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재균입니다. 이제 제가 칼럼을 쓸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금까지 저는 국어, 경제, 정치와 법 등 각종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및 제가 대학에서 배운 경제학에 대해 주로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고등학교 3년간 공부해 온 과정은 써 본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알려드리면 좋을 것 같아 오늘은 학년별로 제가 공부했던 방식을 주제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특히 저는 정시와 수시를 모두 챙겨 보았기 때문에, 제가 고등학교 3년간 정시와 수시의 비중을 어떻게 설정했는지에 집중해서 작성해 보았습니다. 다음 학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제 글이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1학년

  1학년 때는 내신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각 시험마다 4주 정도를 시험 기간으로 잡았습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는 비록 유명한 학군지에 있기는 했지만, 근처 다른 학교에 비해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적었고, 모의고사로 봤을 때는 전국 평균 정도 되는 고등학교였습니다. 이렇게 매우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내신에 수능형 문제나 외부지문 등 평소 실력으로 풀어야 하는 문제보다는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을 어느 정도 암기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가 많이 나옵니다. 따라서 저는 교과서와 해당 교과서의 자습서 내용을 외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고, 이를 통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 2학년

  2학년 때도 1학년 때처럼 내신 준비를 했지만, 이때부터는 수능 공부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능이라는 시험은 시행 초기에는 각 과목에 대한 많은 분량의 지식을 얕게 알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간단한 자료를 해석하는 것을 중시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교육과정의 분량이 줄어들면서, 요구하는 지식의 양은 매우 적어진 반면, 자료 해석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국어는 처음 보는 지문의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문학에 대한 공감 능력과 작가에 대한 지식이 꽤나 큰 도움을 주었으나, 이제는 문학도 비문학화가 진행되어 작품의 예술적인 의미보다는 작품의 표면적인 내용과 행간에 숨겨진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수학도 범위가 줄어들어 주어진 조건을 해석하는 데 필요한 도구가 늘어났으며, 탐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저는 2학년 중 내신을 하지 않는 기간에는 항상 기출 문제를 통해서 수능의 각 과목에서 필요한 자료 해석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시험에 처음 접근할 때는 항상 기출 문제를 다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설은 기출을 따라갈 수 없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사설 문제를 풀었을 때 더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2학년 동안 기출 문제를 풀어봄으로써 수능에서 요구하는 자료 해석 방식을 대략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2학년 때는 경제학부에 진학하기 위해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1학년 때는 생기부에 경제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과학, 인문학 내용이 있었는데, 2학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경제학 관련 내용을 많이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1학년에서 2학년으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경제원론의 내용을 살펴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관심 있는 주제를 찾아서 보고서를 쓰거나 발표하는 방식으로 생기부를 채웠습니다.

-3학년

  3학년 1학기가 시작될 때쯤에는 수능 기출을 어느 정도 다 본 상태였습니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교육청, 사관학교, 경찰대 기출까지 살펴보며 문제풀이에 있어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훈련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특히 수학은 몇 가지 중요 주제를 푸는 데 유용한 도구를 익혔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 10월 정도에는 거의 대부분의 자료 해석 도구를 알게 되었고, 각 과목마다 문제 푸는 방식을 고정할 수 있었습니다.

  3학년은 본격적으로 수시로 지원할 대학을 정하고, 그 대학에 맞게 생기부를 채워 나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2학년 때까지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을 볼 때 서울대를 쓸 수 있는 것이 확정적이었기에 3학년 때는 서울대에서 선호한다고 알려진 독서 내용을 생기부에 넣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독서 활동은 대학 입시에서 제외되었지만, 생기부의 다른 영역에 읽은 책과 그에 관한 제 생각을 넣을 수 있고, 이것이 오히려 자신의 관심사를 보이는 데는 더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실제로 면접에서 생기부에 있던 『거대한 전환』에 대해 질문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결과

  이렇게 공부한 결과 저는 수시와 정시 양쪽에서 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균형전형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 합격했고, 수능에서는 언어와 매체, 미적분, 경제, 정치와 법을 선택하여 총 다섯 문제를 틀렸습니다. 수시로 서울대에 들어왔지만 정시로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을 받았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이기도 합니다. 

  사실 수시와 정시를 다 챙기는 것이 힘든 일이기는 합니다. 벌써 1학년, 2학년 성적이 나온 분들께서는 이미 수시로는 원하는 대학에 가기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서는 저처럼 3학년까지 내신을 챙기시기보다는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입니다. 다만 아직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시거나 수시로 진학할 마음이 있으시다면 제 글을 읽고 정시와 수시를 모두 고려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다들 다음 학년도에 원하는 만큼 성과를 거두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