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방치하면 정말 ‘큰일’나요

<자기 실수 ‘위’에 서는 법>

  안녕하세요, 두 번째 칼럼으로 찾아뵙게 된 서울대 교육학과 조민지입니다.

내신에 6평에, 정말 정신 없으시죠?

여러가지 칼럼 주제가 떠올랐지만, 시험을 대하는 여러분의 근본적인 태도에 관련하여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칼럼이 수험생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험생이 되어 시험 점수를 관리할 때, 저를 가장 속상하게 하는 것은 “반복된 실수”였습니다. 저는 시험 컴퓨터용 사인펜을 빠트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각 과목별로 무수한 종류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A유형의 실수를 저지른 후 다른 시험에서는 A 대신 새로운 B라는 실수를 저지르고, 다음 시험 때는 A, B를 극복했지만 C라는 실수를 저지르고.. 그 다음 시험은요? 그 사이에 A 실수에 대한 경각심이 사라져서 A 실수를 반복하고.. 제가 다소 두루뭉술하게 설명하였는데,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 친구라면 분명 제 마음에 적극 공감하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실수만 안 했으면 XX점수였을텐데..’라고 생각하며 XX점수가 본인의 본 실력이라고 합리화하는 경우 등 실수의 위험성을 자각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만족감을 위해 애써 회피하는 경우도 포함합니다.), 심지어는 ‘실수’가 ‘실수’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를 정말 자주 목격하였습니다. 물론 저의 경험이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태도가 실제 시험에서 얼마나 거대한 위험요소로 되돌아오는 지 직접 경험하기도 하였습니다.

  자기 실수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미리 예측한 뒤 이를 “지배”하는 경지에 이르게 될 때,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자신의 점수가 상승하는 체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칼럼 주제는 <자기 실수 ‘위’에 서는 법>입니다.

1.     오늘부터,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자신이 어떤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지 ‘인지’하고 이를 ‘실수 노트’에 기록한다.

2.     각 실수에 대한 솔루션까지 고민하고 함께 기록한다.

3.     그 이후로 문제를 풀기 전에는 미리 실수노트를 정독하고, 해당 내용을 ‘인지’하면서 문제를 푼다. (무조건 실제라고 생각하시고, 연습을 핑계로 긴장을 놓으시면 안 돼요. 제가 경험했지만, 긴장감 최고조의 순간(내신이든 수능이든)에는 이것저것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그 전까지 연습n모의고사칠 때 실수하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훈련한 것들이, 그 당일에는 무의식적 습관처럼 나올 정도로 반복해야 해요.)

4.     모든 실수 내용이면 좋겠지만, 특히나 반복되거나 조심해야 할 실수는 포스트잇에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두고, 실제 시험 치기 직전에 반드시!!! 본다. (저는 특히 모의고사 치기 직전에 실수 포스트잇을 정독한 것이 실수를 하나씩 줄여나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실수의 유형과 각 솔루션의 예시>로 무엇이 있는 지 알아봅시다.

우선 기억나는 대로 제가 저지른 실수의 유형을 나열하겠습니다. 분명히 이중에 자신이 경험한 내용도 많을 것입니다. 

(제가 예시를 보여드리는 이유는, 예시 내용처럼 본인의 실수를 객관화하여 파악하고, 각각을 유형화하여 정리한 후 솔루션을 구상하는 데 참고가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부정 발문을 긍정 발문으로 오독 (특히 국어)

고2때 까지는 “누가 이런 실수를 해” 라고 넘겼었는데, 고3이 된 이후로, 주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조바심 때문인지 주구장창 저지르게 된 실수입니다. 발문에서 ‘아닌 것은?’이 그렇게 안 읽히더라고요. 바쁠수록 더 침착하셔야 합니다. => 저는 그래서 지문을 읽기 전에 발문부터 읽고 ‘아닌’에다가 미리 아주 진하고 큰 세모를 표시하였습니다.

-발문이나 선지 오독 (특히 국어)

>>저는 문장을 있는 그대로 읽지 않고 제멋대로 해석해버리거나, 빠르게 읽다가 중간 문장성분을 멋대로 생략해서 다른 의미로 오독하는 병이 있었습니다.ㅠㅠ 이 경우는 특별한 솔루션이 없습니다. “오독하지 않겠다”를 의식하면서, 빠르지만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문장을 읽어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의식하면서 (=긴장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훈련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영역이니 고득점을 위해서 반드시 극복해내야 합니다.

>>그런데 문학에서 화자/출제자(사실상 출제자죠..ㅠㅠ)가 원하는 방식대로 읽지 않고 자기 주관 반영해서 오독하는 경우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평가원의 관점을 스스로에게 주입시켜야 합니다. 어떤 시의 ~~구절을 본인은 a로 해석했는데 그에 대한 정답은 a가 아니라 b일 때, 이런 내용도 실수 노트에 기록했습니다.

~~구절: b 방향으로 해석. (a로 해석 X)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일련의 메모들을 기록하고 난 후 한꺼번에 복습할 때, 분명히 평가원의 ‘일관된 해석 방식’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각각이 산발적이라고 느껴지겠지만, 사실 평가원의 해석 방식은 ‘일관적’이고 ‘객관적 근거’를 바탕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험생들의 반발을 어떻게 견디겠어요.. 이 팩트를 알고 있으셔야 해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문제 마음대로 pass하는 경우: 내신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선생님께서 긴 비문학 지문 바로 아래에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문제를 툭 출제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해당 문제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말도 안 되게 점수를 까먹고 + 최악의 경우 그 이후부터 omr카드를 밀려 쓰실 수 있습니다. (아찔해요!) 이때는 omr기입하기 직전 마지막 점검을 할 때, 1번부터 끝번까지 문제를 다 푼 것이 맞는지 문제 번호를 체크하시길 바라요.

-시간 안배 실수

시간 안배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냐구요? 제대로 안배해내지 못해서 풀 수 있는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는 것도 엄연한 실수입니다!

(1)   기출로 연습할 때 + 실전 경험을 통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을 파악하시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안배방법>을 직접 연구하셔야 합니다.

저의 경우, 화작문 정확하게 풀고(시간 단축 영역이기도 하지만 고득점을 위해서 절대 실수하면 안 되는 영역입니다.) -> 가장 어려운 지문 한 세트 남기고 비문학 -> 문학 전부 -> 남은 비문학 세트

(2)   “오늘은 느낌이 좋군!”이라는 자기기만 버릴 것

수학 모의고사가 100분일 텐데, (올해에 혹시 경향이 바뀌지 않았다면) 1번~15번이 상대적으로 간단하잖아요? 저는 고3이 되어서까지 모의고사를 풀면서 1~15번 문제만 풀고서 “음 오늘은 문제가 왠지 잘 풀리네?”이라는 기만심을 갖고 여유롭게 풀다가 결국 막판에 나머지 문제를 풀어낼 시간이 너무 부족해져서 후회하는 실수를 (정말 끊임 없이 매번) 했었어요. 물론 각자의 실력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수학에 도를 트신 분이 아니라면!) 반드시 1번부터 긴장하셔야 합니다. 특히 점수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후반 문제를 공략하셔야 하는데, 고난도 문제를 충분히 고민할 시간적 여유를 만들고 싶다면 기만심을 버리셔야 합니다. // 국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쉽게 출제되면 남들도 동일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절대평가 영어 더욱 조심하세요! 특히 후반에 고난도 문항 + 점심으로 인한 식곤증이 중첩되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경험해보셨죠…?ㅎㅎ 어느 경우든 앞 번호부터 긴장을 놓지 말아 주세요😊

-(수학) 문제 푸는 과정에서 자기가 쓴 식을 잘못 읽거나/ 잘못 옮기는 경우

풀이식을 급하게 적는 과정에서 숫자/항을 빼먹거나, +를 X로 적거나, 3을 2로 잘못 보는 등의 일차원적인 실수, 제가 수학문제를 풀면서 가장 자주 저지른 실수였습니다. 식을 작성할 때에 등호 기준으로 줄을 맞춰서 정갈하게 쓸 때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풀이과정을 써내려가는 것을 경계하셔야 합니다. 머리를 싸매고 문제를 “~이렇게 풀겠다”라고 전략을 구상해낸 후에, (이미 문제를 맞혔다는 착각 속에서) 갑자기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약간 멍 때리듯이 식을 쓰기 시작하는 경험 있지 않나요..? 이때 실수가 발생합니다. 전략을 짠 이후에도, 식 하나를 쓰더라도 앞서 적은 식과 모순 없이 적었는지, 숫자를 잘못 쓰거나 기호를 생략한 것은 아닌지.. 정답을 도출하는 순간까지 긴장을 놓치시면 안 됩니다.

-(수학) 문제에서 궁극적으로 물어보는 것을 정답으로 적어야 하는데, 풀이 중간에서 나온 결과값을 정답으로 제출하는 경우

-(수학) 계산 실수

제가 계산 실수도 정말 많았고, 속도도 무척 느렸어요. 저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자습시간에 기탄수학 + 기적의 계산법 (무려) 초등학생!용을 사서 풀었습니다. 계산 실수 없이 속도 향상시키는 데 정말 최고의 방법입니다. 나중에는 실수가 없더라도 문제 푸는 속도가 늘어짐을 느낄 때마다 네 자리수 덧셈편을 펼쳐서 무작정 풀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부끄러워하며) 몰래 시도한 방법이었지만, 효과가 정말 좋아서 이후에는 친구들에게 직접 추천해줬어요! 매일 꾸준히 분량을 정해서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험을 대하는 자세>

-자신이 어느 조건에서 시험 컨디션이 최적화되는 지 스스로 꼼꼼하게 연구하고 이것을 ‘컨디션포스트잇’으로 만들어서 시험 전 날에 반드시 실천하기

제 몸을 연구한 결과 저의 최적화 방법은: 시험 전날에는 늦어도 한 시 반에는 자기 (야행성이어서 평소에는 더 늦게 잤었어요) + (아침잠이 많은 편이니까) 국어 치기 30분 전에 15분 정도 자두고,(수능 당일에도 잤습니다) + 일어나서 커피 마시기 (카페인은 보통 30분 이후에 효과가 발현된대요) + 수학 풀기 직전에 오답 포스트잇 보면서 초콜릿 먹기(머리 쓰려면 당이 필요하더라구요) + (개인적으로 식곤증이 너무 심해서 영어듣기를 멀쩡하게 듣는 게 어려웠어요) 점심은 무조건 조금만 먹고 먹은 후 5분이라도 자두기 (제가 쪽잠 체질이었어요) + 한국사는 빨리 치고 충분히 자기(이때 안 자면 사탐 마지막 과목까지 집중하는 게 어려웠어요) 등등..

이 루트 중에 하나라도 어기니까 컨디션 조절이 잘 안 돼서 집중력이 흐려지거나 졸려서 자꾸 실수를 하게 되더라구요. 포스트잇으로 정리해두니까 바쁜 와중에도 최상의 컨디션을 위한 조건들을 빠트림 없이 챙길 수 있었습니다.

(뭔가 잠에 대한 이야기만 한 것 같지만..^^) 과한 TMI일 수도 있고, 제 방법을 자세하게 공개하는 게 부끄럽기도 하지만, 자신의 체질을 얼마나 꼼꼼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솔루션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천해야 하는지 감을 잡으셨으면 하는 방법으로 알려드렸습니다. 참고가 되시기를 바라요!

실수 유형을 다 나열하려니 너무 분량이 길어지네요. 분명히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들이 무척 많을 겁니다. 성적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실수라고 치부하고 자기 만족을 위해 회피하는 태도부터 근절시켜야 합니다! 저 역시 가장 어려워한 부분이었지만 결국은 인정하고 감당해야 했습니다. 시작이 이를수록 좋겠죠?

요약해볼게요!

-자신의 실수를 ‘실수’라고 인지할 것!

-‘실수 노트’ + ‘실수 포스트잇’에 자신의 실수 유형을 나열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직접 구축할 것

-연습/시험 직전에 실수 노트/포스트잇 반드시 복습하고 머릿속에 저장해두고 시작할 것

-오늘부터 자신의 체질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시험 컨디션을 극대화시킬 방법 연구하고 ‘컨디션 포스트잇’으로 정리하기

너무 뻔한 이야기로 들리셨을 수 있겠지만, 제 수험생활을 회고해볼 때 제가 가장 스트레스 받고 스스로 많이 고민해봤던 부분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성적을 올리는 데 가장 기본 바탕이 되었던 것 같아서 작성해보았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수능 직전 모의고사까지도 실수 했었고 성적이 많이 불안정했었는데, 위의 방법 활용해서 끝까지 실수 없애려고 노력했고, 수능 당일에는 삼 년 간 쳤던 시험 중 가장 좋은 컨디션 속에서 실수 없이 치뤄낼 수 있었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셨길 바라요. 궁금하신 점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