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 달성 20기 장학생 이원석입니다. 

어느새 9모를 앞둔 시기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평가원 모의고사이기에 여러 감정들이 몰려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고요.

특히 실수에 대한 두려움, 성적에 대한 압박감, 목표와 먼 현재에서 오는 괴리감 등 아마도 긍정적인 부분보다 걱정으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 생각해요. 주변에서 들어보면 이때가 또 수시원서 기간이라고 말하더라고요. 더운 여름에 지쳐 슬럼프가 오는 분들도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 생각하고요. 

이러한 힘듦과 함께했던 무더운 여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이라 견뎌내실 수 있으셨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느새 저녁에는 바람이 불어와 시원함이 느껴지고 낮에도 그늘에 들어가면 살만한 계절이 왔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수능에 정신없이 달려가다보면 어느새 또 한 시기가 지나가 있을 것 같네요. 여려분이 마지막까지 힘낼 수 있도록 글로나마 함께하겠습니다. 저희 멘토들의 글로 잠시나마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네요.

[진짜 어려운 것은 수능 문제가 아니다]

수능을 끝내고 대학생활을 하다보면 그래도 명확한 답이 있던 수능 문제들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대학교라는 작은 사회지만 그래도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듣게 되는데요. 답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들이 많습니다. 누군가의 연애 문제부터 가정에 관한 이야기 미래에 대한 고민 등 어쩌다보니 그런 이야기들을 듣게 될때면 조심스러운 조언을 건네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여러분들의 가장 큰 고민도 수능 문제 그 자체에 있다고 하기 보단 수능과 연관된 여러가지 관계에 관한 문제, 미래에 대한 걱정, 불확실성에서 오는 두려움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를 해결할 수 있다면, 아니 조금이라도 잠재울 수 있다면 수능 문제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제가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됐을 때 조심스럽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여러분들은 여러분 자신을 알지 못합니다]

축약해서 관계 그리고 미래에 관한 문제들은 사실상 가치 판단에 가깝습니다.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그 문제를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마주한 상황에 따라 선택지의 가치가 변하기도 하여 정확히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 선택지의 가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때가 즉 평가하지 못해 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가  발달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혼란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안정기에 접어들게 되면 판단에 자신이 생기는데요. 그 판단이 옳든 그르든 그 시점에서 자신이 부여한 가치에 따라 판단을 했기에 후회할만한 건덕지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혼란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 자신을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마다 특정한 무언가에 부여하는 가치가 다르기에 자신은 어떠한지 아는 것 그것이 판단에 자신을 불어넣어주고 자연스럽게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떠오르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많이 들어보셨을 메타인지와는 많이 다릅니다. 메타인지가 자신이 특정 무언가를 제대로 아는지에 대한 사람의 인지 능력이라면 방금 제가 이야기한 것은 자신을 아는지에 대한 인지 능력에 가깝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떠한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인지, 어떠한 성격 유형의 사람을 좋아하고, 어떠한 결을 가진 사람과는 자신이 맞지 않는지 자신이 겪은 경험에서 추출할 수 있는 자신에 관한 모든 정보의 집합 저는 그것이 자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자존감 역시 자신을 알고 그를 이해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인지하고 그것 역시 나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 존중과 사랑으로 대하는 것 거기서 출발하지 않나 싶네요. 

물론 이렇게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이후에 다른 경험들을 하게 되면 가치들이 조정되고 생각들이 바뀌게 되면서 다시 혼란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인간을 안정기와 혼란기를 반복하는 순환형 인생을 살다가 간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죠.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이 굳어지고 가치들이 변화하지 않는, 즉 경험을 충분히 쌓아 경험이 쌓은 성들을 그 이후의 경험들이 변화시키지 못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죠. 아무쪼록 자신을 알려고 시도하는 것, 질문하고 돌아보며 반추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수능은 인생에서 중요한 경험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수능은 그 결과보다 과정이 여러분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연스레 감정의 밀도가 높아지고 또 한계의 상황에 마주하게 되면서 여러분들의 기존 가치를 바꾸고 여러분들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대학교 진학에 있어서, 수능 이후 앞으로의 세상에 있어서 자신이 어떠해야 할지를 선택하는데 자신이 지금 어떠한 사람인지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능 문제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분들의 삶을 조금 더 넓게 보면서 수능이 후에 자신에게 어떠한 경험일지 생각하며 지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알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 지금 시점에서 필요하지 않나 조심스레 조언해봅니다. 

위의 이야기들 역시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이고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기에 여러분들의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참고를 해도 좋고, 비판을 해도 좋으니 여러분들의 정답은 무엇인지 한번 찾아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될 것 같네요. 글이 길었습니다. 9모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네요. 9모가 여러분들의 수능에 귀중한 경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더운 여름 공부하느라 수고 많으셨고 마지막까지 자신의 속도에 맞춰 달려가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