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0기 목표 달성 장학생으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의예과 이규현입니다. 

자기소개를 이리저리 길게 늘어놓는 것보다,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소개하며 저를 조금씩 알아가실 수 있도록 칼럼을 구성했습니다. 독서는 학문의 기초이면서 생각의 크기를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수험생활이 바쁘시겠지만, 틈틈이 시간을 내어 독서하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저의 전공인 의학과 관련된 책보다 흥미 위주의 책을 추천했습니다. 

1. 하야마 아마리,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장은주, 위즈덤하우스, 2022

: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입니다. 1년 뒤에 죽기로 결심한 저자가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는지 지켜보는 것은, 1년의 수험생활을 보내야 할 여러분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 장영희, 『내 생애 단 한 번』 &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샘터, 2021 & 2019

: 영문학자 故 장영희 교수의 수필집입니다. 소아마비로 인해 늘 목발에 의존해야 했던 저자가, 당신만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고무적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저처럼 해맑게 웃으시는 장영희 교수의 팬이 되어보면 좋겠습니다.

3. 김훈, 『칼의 노래』, 문학동네, 2014

: 칼 잡는 의사를 동경하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일신(一身)에 남은 칼 한 자루로 적과 맞서 싸우는 무인처럼, 생사가 오가는 갈림길에서 메스를 들고 죽음의 늪에서 환자를 건져내는 외과 의사로서 살아보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4.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재룡, 민음사, 2009

: 토마시와 프란츠, 테레자와 사비나의 서사가 매력적인 책이었습니다. 네 명의 인물이 저마다 품었을 각자의 마음을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의사와 학자의 삶을 꿈꾸거나, 기자와 예술가의 삶을 꿈꾼다면 각각의 인물에 자신을 투영하여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5. 최인훈, 『광장/구운몽』, 문학과지성사, 2014

: 명준의 삶에 공감할 수 있다면, 저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명준이 혼란스러운 분단 상황에서 은혜에게 품었던 복잡한 감정은 아직도 이해가 어렵습니다. 나중에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 뒤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면,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6. 이상, 『날개』, 문학과지성사, 2005

: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내신 시험이나 모의고사가 끝난 직후를 돌아보면 주인공처럼 무기력하게 삶의 의욕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방 안에서 빈둥대다가, 거리를 쏘다니고, 한적한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던 저의 생활이 주인공과 겹쳐 보였습니다.

7. 김승옥, 『무진기행』, 민음사, 2007

: 안개가 자욱한 무진과,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수험생활은 닮았습니다. 권태, 단조로움, 절망이 가득했던 고향을 떠나 출세, 성공이 보장된 서울로 간 주인공의 모습이 저와 비슷하다고 느낀 적도 많습니다. 여행자에게 주어진 자유 속에서 무책임을 긍정한 주인공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8.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 양억관, 민음사, 2017

: 살면서 여러 번 경험하게 되는 관계의 상실을 잘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수험생활을 바쁘게 하다 보면, 주변인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며 관계의 상실을 경험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관계의 상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하여 보면, 조금 더 단단한 내면을 가진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로 여러분께서 재미있게 읽으신 책을 말씀해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20기 목표 달성 장학생으로 활동하는 1년간, 잘 부탁드립니다.

Appendix. 고민을 상담하는 칼럼도 작성하고자 하니, megabiz0708@gmail.com으로 수험생활 고민을 보내주세요. 제가 메일로 답장을 드리거나 칼럼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메일이 너무 많으면 전부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