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이번에는 진로 탐색을 주제로 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진로 선택을 수능 이후로 미루고 정말 수능 공부만 했었어요. 하지만 현역 때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와 함께 큰 고민 없이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진로를 뭐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반수를 할지 안할지를 결정해야 했기에, 입학 이후 향후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었어요. 결국은 수능을 한 번 더 보게 되었고, 좋은 결과와 함께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원서를 선택하기 위해 여러 진로를 고민했습니다.

사실 고등학생, 20살이 뭐 얼마나 자신의 장래희망을 뚜렷하게 확정지을 수 있을까요? 22살이 된 지금도 주변에 학종을 준비하면서 의기양양하게 미래에 대한 포부를 썼던 친구도, 어렸을 때부터 마음에 품은 꿈이 있던 친구도 다들 지금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고등학생이라면 지금 딱히 확실한 꿈이 없어도 초조해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고등학교 때는 경험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깊지 않으니까요.

이러한 진로 고민은 비단 저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막막했던 감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 움직였던 제 이야기가 향후에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9살 현역 시절 : 진로 고민을 미루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기자를 꿈꿨다가, 생각과는 다른 기자의 삶에 꿈을 접고 그냥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소 실망스러운 수능 결과와 함께 큰 고민 없이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20살 전반기 : 진로 정보 수집 및 적성에 맞는 과목을 찾기!

현 대학에 오기 전 전적 대에서는 학생회 산하기구에 들어가 졸업하신 선배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활동을 했었어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신 선배들을 만나 뵙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문과 진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더라고요. 크게 분류하자면 로스쿨, CPA, 행시 및 공무원 시험, 공기업, 사기업, 창업 정도가 있었습니다. 각자가 지닌 직업적 특징과, 요구되는 능력, 되는 방법을 열심히 알아갔습니다. 일단은 학점을 챙기면서 동아리 선배, 고등학교 선배에 찾아가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졸업하신 학과 선배님께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개인적으로 질문을 드리는 등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분들의 인터뷰나 합격 수기들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이때는 정보를 많이 수집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또한 1학기동안 다양한 과목의 강의를 수강하면서 어떤 과목이 제게 잘 맞는지 고민했습니다. 저는 논리학, 프로그래밍이 너무 재밌었고, 또 곧 잘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에 고등학교 때 나름 흥미를 느꼈던 사회 과학 분야의 과목(정치, 행정 등)은 생각보다 끌리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학문을 배우더라도 직업적으로 요구되는 전문성을 쌓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할 의욕이 안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문학적 소양은 전공으로 삼지 말고, 틈틈이 독서로 습득하는 방향이 낫겠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20살 후반기 : 대입에 재도전

수능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학벌을 더 업그레이드하고 싶어 다시 수능 공부를 했습니다.

2019 수능 이후 정시 원서 쓰기 전 : 본격적 학과 선택

저는 앞서 말한 여러 문과 진로 중에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길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로스쿨을 가장 염두에 두었고, 교차지원이 되는 의치한, 통계 전문가를 사이에 두고 고민했습니다.

먼저 로스쿨을 염두에 두었던 이유는 인터뷰 활동 등으로 로스쿨 생활과, 직업으로서의 변호사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전적 대에서 수강했던 법학 과목 시험 준비는 죽을 맛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할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리트 시험도 제가 좋아하는 논리학과 연결되어 나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직업의 특성 이해 및 적성 확인) 하지만 직업 자체에 대한 매력은 크게 느끼지는 못했기에 로스쿨은 후순위로 미뤄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의대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다른 불안정한 진로들 가운데, 입학하기만 하면 보장되는 미래가 큰 강점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한의원 2곳에 연락을 해서 한의사분과 진로 상담을 했고, 주변에 수소문해서 한의대 본과생분과 만나 이것저것 물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다들 주변에 건너건너 소개를 받아 찾아 가게 된 분들이지만, 사실상 쌩판 처음 보는 남이었습니다. 그냥 낯가림이고 뭐고 철판 깔고 일단 연락드렸습니다. 처음 보는 사이에 만나서 한의학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부탁드리기도 민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학과 선택에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기에 눈 딱 감고 부딪히고자 했습니다. 또한 한의대생, 한의사 유튜브도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요새는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영상을 올리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체적으로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고, 장점이 확실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결국 학문의 근원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채, 이것을 업으로 삼는 것이 부담스러워 선택지에서 배제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통계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학적 모델과 프로그래밍으로 데이터를 다루는 작업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며, 자신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저는 평소 수학 과목과 프로그래밍에 큰 흥미를 느끼고 있었기에 적성에도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이러한 흥미를 바탕으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책과 기사들을 읽으며 해당 학문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정보의 한계 탓에 궁금증이 온전히 해소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 대학 통계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 교수님들 메일을 찾아, 전체 교수님께 1번부터 7번까지 정리한 질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몇 분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이는 통계학과를 이해하는데 에 큰 도움이 되었고, 나군에 통계학과 원서를 쓰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진로에 대해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동시에, 원서 접수 눈치싸움을 위해서 틈틈이 진학사 경쟁률 체크와 표본 수집도 병행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수능 이후부터 원서접수 전까지가 체감 상 오히려 가장 바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고심 끝에 원서를 접수했고, 1지망 이었던 이대 의대를 최초합해서 별다른 고민 없이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이대 의대를 지원하게 된 것은 합격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였고, 입학과 동시에 보장되는 미래에 대한 안정감에 매력을 느꼈고, 평소에도 환자를 치료하는 의미 있는 행위를 업으로 삼는 의사들을 동경했기 때문입니다. 문과에서 교차지원을 한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가까운 친척분이 문과 대학을 졸업하고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하셨어서 비교적 편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

이 글에서 제가 진로를 찾기 위해 선택한 방법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관련 학과 학생과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시는 분에게 직접 연락드리고 찾아뵙기

(2) 인터넷, 책, 기사, 유튜브 등으로 정보 검색하기

(3) 해당 학과 교수님께 메일 보내기

(4) 직접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고 적성에 맞는 과목 추려내기

저는 정말 수능을 또 보기 싫었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어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지만 내 인생 내가 멱살 잡고 이끌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고요.ㅎㅎ 그래서 정말 아쉬움 없이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끝에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다. (물론 제가 선택한 길도 결코 편한 길은 아니라 걱정되지만요^^;...)

또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은 진로를 고민할 때 내가 너무 정보를 수집하는 데에 포커스를 두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진로라는 것은 결국 나에게 물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것을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팀을 이끄는 것이 좋은가, 서포트하는 역할이 좋은가?’, ‘혼자 독립적으로 일을 수행하는 것이 좋은가, 주변 사람과 협력하는 업무가 좋은가?’, ‘큰 숲을 보는 편인가, 세부적인 것을 꼼꼼히 보는 것이 좋은가?’ ‘리스크 테이킹을 즐기는가?’ 등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음을 던면서 가닥을 잡아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대학교나 직업 관련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직업적성검사도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막상 쉽게 답변할 수 없는 질문이 아직 많을 것입니다. 아직 경험과 성찰의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입니다. 향후에 대외 활동, 아르바이트, 학과 생활, 여행 등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꼭 자신의 성향을 객관적으로 알아가 보세요!

마지막으로, 아무리 특별한 진로라고 해도 성취한다고 해서 뿅!하고 행복이 찾아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삶의 매순간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고 하지요. 특정 이상을 바라보기 보다는,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 삶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알면서도 참 실천하기 힘들지만 스스로를 잘 다독이면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