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21기 목표달성 장학생 황인찬입니다.

이전 글에서는 입시 이후와 대학 입학 후의 제 생활에 대해 소개드리며, 마무리에는 캠퍼스 생활 중 찍은 사진 몇 장도 함께 올려드렸습니다.

확실히 이전 글들보다 조금 더 일상적인 내용이어서인지, 많은 분들께서 편하게 읽어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칼럼을 쓴 이후, 지속적으로 강박증에 대한 문의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답변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는
<강박증 완화 매뉴얼.pdf>
자료를 파일로 첨부해 드립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자유롭게 다운로드하셔서, 조금이라도 도움 받을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마주한 현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잡은 결심과 확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칼럼 이후, 많은 분들께서 외로움에 대한 고민을 메일과 댓글로 나눠주셨습니다. 외로움은 참으로 무거운 감정입니다. 그것을 고등학교 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홀로 감내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부라는 외롭고도 고된 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발걸음이 멈추고 마음이 흔들리는 날이 찾아옵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는, 흐려진 시야를 바로잡아 줄 ‘나침반’ 같은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그 나침반이 없다면, 우리는 방향을 잃고 먼 길로 돌아가거나, 애초에 원했던 목적지와는 전혀 다른 곳에 도달하게 되곤 합니다.

저에게 있어 그 나침반은 다름 아닌, ‘자신에 대한 확신’이었습니다.

그 확신은 매일같이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주었고, 결국은 대입이라는 오랜 여정의 끝에서 제가 원하던 자리까지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꼭 공부와 관련된 지침(指針)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글을 읽은 후 잠시 시간을 내어 ‘나는 어떤 가치를 위해 이 길을 걷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시길 바랍니다.

그 답이 곧, 여러분만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지난 칼럼 <#2 꿈은 시련에서 생긴다> 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중학교 3학년이라는 늦은 시기에 스스로의 결심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의 강요가 아니라, 제 안에서 생겨난 결심이었기에, 공부는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재미가 느껴지는 일종의 취미로 다가왔습니다.

문제를 푸는 것 이상의 의미, 학문 그 자체가 주는 깊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저는 고등학교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진정으로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 학문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공부를 ‘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었고, 시험이 끝나면 곧바로 놀 궁리부터 하곤 했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조차도 공부를 단지 ‘수단’으로 바라보며, 진정한 학문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깊은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던 탐구 정신과 학문에 대한 열정에 회의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우연히 같은 반 친구 A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저와 비슷한 사람이었습니다.

과학을 사랑했고, 공부 그 자체를 즐겼습니다.

저희는 자주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날에는 제가 좋아하던 과학에 대해, 또 어떤 날에는 A가 좋아하던 역사, 혹은 미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관심 분야는 달랐지만, ‘앎’ 자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저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서로의 관심사를 공부해 와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때로는 서로에게 배웠습니다.

A는 정말 멋진 친구였고, 저는 그를 보며 확신이 생겼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학문에 대한 열정’이라는 나침반은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나침반이고, 이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언젠가 나도 그와 같은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는 그런 확신이었습니다.

한동안 우울했던 저는 다시금 변하기로 마음먹고, 수업이 끝나기 전까지 늘 질문거리를 적어놓고 선생님들과 심도있는 토론을 하였습니다. 선생님들이 귀찮아 하실 때까지 미친 듯 물어봤고 또 공부를 했습니다.

“쟤는 또 수업 끝나자마자 선생님들 붙잡고 물어본다.”

이미 반 내에서 저는 미친놈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험하고, A와 소통하며 진정한 학문의 길이 무엇일지 고민하였습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던 상위 교육과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선생님들이 답변해주실 때마다 저는 그 당시의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지식을 이용하여 제 나름대로의 결론을 지었고, 그 결론이 올바른 판단인지 선생님들과, A와 함께 의논하고는 했습니다.

그러면서 안목은 넓어졌고, ‘진짜 실력’은 늘어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토로하신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저는 항상 이렇게 답합니다.

“남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관계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자.”

저 역시 중학교 시절까지는 친구가 많지 않아 외로움을 자주 느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해야할 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나니, 외로울 틈이 없었습니다.

혼자 밥을 먹는 시간은, 미처 풀지 못한 생각을 곱씹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비가 거세게 오던 날, 홀로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어두운 교실에서의 시간은, 방해받지 않는 온전한 나만의 집중의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못해 어울리는 관계 속에서가 아니라, 홀로서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아름다움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줍니다.

저 역시 작년 멘토로 활동하셨던 이규현 선배님의 글을 읽고 큰 위로를 받은 기억이 납니다.

그분은 ‘고독’을 단순한 외로움이 아닌, 혼자만의 시간을 온전히 즐길 줄 아는 상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이 제게는 오랫동안 깊이 남아 있습니다.

때로는 조용한 고요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이, 가장 큰 성장을 만들어내는 법입니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빛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기를 응원합니다.

고민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면, 읽는대로 답장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메일 주소 : likewoer@gmail.com

추신. 저번 글에 과잠 사진을 보여달라는 댓글이 몇 개 있었기에, 얼마 전 벚꽃이 피던 날에 과잠을 입고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려봅니다.
참고로, 다음 칼럼의 주제는 지필고사 및 수행평가 준비 방법이 될 예정입니다.

(2025/4/11 수정 사항) : 기숙학원에서는 pdf 첨부파일을 볼 수 없다고 하기에, 파일의 내용을 글에 넣었습니다. 

1. 강박 사고 인지를 인지했을 때, 완화시키는 방법

아래 <2.나의 강박증 이야기>에서 구체적으로 써 놓았고, 이 방법은 그 안의 제가 했던 ‘방법’에 대한 내용만 정리해놓은 것입니다.

우선 다음 내용을 숙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강박증은 완치시킨다는 개념보다는 완화시킨다는 개념이 적합한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이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저의 경우, 대학 합격 이후로 강박 사고를 없애고자, 약 2달 동안은 아무런 강박이 될 만한 공부를 일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험생활 때에는 공부를 멈출 수 없으므로, 강박을 약간만 완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약물도 개개인마다 편차는 존재하지만, 강박사고를 완화시키는 데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의 강박 증세가 100이라고 한다면, 약물 치료와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55 정도까지는 줄일 수 있었지만, 더 줄이기는 힘들었기에, 나머지 55 정도의 고통은 감내하며 공부했습니다.

대학에 합격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에는 6 정도까지 줄어든 것 같다고 느낍니다.

* 가장 중요한 것은 ‘불편함’을 참는 것.

강박적인 생각이 들 때, 그것을 계속 반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길 것임.

하지만, 그 일시적인 ‘불편함’을 참고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오면, 불편함과 불안함은 진정됨.

2. 나의 강박증 이야기

저의 경우에는 주변에 저를 도와주거나 위로해주는 사람이 1명도 없었기 때문에, 항상 혼자서 해결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강박증이 많이 완화된 지금, 여러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강박을 '완치'하지 못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은 태생이 꼼꼼하고 계획적이고, 걱정이 많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열심히 하려고 하다보니, 걱정이 많아지고, 그 걱정이 강박으로 발전하는 것이죠. 아마 대부분의 강박증세를 겪는 분들이 이러한 계기로 강박증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튼, 강박증은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완화시킨다는 개념이 적합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강박증세가 시작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부터 수능이 끝날 때까지 3년이라는 세월을 거쳐서 서서히 증상을 완화시켜 왔습니다.

그때의 강박증으로 인한 고통을 100이라 한다면, 지금은 6정도 될까요. 굉장히 많이 완화되었다고 느끼고, 매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지금부터는 강박증을 완화시켰던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명심하셔야할 것은, 약으로는 그렇게까지 큰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처음 약을 복용했을 때에는 꽤 큰 효과를 느껴 굉장히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기쁨을 계기로 약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성이 생기는 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점차 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결국에는 강박 사고를 억제하는 데에 약간의 도움을 주는 정도의 역할만을 하게 되었죠.

약은 우리가 생각을 조절하는 것을 더 편하게 만들어줄 뿐이지, 약 그 자체로 강박이 사라지게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약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을 먹는 동시에 본인 스스로의 의지적인 노력 또한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정신의학과에서 상담 받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상담을 받는다고 해서 꼭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을 보고 진단 및 판단을 하는 것은 저의 역할이 아닌 의사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불안하고 강박적인 생각이 올 때, 그런 기미가 보이자마자 아예 눈을 돌려 창문을 열고 바람을 쐬며 다른 생각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10분 정도 지나면 강박적인 생각과 불안이 약간 약해집니다.

강박적 생각이 들 때, 조금만 반복하더라도 거기에 빠져버려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저 또한, ‘이걸 생각하지 말아보자’라고 생각을 하면, 오히려 더 생각이 나게 되고, 생각이 났기 때문에 다시 ‘생각하지 말자’라고 생각을 하게 되며 사고를 반복하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이는 불안과 강박은 반복할수록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이 들려고 하자마자 바로 빠져나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의 입장에서 강박이 드는 그 개념과 문제들을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대학을 가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하는 것들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강박을 한 번 겪고 나면, 그 과목을 대략 5일에서 7일은 묵혀두고 다른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그러고 다시 공부할 때에는 이미 강박이 많이 옅어져있기 때문에, 좀 더 공부하기 편해집니다.

또한, 강박증이 굉장히 심했기 때문에, 유튜브를 볼 때 조차도 어떤 한 단어에 강박이 꽂히면 20번 정도 '10초 뒤로감기'를 눌러 반복해서 보고는 했습니다.

이런 일상적인 문제들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했는데, '불편하더라도' 그냥 참고 지나가보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강박증을 겪고 계신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이 '불편한 것'을 참는 것입니다.

힘들겠지만, 노력을 해서 성공하게 되면 불편했던 것이 얼마나 덧없는 것이였는지를 깨닫고 약간 편해집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박이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불편함을 참는다고 하더라도 ‘낭비되는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 또한 강박 사고로 인해, 하루 10시간을 공부할 경우 그중 3~4시간은 온갖 ‘생각’에 사로잡혀 낭비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압도적인 공부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로,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 화장실을 가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공부에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쓴 칼럼 ‘입시 후, 나의 시간들’에 첨부한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수험 기간 동안 머리를 아예 밀어버렸습니다

이는 모든 인간관계와 취미 생활을 포기하고, 오로지 공부에만 몰입하고자 했던 저만의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이러한 인지적인 노력을 하더라도 고등학교 수험생활 당시에는 불안, 강박을 100에서 60, 많아야 55정도까지밖에 줄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합격의 결과를 얻고 나서 정말 강박증이 말도 안되게 완화되었고, 좋아졌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가장 중요한 말은 '걱정의 근원'을 해결하면 강박증이 많이 완화된다는 것입니다. 우울은 약간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강박과 불안은 '근원'과 '이유'가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그리고, 강박증을 어떻게 딛고 꿈을 이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대한 참고 공부했습니다. 사실 이건 기본적으로 제가 멘탈이 강한 인간이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강박증을 100에서 60으로 줄이고 남은 60은 그냥 참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괴로워도 대학에 합격하면 모든 것이 나아질 수 있다는 굳건한 확신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저를 진정으로 걱정하거나 조언해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대학에 합격해도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그것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제게, 학생들에게, 강박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확실히 말해줄 수 있습니다. 대학에 합격하면, 본인을 괴롭게 하는 근원을 해결하면, 강박증은 정말 나아질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쓰면서 저 또한 괴로웠던 학창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항상 응원합니다. 힘들면 언제든 다시 연락하세요. 도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