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20기 경찰대학 1학년 임정언 학생입니다.

올해도 다시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찾아왔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매년 맞는 똑같은 설날이지만, 매 설날마다 제가 맞는 마음가짐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먼저 22수능을 준비하던 고3 때의 설날은 긴장감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때 고향에 내려가는 것도 마다하고 1월 1일부터 설날까지 매일 독서실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공부했던 것 같네요. 21년도 설 전날, 독서실 휴게실에 앉아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내가 남들보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는걸까?’

‘노력과 결과는 비례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론 완벽하게 비례하진 않습니다)’

‘그냥 대학 어디든 한 번만 붙여줬으면 좋겠다.’

당시에는 경쟁적인 고등학교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한 해만이라도 대학 생활을 하면서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함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반대로 23수능을 준비하던 재수 때의 설날은 참 애매하던 시기였습니다. 이미 한 번 입시의 아픔을 겪고 남들보다 1년 더 하는 만큼 무조건 더 뛰어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했거든요. 그러면서도 본격적인 재수 시작 전 놀 수 있을 때 놀아야 한다는 마음이 공존했고, 미리 개념을 떼놓고 가야 재종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 거라는 불안감이 공존했습니다. 고3 때는 재수생이 무슨 도 닦는 신선이나,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은 존재처럼 느껴졌었는데, 실제로 재수를 해보니 결국 재수생도 1번의 실패라는 트라우마만 남아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고3이나 다를 바가 없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저는 놀기와 공부하기의 병행을 선택했었고, 이 시기에 한 것들 중 재수 생활을 하면서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취사 선택해 칼럼에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재수 때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서, 삼반수 때의 24수능 준비는 좀 늦게 시작했습니다. 재수 때 했던 것들을 리마인드하는 수준이었고, 의욕만 앞서던 재수 때보다는 훨씬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가지면서 개념강좌를 듣고 커리큘럼을 짰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경험이 생기면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수능을 대비한 이 시기에 배운 내용들에 대해서도 조금 다루고자 합니다.

그리고 적다보니 연계 공부법에 대한 비중이 높아져서, 연계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할지 감이 안 오는 고3 친구들도 이번 칼럼을 눈여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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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격적인 수능 공부 시작 전, ‘공부 아닌 공부’ 하기

저는 22년 2월 13일에 기숙학원 정규반에 입소했습니다. 벌써 3년 전인데도 이렇게 생생한 어제와 같네요. 만약 그때를 기준으로 본다면, 오늘은 입소가 약 2주 정도 남은 시점이겠네요. 이미 우선선발반이나 독학 등으로 1월부터 수능공부를 시작한 친구들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시 우선선발반부터 공부하면 일찍 지치기 때문에 별로다 등의 얘기도 들었는데, 경험 상으로는 반수반 정도를 제외하면 우발 친구들이나 정규 친구들 모두 9평 이후부터 힘겨워하는 건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정규반과 우발반은 9평 전후에 슬럼프가 오고 10월 정도에 젖먹던 힘을 쥐어짜내면서 머리가 맑아지는데, 반수를 할 때는 체력 저하의 시기가 수능 직전에 와서 더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제가 재수 시기 정규반으로 들어갔던 이유는, 본격적으로 학원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문풀과 수업 복습 위주로 자습 시간이 돌아가기 때문에 인강 베이스를 다져놓을 시간이 부족해서였습니다. 학원 수업을 듣다보면 자습시간이 부족해져서 수업 진도를 따라감과 동시에 작년에 공부하던 내용들을 리마인드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미리 개념을 다지고 학원 수업을 듣다보니 따라가기도 편해지고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대부분 분들이 메가패스를 구독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럼 아마 가만히 앉아서 인강을 듣는 것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더라도 실제 ‘공부 시간’에 포함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아실 거에요. 가령 현우진 선생님의 ‘뉴런’의 경우, 처음 뉴런을 들었을 때 사용되는 여러 문제풀이 툴들(삼차함수 비율관계 등)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여기서 인강을 듣고 “음~”하는 수준에서 끝나면 나중에 모의고사에서 뉴런 책에 실린 예제 이상으로 살짝만 변형되어도 인강에 실린 범위 외의 사고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강에 나온 개념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인강 문제 속 키워드 몇 개만 중복되고 나머지는 변형된 문제들까지 바로 응용해서 풀어낼 수 있도록 유사 유형을 반복해서 풀어보는 ‘공부시간’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강 보는 시간을 공부 시간에 포함시키지 않는 분들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이 시간이 공부를 아예 안 하는 시간도 아니고, 학교 수업을 듣는 것처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맞기에 저는 이 시간을 ‘공부 아닌 공부’ 시간이라고 지칭하고 싶습니다.

인터넷 강사 분들과, 학원에서 듣는 현강 강사 분들의 강의가 뒤섞이게 되면 혼란스럽고 헷갈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강사 분들의 스킬과 도구를 내 것으로 만들기 전, 개념 강좌를 1회독 하는 시간을 개강 전 미리 하는 것을 추천 드리는 이유입니다.

개인적으로 추가적으로 문제 찾아서 풀 필요 없이, 앉아서 부담 없이 들으실 수 있도록 추천 드리는 강좌 모음입니다.

<국어>

강민철t 강민철의 기출분석

: 기본적인 읽기 툴들을 상기시킬 때 가볍게 듣기 좋습니다. 복습 위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김동욱t 일클래스

: 작년 수능 이후 놀면서 굳은 머리를 풀어주기 좋습니다. 예습 위주로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이원준t 브레인크래커 기초

: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2강부터 자투리 시간에 밥 먹으면서 보면 정말 진국입니다. 중간중간에 화면에 문제를 띄워주시는데, 이때 잠깐 화면 멈추고 머리로 풀어본 후 선생님의 풀이와 답을 맞춰보면 나중에 지문 읽을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수학>

현우진t 뉴런

: 워낙 압도적이기도 하고, 대체재가 없습니다. 추천 드립니다.

2. 탐구 개념 공부하기

(이 단락은 문과 기준으로 서술되었습니다.)

문과 탐구 공부는 암기 위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나머지 국영수 과목과 상당 부분 동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건지 나중에 수능이 임박해서 탐구 공부를 하려면 괜히 손해 본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만약 올해 처음으로 하는 탐구 과목이라면, 암기 위주로 돌아가는 과목 특성상 n회차 공부하는 n수생들에게 정말 뒤처지게 됩니다. 특히 제가 그동안 봐왔던 정말 뛰어난 현역 친구들 중 정시로 대학을 한 번에 가지 못한 친구들은 대부분 탐구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3 때 항상 올 1등급을 받고 평가원 모의고사 만점을 맞던 친구가 수능날 11134 성적표를 받아온 것은 아직도 충격적인 일화입니다. 물론 이런 친구들이 재수 때는 모두 빠짐 없는 완전체 괴수로 돌아와 수능을 박살 내긴 합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이 현역 탐구 영역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던 이유는 부족한 공부량과, 6, 9에 비해 표본이 높아지고 신유형이 출제되는 수능 탐구 영역에 대비하지 못하는 탓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고3 친구들은 3월, 4월 모의고사를 거치다 보면 국어, 수학에서 부족한 부분에 정신이 팔려서 학기 중 탐구에 신경 쓰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탐구 개념은 힘들이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는 만큼, 개념 인강(제가 들었던 이기상 선생님의 경우, 이것이 개념이다 등)을 추천 드립니다.

반면에 탐구 n회차에다가 지난 수능에서 백분위 98 이상을 받으신 n수생 분들은 학원 수업 등으로 개념을 충분히 따라갈 시간이 되고, 개념은 문풀이나 수특 연계로도 충분히 리마인드가 됩니다. 그렇기에 개념 강좌보단 부피가 작은 강좌, 또는 후술할 수능특강 공부를 추천드립니다. 쌍지리를 했던 저는 재수 1월~2월에 개념이다 전체를 훑었지만, 삼수 때는 그 정도까진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이것이 만점 복습노트다(이만복) 1회독으로 끝내고 바로 문풀로 들어갔습니다.

여담이지만, 댓글을 보다보면, 자주 보이는 질문 중에 하나가

‘국어 공부시간 비율 공통:선택 0:0으로 해도 괜찮을까요?’

‘하루에 탐구 공부시간 n시간 정도면 괜찮을까요?’

등인데, 이는 그만큼 국어 선택과목과 탐구 과목이 수능 공부에 있어서 참 정의하기 힘든, 애매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질문들이 달리면 최대한 그 분의 사정에 맞춰서 조언을 해드리곤 하지만, 이 비율 문제로 나중에 곤란을 겪지 않으려면 재수 초기에 미리 감 유지에 따라 심하게 요동치는 과목들보다는 쌓인 공부량에 비례해 정직하게 성적이 올라가는 과목들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수능특강 연계 공부

(마침 이 글을 지금 카페에서 쓰고 있는데, 제 옆 자리 학생이 수능특강 문학을 풀고 있네요.)

수특 연계 공부는 너무 과도하게 하거나, 너무 안 하거나 둘 중 하나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이 중 국어 연계의 경우, 미리 과도하게 하다 보면 연계 비율이 특히 높은 6평 때 실제 실력보다 점수가 뻥튀기되어 진짜 수능 실력이 그 정도인 것 같은 착시현상이 발생합니다. 사실은 연계 효과로 시간이 단축되고, 배경지식을 가지고 들어가서 시험 시간에 우위를 본 것인데도 말이죠. 이때 고3 때의 저처럼 자만한다면 22수능처럼 연계 효과가 전혀 없는 불국어를 맛보고 그대로 재수빔을 맞으실 수 있습니다. (ㅠㅠ)

반대로 연계 공부를 전혀 안 하는 친구들도 보았어요. 하지만 수특 문학은 꼭 한 작품씩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예측 가능한 요소에 대비할 수만 있다면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있다면 공부량입니다. 수특, 수완 독서 문학 다 합치면 지문과 작품 수가 백 단위가 넘어가는데, 여기서 꼴랑 두 세 작품이 나오고 그마저도 간접 연계면 사설 모의고사로 접하지 않는 이상 체감 효과가 없습니다. 수능에 나오지 않는 작품을 공부할 시간이 아까워 이를 버리는 것도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겨울에, 정오에 목매지 않고 배경지식을 쌓는다는 느낌으로, 양질의 문제들을 풀기 전 미리 자동차에 시동을 건다는 느낌으로 공부할 수 있는 수능특강을 추천 드립니다. 가끔 수능에서라면 오답 시비가 걸릴 듯한 문제들이 섞여있고, 선지 판단 논리가 수능에 약간 벗어나기도 해서 수능이 임박한 시기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할 때 EBS를 풀려고 하면 실력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느낌, 뭔가 목에 턱턱 막히는 느낌에 숙제처럼 느껴져서 차라리 시간이 많을 때 푸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또 혹시 경찰대나 사관학교를 준비하신다면 문학 작품 연계가 정말 정직하게 이루어져서 꼭 풀어보셔야 합니다. 고3 학생들은 이전 해의 연계 작품들을 잘 모르니 인지하기 힘들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웬만한 사설보다 연계 효과가 크게 느껴졌고, 24 경찰대를 준비할 당시에도 22, 23 기출을 풀다보면 1, 2년 전 공부했던 그 당시 연계 작품들이 바로바로 기억나면서 점수가 뻥튀기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웬만한 수능특강 다 풀어본 제 기준으로 연계 효과가 ‘있긴 있었다’라고 하는 것은 국어 독서와 문학, 언어, 수학 도형 파트와 확률과 통계, 탐구 영역 정도였습니다. 그 중 연계 공부가 수능 성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 과목은 국어 문학과 탐구 정도였습니다.

제가 고3 때 가장 헷갈렸던 게 연계 공부 관련 파트였어서, 일단 아래에 핵심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만 담아봤습니다! 사람마다 연계 수준에 느끼는 바에 편차가 있을 수 있고 수특, 수완을 풀어보고 실제 수능을 쳐봤을 때의 후기나 리뷰 격이니, 맹신보다는 참고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어>

1) 독서: 수능보다는 사설 모의고사 풀 때(...) 점수에 영향을 줍니다. 사설 모의고사는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고 나중에 ‘저희 연계 적중했습니다!’ 때 지목할 소재를 만들기 위해 과도하게 독서 연계를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이때 출제가 예상되는 소재들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여러 회사의 사설을 풀다 보면 각 회사마다 무조건 내는 지문이 몇 개 존재할 겁니다. 이건 지금은 아니고 수능이 임박했을 시기의 이야기지만, 사설 모의고사에서 계속 반복해서 나오는 소재의 지문을 골라서 확인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옛날에 브레턴우즈로 한 번 데인 후로 수능에서 계속 사설에서 반복해서 출제되는 메이저 소재를 피하는 경향도 느껴져서, 요즘 기준으론 지문 가리지 말고 모두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6, 9평은 그와 상관 없이 메이저한 소재가 나옵니다.)

2) 문학: 말이 필요 없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전시가의 중요 작품들은 보면 바로 어느 파트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외워놓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은 어차피 처음 보는 파트가 나와서 굳이 수특을 다 안 풀어도 줄거리와 등장인물만 알아두면 될 것 같습니다. 현대시는 해당 시의 주제의식과 표현기법이 쓰인 파트들을 챙겼습니다. 돌이켜보면 윤동주 선생님처럼 유명한 시인의 작품은 직접연계보다는 EBS에 ‘쉽게 씌여진 시’ 같은 메이저 작품을 내놓은 후 간접연계로 출제되었으며, 실제 직접연계되는 시는 비유, 대구 범벅으로 출제요소가 많은 시보다는 사설에서도 잘 안 다뤄진 생소한 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따라서 지나치게 연계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시를 해석하는 능력도 함께 기르셔야 합니다.

다만, 문학 연계는 풀이보다는 암기 위주라 다른 수능 공부와 동떨어진 느낌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계 강좌로 유명한 엄선경 선생님이 강조하시듯, 겨울방학 지금 이 시기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3) 선택과목: 화법과 작문과 매체는 사실 연계효과를 못 느꼈습니다. 특히 매체는 수특에서 나온 신유형이 평가원에 출제된다고는 들었는데, 퀄리티 높은 일러스트와 함께(...) 수준이 높아져서 나와서 사실상 의미가 없고, 보통은 사설 모의고사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가 줘서 더더욱 의미가 없었습니다. 언어의 경우는 연계서보다는 자습서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퀄리티도 높고, 허를 찌르는 문제도 많았습니다. 다음 해가 되면, ebs에서 “작년 수능에선 이게 적중했습니다!”라고 홍보를 하는데, 제 개인적으론 ‘이런 문제도 있었구나’의 수준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을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참고만 해주세요!

<수학>

1) 공통: 공통과목에서의 연계는 국어와 마찬가지로 6평 때까진 크게 느껴집니다. 특히 도형이나 그래프처럼 시각화 자료가 있는 문제를 미리 훑고만 들어가도 바로 시험장에서 똑같은 그림이 보입니다. 하지만 수능에선 그렇게까지 연계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BS 전체를 풀지 않아도 학원 선생님이나 수능 전 사설 모의고사에서 뽑아주는 연계 소재들만 대비하여도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2) 확률과 통계: (미적분과 기하는 공부해본 적이 없어, 확률과 통계를 중심으로 서술되었습니다.) 확률과 통계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자습서로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확률과 통계는 미적분보다 부족한 수요에 따라서 공급도 부족한데, EBS로 양질의 문제를 많이 공급 받아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수능특강에 나오는 단원별 최고난도 문제들은 실제 수능 대비 난이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가 어려운 접근법 때문이라면 학습의 차원에서 풀 가치가 있지만, 대부분 푸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단순 노가다라서 어렵습니다. 따라서 무리수를 두는 문제를 모두 풀어내는 것에 미련을 가지지 않는 것이 마음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그 전까진 확통 연계를 공부하지 않았는데, 선택과목 ebs 연계 교재를 모두 푼 24수능에서 “어, 이거 비슷한 문제 연계 교재에서 봤었는데!”라고 소리칠 수 있는 파트가 몇 개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의 3점 문제~서술형 29번 수준이라 연계 공부 없이도 풀 수 있어 의미가 없었습니다. 정작 킬러는 처음 보는 곳에서 나오더라고요. 국어는 쉬운 곳에서 출제되어도 지문을 안 읽어도 되어서 시간 단축의 의미가 있는데, 수학은 풀이 과정도 똑같이 거쳐야 해서 더욱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저라면 시간 여유에 따라 취사 선택을 할 것 같네요.

<영어>

개편 전 21수능까지는 지문이 똑같이 출제될 정도로 연계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22수능 때 영어 지문을 내신으로 다루면서 달달 암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막상 개편된 수능을 뚜껑 열고 보니, 수특 수완 영어 지문을 전부 암기하는 수준으로 공부했었는데도 연계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연계교재를 시험 범위로 한 국제고 3학년 영어 내신에서 1등급 받던 검머외 친구들이 그 해 수능 2등급 받는 것도 봤습니다. 만약 풀고자 하신다면 연계 공부를 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자습서로 접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퀄리티는 여전히 좋습니다.

<탐구>

(이 단락은 문과 기준, 그 중에서도 지리 선택자를 기준으로 서술되었습니다.)

제가 시험을 쳤던 지리 기준으로 서술하자면, 생각보다 연계율이 많이 높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잘 모르는 사실인데, “뭐 이런 것까지 내!”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것들은 사실 그 해 EBS 교재에서 선지 1~5번 중 한 번이라도 나왔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평가원에서 지리 연계교재를 잘 안 본다는 사실을 저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약 본인이 ‘상식으로 풀기’, ‘이해로 풀기’로 고정 1등급을 받는 지리덕후가 아닌, 후천적으로 습득한 수험지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만점을 노리신다면 수특, 수완에 나오는 그래프와 통계 순위, 선지 정도는 외워가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1등급에 목매지 않는다면 유명 커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억하셔야 할 것은, 여러분이 알고 계신 그 커리는 체감상 대부분의 지리 선택자들이 선택하고 공부합니다. 하지만 1등급 비율은 노력과 상관 없이 언제나 4%로 정해져 있습니다. 최근 많은 친구들이 지리를 떠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기상 선생님 커리를 타는 90%의 수험생 중, 또다시 5% 정도 안에 들어가려면 나머지 85%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이셔야 합니다. 그 과정이 저는 바로 남들이 안 챙기는 연계 내용까지 꼼꼼히 챙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개념 교재에서 전세계 가축 사육두수 순위만 나왔을 때, EBS 연계 교재에 남아메리카 국가들 간의 가축 사육두수 순위라는 새로운 그래프가 나오고, 이것이 한 번도 모의고사에서 다뤄진 적이 없다면 출제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 평가원에서 채소 생산 ‘비율’ 관련 그래프만 나오다가, EBS에 나오는 문제의 선지에서 갑자기 ‘채소 생산량은 전남이 1등’이라며 양적인 내용을 체크하는 선지가 새롭게 등장한다면, 그 선지가 문제로 발전하여 그 해 수능에서 신유형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죠. 연계 공부하면서 이런 부분들을 체크하시면 됩니다. 다만, 통계년도를 잘 체크하시고 비율 통계인지 총량 통계인지를 짚고 넘어가셔야 수능에서 통계가 변형되었을 때 어이 없는 실수로 발목 잡히지 않으실 거에요.

탐구는 기출 만점 맞는 것보다 수능 만점 맞는 것이 훨씬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해 개념 강좌에서 이전 수능에 나왔던 킬러 소재들을 다 업데이트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킬러의 답을 이미 알고 푸는 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친구들이 결국 수능에서 미끄러지는 이유는 결국 수능은 처음 보는 문제가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지리뿐만 아니라 모든 탐구 과목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기출에는 처음 보는 문제가 안 나옵니다. 기출이 되는 순간 ‘이미 나왔던 소재’인 것이고, 강사 분들이 이 소재를 다 대비해주십니다. 하지만 수능은 결국 처음 보는 소재를 대비해야 모든 문제를 맞힐 수 있고, 이 첫 단계가 탐구 연계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4. 언어와 매체 인강

화법과 작문 선택자는 상관 없지만, 언어와 매체 선택자 분들은 지금 인강을 들으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제 12월 칼럼이었던 ‘화작VS언매 칼럼’을 참조해주세요! 문제집은 ‘다담 300제’를 추천합니다.

5. 6월까지의 커리큘럼 계획하기

보통 사람들이 이맘때쯤 연간 커리큘럼을 미리 생각해두는데, 저도 한때 1년 단위의 계획을 미리 짰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아무리 열심히 계획을 세워놓아도 ‘평가원 모의고사마다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것이 제 결론이었습니다.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고 나면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가 번뜩 보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의 학습 비중을 높이고 여러 강의들을 골라 들으면서 커리를 완전히 갈아엎는 과정이 반복되었습니다. 실력이 향상되는 속도와 과정도 과거의 내가 함부로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커리큘럼을 3월 모의고사 전, 4월 모의고사 전 이렇게 모의고사 단위로 끊어서 대비했습니다. 모의고사 전까지 내가 부족한 부분들을 과목별로 정리하고, 모의고사가 끝나고 나면 부족한 부분들을 정리하여 새로운 학습계획을 정리하는데 반영하는 식이죠. 특히 큼직한 계획은 평가원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효과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짧게만 생각하면 나무를 보다가 숲을 못 볼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 부족할 시간을 생각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살아가다 보면 커리큘럼이 늘어질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에, 6평까지의 윤곽만 대충 잡아둔 후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짧은 단위로 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6. 목표 대학 정하기

마지막이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목표를 정해두면 동기부여도 되고, 부족한 만큼 열심히 하게 되면서 수험생활을 끝까지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여담이지만, 요즘 저는 ‘꿈이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만난 한 유명 대학의 교수님께서 제게 ‘네 나이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값이든 지불할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해외 유학까지 다녀오시고, 명문대의 교수로 자리 잡아 사실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 지위에 계신 분이었는데도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 제 자리를 부러워하셨던 것이죠. 반대로 저는 그 분의 이상적 삶을 동경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그 이유를 여쭤보니,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궤적이 크게 바뀔 수 있는, ‘꿈’을 가질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제가 느끼는 경찰대학 생활의 큰 장점 중 하나도 안정된 환경에서 ‘꿈’을 가질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주변 일반 대학의 친구들을 보면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나 경찰대는 정말 어떠한 현실의 장애물도 없는 온실 같은 학교에 안주하지만 않는다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려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대학으로의 진학이 꿈으로부터 한 걸음 멀어지는 과정인 친구들도 존재합니다. 특히 학교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과 쪽에서 그런 현상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떤 꿈이든 가질 수 있는, 대입이라는 과정은 정말 인생에서 가치 있고 소중한 시기라고 생각해요. 이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가 가질 수 있는, 원하는 꿈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제가 목표를 정할 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실에 부딪히는 것은 나중에 진짜 그 벽을 마주했을 때 해도 늦지 않으니, 지금 누릴 수 있는 ‘꿈’이라는 자산을 마음껏 누리라는 것입니다. 많은 친구들이 지금 이 시기에 모의고사 성적, 작수 성적 등을 고려해 현실적인 목표를 잡습니다. 그런데 목표가 쉬우면 달성이 쉬운 만큼 노력의 투자도 적어지게 되고, 결국 그 목표마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미련 가지지 않도록 꿈은 높고 크게 잡으세요.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것이며, 꿈과의 간극이 클수록 그 간극을 매꾸기 위한 노력의 정도도 커지면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성공했다’라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재수와 삼수를 돌이켜보면, 과정은 힘들었어도 목표가 아닌 대학에 진학한 다른 친구들보다 ‘꿈’ 하나는 정말 크게 가질 수 있어서 기뻤던 것 같아요. 아까 말씀드린 그 교수님의 이야기처럼,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궤적이 크게 변하는’ 이 시기를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장은 눈앞에 닥친 대입이 막막했지만, 그만큼 스스로가 무궁무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기가 없었거든요.

여러분은 미래가 있다는 점에서 누구보다도 가치 있는 사람이 될 기회가 있습니다. 올해의 결과에 여기 있는 30여명의 멘토 친구들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 될 수도 있죠. 여러분 모두가 성공이라고 느끼는 가치에 기대어, 큰 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그럴 자격이 있고, 이번 수능이 지나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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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제가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모두 말씀드린 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앞서 말씀드린 사항들을 요약해보면, 이 시기에 크게 1) 수능 기초를 다지는 공부, 2) EBS 연계처럼 수능 대비에 필수적이지만 막상 공부하려고 보면 시간 아까운 것들, 3) 1년의 계획 세우기 정도를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능이 닥친 추석은 제대로 누릴 수 없으니 사실상 수능 전 마지막 민족대명절인 설날과, 연초의 이 시기를 풍성하고 따뜻하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두, 원하는 목표를 전부 이루는 한 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