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목표달성장학생 21기 경희대학교 한의예과 25학번 김서영입니다.

지금쯤이면 고등학생, 반수생 모두 여름방학 기간일 거에요. 방학 때 신나게 노는 것도 좋지만, 내년에 더욱 마음 편히 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게 좋겠죠?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방학 때 애용했던, 또 성적 상승에 가장 큰 효과를 보았던 '실전 모의고사(실모)' 공부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특히 수험생활 중 만들었던 실모 루틴, 실모 활용법, 복습법 등을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모쪼록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잘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험 생활을 하며 한 번쯤은 실전 모의고사를 풀어본 적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문제 풀고 오답만 할 뿐, 실모를 잘 활용하지는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 역시 현역 시절 그랬고요.

 제가 생각하는 실모의 본질은 '수능을 연습한다'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모를 풀 때에는, '최대한 수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몇 문제 풀고, 재종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조금씩 풀고 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실제 수능은 정해진 시간에 끊김 없이 진행되니까요. 여름방학에 이런 칼럼을 올리는 것도 방학 시즌이 가장 수능스러운 환경을 만들기 좋기 때문입니다. 

 우선 일주일에 한 번, 전과목 실모를 푸는 날을 만듭시다. 저는 반수를 하며 7월부터 매주 목요일을 '실모데이'로 정했어요. 다른 이유는 없고, 수능을 목요일날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학원, 과외일정 등)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온전히 수능을 연습하는 날로 만드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날은 수능날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간단한 아침밥을 먹고, 8시 이전에 공부 장소에 도착하시면 좋습니다. 8시부터 8시 20분 정도까지 국-수-영-탐-탐 순서대로 그날 풀 실모를 정리해두고, 수험표 사이즈로 가채점표를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필기구는 수능샤프+컴싸+지우개 정도만 준비하시고, 손목시계도 있으면 좋습니다.

 예비령 시간부터는 파본검사 후 실제 수능처럼 시험지를 덮어 두고 기다리고, 정확히 8시 40분이 되었을 때 국어 실모를 펼치시면 됩니다. 실모를 풀 때에는 '이게 수능이라면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에 초점을 두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마킹과 가채점을 포함해 시간을 정확하게 재고 실모를 풀고, 시간 내에 풀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틀린 것으로 쳐야 합니다. 반대로 찍은 문제가 있더라도 나름의 근거(소거법, 답 개수 세기 등)를 갖고 찍었다면 내 점수로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또한 평소 수능장에서 시도해 보고 싶었던 행위들이 있다면 이때 연습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국어 문제 풀이 순서를 바꾼다든지, 커피나 청심환을 먹고 시험을 친다든지 같은 것들이요. 화장실 루틴도 이때 연습하셔야 합니다.

 한 과목이 끝난 뒤에는 시험을 치며 느꼈던 것들을 빠르게 실모 용지 빈 공간에 적어둡니다. 어떤 문제가 어려워 시간이 끌렸고, 그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했고(문제를 넘겼다거나), 이 문제를 풀며 특정 파트의 개념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다른 방법을 시도했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느꼈고.... 와 같은 잡생각들을 잊어버리지 않게 써 둡니다. 이와 같은 메모들은 전과목 실모를 푼 이후 오답을 하며 동시에 피드백용 소재로 이용됩니다. 이후 다음 과목 시험지를 준비하며 다시 위 루틴을 반복합니다.

아래는 수능 시간표이자 제 실모데이 루틴입니다. 한국사, 제2외국어는 따로 실모를 풀지 않아 루틴에서 제외했습니다.

08:00 입실, 실모(그날 풀 것) 준비, 가채점표 및 필기구 준비, 화장실 다녀오기

08:25 국어 예비령 - 국어 시험지 꺼내기

08:35 국어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08:40 국어 시험 시작

10:00 국어 시험 종료, 피드백 메모 적기

10:20 수학 예비령 - 수학 시험지 꺼내기

10:25 수학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10:30 수학 시험 시작

12:10 수학 시험 종료, 피드백 메모 적기, 이후 점심식사

1:00 영어 예비령 - 영어 시험지 꺼내기

1:05 영어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1:07 영어 듣기평가 틀기

1:10 영어 시험 시작

2:20 영어 시험 종료, 피드백 메모 적기

2:40 탐구 예비령 - 탐구 시험지 꺼내기

2:45 탐구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2:50 탐구1 시험 시작

3:20 탐구1 시험 종료, 시험지 교체

3:22 탐구2 시험 시작

3:52 탐구2 시험 종료, 피드백 메모 적기, 이후 시간은 실모 오답

 한 세트의 실모가 끝난 뒤에는, 오답을 하며 함께 피드백을 진행합니다. 이때 피드백은 아까 적었던 간략한 메모를 기반으로 합니다. 틀린 문제나 푸는 데 오래 걸린 문제 등, 문제 자체에 대해 피드백하는 경우, 수험생 여러분께서 평소에 진행하던 오답노트 스타일로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실모 공부'의 목적은 수능 연습에 있기에, 여러분들은 이날 '시험장에서 내가 어떻게 대처했는가'라는 시험 태도에도 초점을 두고 피드백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저는 얇은 노트 하나를 준비해 '실모노트'라고 이름짓고 피드백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9모, 수능같은 큰 시험이 있을 때마다, 이 노트를 전날 한번씩 보고 수능장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게 큰 도움이 되었네요.

 가령 독서실 옆자리에 다리떨기 빌런이 있었을 때, 독서실 총무에게 제지를 요청해 빌런짓을 막을 수 있었다고 칩시다. 이 경우 실모노트에 '수능장에 빌런 있으면 감독관에게 정중히 제지 요청, 효과 굿' 이런 식으로 피드백 내용을 적을 수 있겠죠. 아니면 수학 실모를 풀다가 3점짜리 문제에서 막혀 시험 운영이 꼬여 정작 풀 수 있었던 4점 문제들을 못 풀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모르는 문제 있으면 3점이라도 넘기고 나중에 풀기, 풀 수 있는 문제 우선!' 이런 식으로 피드백 내용을 정리하면 됩니다. 이후 수학 실모를 풀 때에는 위 내용을 읽으며 시험 직전 '풀 수 있는 것부터 풀자'는 마인드를 다시 한 번 각인하고 가면 좋겠죠.

 요약하자면 '실모 공부법'에서는 문제에 대한 피드백뿐만 아니라, '태도에 대한 피드백'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겁니다. 시험을 보며 자주 하는 실수, 자주 처하는 부정적인 상황, 나의 습관 등을 정리하고, 수능장에 도착했을 때 그 모든 태도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경지까지 자신을 분석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실모 공부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분들이나 상위권 수험생들은, 어려운 사설 실모를 풀어도 만족할만한 점수가 나오는 경우가 꽤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방심한다면 과거의 저처럼 실제 수능장에서 너무 긴장해 제 실력을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부러 '긴장되는 상황'을 만들어 수능장에서 긴장할 것을 미리 대비했습니다.

 수험장에서 긴장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문제가 안 풀려서'입니다. 보통 혼자 편하게 풀 때에는 잘 풀리던 문제도 수능장에 가면 분위기에 압도당해 매우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저는 우선 본인의 실력보다 살짝 빡센 실모를 푸는 걸 추천드립니다. 만화 나루토에서 록 리가 모래주머니를 차고 훈련했듯이, 연습 때 '어려운 난이도'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훈련한다면 실전에서 만나는 문제는 훨씬 쉬워 보일 겁니다. 실모 추천을 이 칼럼에서 해 드리기에는 너무 난잡할 것 같아, 혹시 본인 실력에 맞는 실모가 궁금하시다면 댓글로 질문 부탁드립니다.

 두 번째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입니다. 수능 때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빠르게 풀 문제를 다시 보게 되고, 그렇게 한 문제 당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시간들이 쌓여 점점 시간이 부족해지고, 더 긴장돼 제대로 다음 문제를 풀 수 없고, 그러면 또 시간이 부족하고.... 이런 악순환이 수능장에서는 흔하게 일어납니다. 시간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역시 모래주머니를 찬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실모를 풀 때 일부러 시간을 단축해서 풀었는데, 이 과정에서 요동치던 하방을 확실히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그날 컨디션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어의 경우, 시간을 단축해 실모를 푸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실력에 맞게 원 시험시간보다 5분에서 15분 정도 시간을 줄여 풀었고, 그 결과 실제 수험장에서 겪는 것과 비슷한 압박감을 인위적으로 만들면서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최대한 점수를 많이 따는 법을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제 실모 루틴에서 각 과목 당 시간을 줄여 변형한 새 루틴입니다. 저는 8월 이후로 새 루틴에 맞게 실모를 풀었습니다.

08:00 입실, 실모(그날 풀 것) 준비, 가채점표 및 필기구 준비, 화장실 다녀오기

08:10 국어 예비령 - 국어 시험지 꺼내기

08:15 국어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08:20 국어 시험 시작(80분 -> 65분), 이후 피드백 메모 적고 바로 오답 <- 처음부터 65분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고, 75-70-65분 단계적으로 줄임, 시간 단축 기준은 '안정적으로 95점 이상이 나올 때'.

09:50 수학 예비령 - 수학 시험지 꺼내기

09:55 수학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10:00 수학 시험 시작(95분 or 100분), 이후 피드백 메모 적고 바로 오답 <- 수학은 100분을 다 써도 안정 96~100이 안 나와서.... 실력이 부족해 시간을 단축해 푼 적이 거의 없음.

밥 빠르게 먹고

12:40 영어 예비령 - 영어 시험지 꺼내기

12:45 영어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12:47 영어 듣기평가 틀기

12:50 영어 시험 시작(70분->60분), 이후 피드백 메모 적고 바로 오답

2:00 탐구 예비령 - 탐구 시험지 꺼내기

2:05 탐구 준비령 - 파본검사, OMR 마킹

2:10 탐구1 시작(30분->25분), 쉬는시간 없이 바로 탐구2 시작(30분->25분), 바로 피드백 적고 오답

 저는 이렇게 실모 공부법을 통해 모든 과목을 높은 1등급까지 올리면서도 수능장에서 그 퍼포먼스를 대부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모 공부법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이용하는 겁니다. 제 경우, 7월달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실모데이를 가졌지만 10월에는 일주일에 4~5번 정도 실모를 풀었습니다. 한편 재작년까지 탐구로 쌍사를 칠 때에는, 쌍사 실모를 푸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타 과목 대비 매우 짧기에 과목 순서를 바꿔 점심시간에 영어 대신 탐구를 풀기도 했습니다. 제가 자신있는 국영탐 같은 경우 시간을 많이 단축해서 실모를 풀었지만,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수학의 경우 시간을 거의 안 줄이고 풀었고요. 체력이 남으면 전과목 실모 루틴을 하루에 두 바퀴 돌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기, 과목, 실력, 체력별로 실모 공부법을 변형해서 적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학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 관련 다른 질문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편하게 문의 남겨주세요. 더운 날씨에도 열심히 공부하는 메가스터디 수험생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추신: 전 칼럼에 한의대 야경 사진 올려달라는 분이 있어 첨부파일로 업로드합니다. 배경화면 등으로 마음껏 쓰셔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