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태연입니다.

겨울방학도 반 정도 지났는데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제주도에서 실컷 놀고 한라산도 다녀오고 신춘문예 작품들도 읽으며 수능 끝난 고3보다 더 열심히 노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름트레킹 수업 끝난 뒤로는 학교 VC 캠프도 다녀오고 스노보드도 타고 봉사활동 다녀오며 바쁘게 살다 현재는 설을 맞아 본가에 왔습니다.

자투리 시간 내서 공부하고 독서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도 고생하는 여러분을 생각하며 눈 딱 감고 시작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또 막상 하면 오히려 시간이 부족해서 늦게 책상에 앉은 제가 밉더라고요.

물론 바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는 게 정석이긴 하다만, 오늘은 의외로 도움이 되었던 제 습관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대로 따라하라는 건 아니고, 어떤 부분이 공부나 생활습관에 적용해보면 좋은 부분일지 살펴보며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노래 들으며 공부 시작하기입니다. 공부할 때 음악 들으면 집중 안 되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여기서 핵심은 '시작'입니다. 저는 완벽주의를 버리고 일단 편하게 시작하기 위해 공부 초반에는 유튜브를 켜서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책을 폈습니다. 한두 곡 좋아하는 노래 듣다 보면 읽던 내용이 눈에 안 들어오니 방해되어 저절로 끄게 되더라고요. 절제를 못 하고 끝까지 노래를 듣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수학 같은 과목보다는 탐구나 국어 과목으로 공부를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특히 휴식 후 멍 때리는 시간을 없애기 위해 노래 들으며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어느새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두 번째는 상상의 경쟁 상대 만들기입니다. 저는 확신의 n이라... 이 정도면 인생과 꿈이 구분이 안 되는 수준인데요. 실제 친구들에게 경쟁 의식을 과도하게 갖는 건 좋지 않고, 과거의 나와 경쟁한다는 추상적인 생각은 효과가 없으니 상상의 상대를 만드는 겁니다. 나와 같은 날 내신 혹은 수능을 보는 상대를 상상하고, 계획표대로 열심히 사는 상대가 내가 쉬고 있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그런 친구가 정말 실제로 있을 것 같아 조급해져 저절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됩니다. 이게 효과가 있어? 하지만 저에게는 은근 도움이 되었던 습관입니다. 나태하고 아는 것만 복습하는 나의 모습을 상상의 상대와의 비교를 통해 객관적으로 직면하게 되고, 공부가 끝나면 그 상대보다 열심히 했으리라는 뿌듯함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탐구 과목이나 한국사 공부에 해당하는데, 책마다 단권화하기입니다. 저는 국어를 비롯한 문과 과목 내신에 이 방법을 썼습니다. 좀 모순적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단권화의 원 목표는 산발적인 자료와 필기를 책 한 권에 통합하여 공부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니까요. 그러나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과 스스로 손으로 쓰며 필기를 하는 것은 기억력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내용이 많다면 타자를 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저도 실제로 타자를 쳐서 패드에 옮긴 후, 형광펜을 치거나 패드 글자 위를 칠해 빈칸을 만들어 하나씩 채우며 공부하였습니다. 저는 같은 내용을 책에도, 학습지에도, 문제집(수능특강 등)에도 전부 단권화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쓰면서 저절로 암기가 되었습니다. 단권화를 한 번만 한다면 처음에는 그냥 받아적고 나중에는 눈으로만 쓱쓱 읽어 저절로 빨리 넘어가게 되어 내용 이해에 구멍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부법은 특히 내신에 효과적이니 수능 시험에서는 적절히 취사선택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수능 과목의 경우 밑줄을 그으며 공부했습니다.

여기까지 제 의외의 습관들이었습니다! 

저도 설날에 여러분과 함께 열공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망/나석중

오늘은 어떤 꽃을 만날까

하늘은 개었고 마음은 설렙니다

나와 모르는 한 무리는 저쪽으로 가지만

나는 홀로 이쪽으로 가봅니다

저쪽의 풍경은 어떨지 자문하는 사이

인기척이 끊길 만한 곳에 꽃이 피었습니다

꽃은 누굴 기다리는 힘으로 핍니다

기다린다는 게 희망이지요

겨울 학교는 뭔가 신입생들이 와서 그런가 3월 같은 느낌입니다. 학교 사진이 없어서 이번에는 한라산 사라오름 사진으로 대체해요. 입시 끝나고 꼭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