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멘토 김민지입니다.

 2019년도 멘토 활동은 이번 달이 마지막이기에, 아마 제 마지막 인사이자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개학은 연기되었고, 대학교 개강도 2주가 연기되어 현재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봄이니 날도 좋고, 학교는 안 가니 시간이 남아 도는 것 같기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지고 공부에 집중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애매하게 공부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지금은 정말 위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여러분의 위기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글을 적습니다. 그리고 남은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면 되는지 간략하게 적어봤습니다.

 현역 고3에게 전합니다.

 재수생을 비롯한 N수생은 이미 1년 이상을 수능 공부에 할애했습니다. 3월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로 공부해야 진도가 밀리지 않게 공부할 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상태입니다. 진도는 작년에 나갔고 기출도 돌렸습니다. 지금은 작년에 하지 못한 부분을 보충하고 공부한 부분은 무한으로 복습하고 있는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재수생은 학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그들의 시간은 따로 갑니다. 여러분이 일단 '수능'을 봐야하는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N수생과 대결하게 됩니다. 현역 분들, 주위를 둘러보면 열심히 하는 친구도 있을테고 아닌 친구도 있을 겁니다. '주위'를 둘러보지 마시고, 여러분의 성적을 갈리게 할 대상이 무엇인지 직면하고 그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지 떠올리세요. 개학은 연기됐으나 몇몇 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진도를 빼고 있고, 학원을 다니던 사람, 독학을 성실히 해내던 사람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잘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고3 때 경험한 바로는, 그 누구도 정직하게 학교 진도에 맞춰 수능을 공부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코로나 탓, 개학 연기 탓 하지 말고 지금 공부를 시작하세요. 

 N수생에게 전합니다.

 지금은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진도를 나갈 때 기존 학기 기준으로 공부해오셨을 겁니다. 예를 들어, 사회 기본 개념 1회독은 겨울 방학에, 3월부터는 응용과 기출 풀이처럼요. 개학이 연기되었다면 몇몇 분들은 갑작스런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했을 수도 있고, 내신 등 괜한 고민이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학교를 떠나왔기 때문에 그런 고민에서 자유롭습니다. 코로나가 바꿔놓은 사회적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영향을 받아 뒤쳐지겠죠, 그런데 그 사이에서 평소대로 하기만 한다면 모두가 힘들어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꽃이 피고 하늘이 파래지는 아름다운 봄을 즐기지 못한다고 해서 슬퍼할 거 없습니다. 오히려 꽃이 피고 짐은 시간이 흐른다는 뜻입니다. 시간에 주객전도되지 말고, 시간을 정복하는 사람이 되어보세요.

 습관적으로 할 일을 미루는 사람에게 전합니다.

 이건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과도 같습니다. 뭘 자꾸 미룹니다. 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배고프면 바로 밥 먹고, 졸리면 바로 자는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개강은 했지만 비대면 방식이다보니 그리 와닿지도 않습니다. 그런 저에게도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생겼습니다. 

 https://www.ted.com/talks/tim_urban_inside_the_mind_of_a_master_procrastinator?language=ko

 이 TED 영상을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분쇄 골절 수준의 타격을 받았습니다. '팀 어번'의 '할 일을 미루는 사람들의 심리'라는 강연입니다. 지루하지 않고 재치있게 설명해둬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이하 문단은 영상을 보고 오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우리에겐 Rational Decision-Maker와 Instant Gratification Monkey가 있습니다. 우리는 할 일을 미루면서 쉽고 재미있는 일을 하지만, 할 일을 미루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그리고 The Panic Monster가 있습니다. 보통 마감 기한이 The Panic Monster에 해당하는데, 수능은 The Panic Monster가 아주 커다랗지만, 매우 멀리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작아보입니다. 또한, 하루하루 매우 천천히 다가오기 때문에 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는 건 알고 있는데 일단은 멀리에 있는 거 같고, 그렇게 빨리 다가오지도 않기 때문에 자꾸만 할 일을 미루는 것이죠. 그런데 그 괴물은 크기가 큼을 알아주세요. 여러분이 하루하루 미루고 할 일을 모두 해내지 못한다면, 결국 그 괴물은 여러분을 잡아삼키고 좌절시킬 겁니다. 저 또한 할 일을 많이 미루는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모두 힘내서 Instant Gratification Monkey를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준비할 사람에게 전합니다

 평가원과 수능이 원래대로 치뤄질지는 확신이 없지만, 11월에 수능을 본다는 가정하에 말씀드리자면, 

 1. 지금 모든 진도 1회독은 다 끝내놓아야 한다. 아주 기초라도 상관 없다.

 2. 4월부터 6월까지 본인의 실력에 맞게 응용 문제를 풀고, 실력이 어느 정도 된다면 바로 수능 기출 분석으로 넘어가자. (ex. 수학 2, 3점과 쉬운 4점은 다 맞출 수 있을 때. 탐구과목 2점은 당연히 다 맞출 때. 영어 문법 문제 맞출 수 있고, 영어 듣기를 들으면서 독해 문제를 미리 풀 수 있으며, 80점은 넘어갈 때 등. 해당 기준은 개인 실력마다 다름)

 3. 6월부터 9월까지, 수시를 준비하는 사람은 바빠서 수능 공부를 못할 때입니다. 하루에 수시에 투자하는 시간은 딱 정해두세요. 그렇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오히려 고민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능완성을 풀고, 6평 결과를 통해 본인의 대학을 가늠할 때입니다. ('보통'은 6평 성적이 9평보다 높습니다. 전 과목이 한 등급씩 떨어진 친구도 봤습니다) 자기 실력마다 다르겠지만 이때 심화 문제(변별력 있는 문제. ex. 수학 어려운 4점 등)에 주력해서 공부할 때입니다. 물론 아직 기본기가 마련되지 않았다면 심화 문제에 집중할 필요는 없습니다. 

 4. 9월부터 11월까지는 남은 평가원 분석, 수능특강과 수능완성 복습, 취약점 보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사설 모의고사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저는 10월 중순부터 격일로 사설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그러면 그 다음날 해당 모고를 복습했습니다. 주말엔 전체를 아우르는 복습을 했습니다. 문제를 푸는 시간도 수능 시간에 맞췄고, 생활 패턴도 수능 시간에 맞췄습니다. 9평은 부모님께 부탁해 도시락을 싸와서 먹었습니다. (TMI이지만, 전복죽과 밥, 설렁탕, 장조림, 멸치볶음, 깍두기, 계란말이와 과일이었습니다)

 추가로, 수능은 점수입니다. 

 전략이 중요합니다.

 2분이면 푸는 쉬운 4점과 30분 걸리는 어려운 4점은 결국 같은 점수입니다. 무턱대고 자신의 실력과 상관없이 어려운 문제를 풀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쉬운 4점도 어려워한다면 어려운 4점 공부하느라 시간 쏟을 필요 없습니다. 못해도 2, 3등급은 안정권으로 받을 수 있는 실력이라면 심화 문제를 파고 들었으면 합니다.

 이외에도 질문이 있다면 비밀댓글 기능을 켜놓았으니 자유롭게 물어봐주세요. 

 지금까지 2019년도 메가스터디 멘토 김민지였습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여러분을 비롯해서 멘토들을 잘 격려해주시고 항상 재치있게 대해주셨던 조대리님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바라는 것이 모두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