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 김동은입니다. 제가 수험생이던 시절 힘들었던 순간들을 돌아보면, 그중 하나가 재수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고등학생 때와 별다를 것 없이 아직 국영수를 공부하고 있는데, 먼저 대학에 간 친구들은 행복한 대학 생활을 누리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들을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당시에는 정말 부러웠어요.

그때의 저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험생으로서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으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경계’는 어디까지인가요? 남이 정한 경계는 나를 가두지만, 내가 정한 경계는 나를 규정합니다. 이는 끝이나 한계가 아닌, 나의 정체성을 세우는 표시입니다.

수험생활 중 ‘대학생활’은 나의 경계가 아닙니다. 술 마시고 밤늦게까지 노는 것, 과잠을 입고 자유롭게 캠퍼스를 누비는 것. 이것들은 수험생이라는 경계 너머의 것들입니다. 관심은 가질 수 있어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탐하며 나를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대학에 오게 되면 나의 경계를 어디까지 정해야 하는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학창 시절보다 행동반경이 몇 배는 넓어진 만큼 고민거리도 많아지고, 그만큼의 책임도 뒤따르게 되죠. 하고 싶은 일은 많고 기회는 곳곳에 널려있지만, 모든 것을 한 번에 붙잡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항상 포기한 것들이 아쉬워지게 됩니다.

포기한 것들에 미련을 두기보다 내 경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에 정성을 다하는 것. 결국 성장한다는 것은 경계 긋기의 연속이고, 그 과정에서 균형을 찾아 나가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대학생이 되어 방황기를 겪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전 단계인 수험생으로서는 ‘경계 정하기’에 있어 그 경계를 어디까지 그어야 하는지가 명확해 보입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뚜렷이 보이죠. 그러니 수험생활 중 한눈을 판다는 것은 ‘방황’이라기보단 ‘방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대학 가서 신나게 노는데, 나는 왜 이러고 있나.'

특히 n수생이라면 이런 종류의 생각으로 자존감을 갉아먹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정한 ‘수험생’이라는 경계 안에서 더 짙어질 수 있는 3-4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칼럼은 무슨 주제로 써야 도움이 될까 고민하다, 썼다 지웠다가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많은 일이 닥쳐와 늦었네요..! 다음 칼럼이 저의 마지막 칼럼이 될 듯합니다. 조만간 마지막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