력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이죠. 앞서 말했듯이 향상된 암묵지까지 나아가야 진정한 능력상승이 이루어지는데도 말입니다. 특히 시간적 압박이 심한 시험에서는 명시지가 적용이 안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는 n수생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시겠죠. 칼럼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도 가슴에 손을 얹고 그림 속 파란색 박스에 경도된 학습을 하고있지는 않은지 성찰해보시길 바랍니다. 실천적 숙련!

         

저번 칼럼에서도 실전과 훈련은 구분해야한다고 말씀 드렸었죠? 원래는 수능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실전에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와 관련해서 칼럼을 작성할려고 계획중이었는데,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간단하게나마 잠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실전에서는 훈련을 통해 향상된 무의식을 최대한 활용해야합니다. 의식적인 비중을 높인다면 자신이 정해놓은 행동영역에 끼워맞추어 사고가 유연하지 않게 될뿐더러 어떤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인지자원을 낭비합니다. 본질은 무의식이며 의식은 더나은 무의식으로 가기위한 도구입니다. 누군가 달을 보라고 손가락으로 가리킨다면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볼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실전을 위해서는 행동영역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훈련'에서 행동영역에 맞추어 연습하여 여러분의 무의식이 행동영역에 동화되는 경지에 올랐나요? 올랐다면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한 사다리를 과감히 밀어버리세요. 저는 모의고사나 수능 등 중요한 시험이 있기 전에는 항상 그동안 쌓아왔던 행동영역을 무너뜨리고 시험이 끝난 후에는 나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하여 새로운 행동영역을 정의하는 등 수많은 담금질을 해왔습니다. 행동영역에서 탈피하면 그만큼의 효율성과 유연성이 나타납니다.

행동영역이 없어진다면 구체적인 지침이 사라져 불안한 마음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것이며 심하면 스스로에 대한 의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버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실전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 '불완전하더라도 나아갈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100%의 확신이 아니더라도 70%의 맞다는 판단만으로도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옳냐 아니냐라는 질적 판단 보다는 얼마만큼 옳은 것이냐라는 양적판단의 자세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훈련은 알고리즘, 실전은 휴리스틱 같은 감성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러나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식적인 부분들을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의식적인 영역들도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해 주는 것이 좋기도 합니다. 저도 실제로 국어에서 비문학을 읽을 때 상황에 따라 구조도를 그리거나 기호논리를 사용하고, 수학에서 부분적분을 할 때 '그적미적' 같은 것들을 떠올리기도 하니까요. 특히 과탐 같은 경우 종종 행동영역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과탐은 타과목에 비해 유형화되어 있어 유연한 사고가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딱딱한 과목'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핵심은 무엇이 가장 '효율적'인가 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삼아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실전이 되도록 만드세요.

추가로 저번 칼럼과 관련하여 실전에 대해 이야기 할 것들이 있습니다. 실전에서는 긴장이 되어서 글을 읽을 때 튕긴다고, 막상 읽어도 머릿속에 남는게 없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이는 '긴장-> ~집중 -> 글 튕김'의 인지과정을 거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긴장하지 않는 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합니다. 솔직히 시험을 잘 쳐야하는 이상 시험장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긴장을 하되 동시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영화를 볼 때를 생각해보죠. 영화를 보며 최고조로 집중했을 때 우리는 화면을 통해 전달된 정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표상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즉 집중할 때는 표상에 집중할 때란 소리입니다. 이를 역으로 적용해보면 어떨까요? 다시 말해서 긴장이 될 때 표상에 집중함으로써 글에 집중하자는 것이죠. 표상에 집중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시각화하는 것일 겁니다. 저는 긴장하여 글에 집중이 안될때면 머릿속에서 글의 표상을 이미지화하며 글에 녹아드는 루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나마 지난 번 칼럼을 표상에 집중하기의 중요성을 미약하게나마 강조해봅니다..

그래도 제목이 국어 공부법인데 국어 관련해서도 간소하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216학파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아래 동영상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mB1D2leRg&t=225s

우선 스키마는 여러가지로 해석가능하나, 여기서는 시각화된 스키마 구조도와 구별하기 위해서 '추상적인 지식 구조', 표상체계와 같은 것으로 생각하도록 합시다. 수능 국어에 있어서 우리의 학습목표는 향상된 스키마, 즉 표상체계입니다. 이를 위하여 구조 독해나 스키마 구조도 등을 통하여 표상체계를 명시화하여 수능 국어에서의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이를 목적으로서 체화합니다.

216 학파 중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것 중 하나가 스키마 구조도를 일종의 스킬로 받아들여, 지문을 읽으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스키마구조도가 그려지기 위하여 스키마 구조도를 체화시키는 것이 목적인마냥  여기시는 것입니다. 지문을 읽고 난 뒤 머릿속에 지문에 대한 전체적인 표상이 남으면 될 뿐 구조도와 같이 시각화된 형태로 남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체화의 대상은 스키마 구조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명시적으로 알게된, 질적으로 향상된 표상체계의 언어적 표현(명시지)를 시공간적으로 구애받지 않고 머릿속에서 존재하도록, 무의식인 표상체계를 변경시키기 위하여 실천적 숙련을 해야합니다. 말이 좀 어려운 듯 한데 다음 칼럼을 읽고 나시면 완벽히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매우 근본적인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이는 사실 지금 시기에는 여전히 근본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한 학습을 진행해야함을 강조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수능상황이었다면 다소 근본적인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상반기에 키워높은 능력을 토대로 수능에 가장 적합하도록, 다소 피상적인 부분들을 교정해나가는 학습을 슬슬 시작해도 괜찮을 시기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데 수능에 가장 적합하도록 학습할 수 있겠습니까? 적어도 9모 전까지는 근본적인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수험생이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 입니다. 피상적인 부분들은 빠르게 적응이 가능합니다. 남은 시간이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니 아직까지는 너무 조급해하지말고 근본적인 능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실천적 숙련을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