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김민규입니다! 벌써 6월이고, 6모도 2주가 채 남지 않았네요 ㅠㅠ 모두들 6모를 준비하시느라 엄청 고생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이번 칼럼에서 과목별 6모 준비법을 다룰까 생각해봤지만, 이미 그 부분들을 상세하게 얘기해주신 멘토 분들이 많아 저는 그런 부분은 댓글에서 받기로 하고 칼럼에서는 시험 때만 되면 고민하는 사소한 부분들에 대한 저와 주변의 경험을 짧게 전해드릴까 합니다.

# Intro. 징크스, 사소하지만 무시하기 어려운 ‘Frame’

많은 사람들에게는 안 지키면 왠지 되던 일도 안 되는 것 같아 불안해하는 ‘징크스’가 존재합니다. 신발을 어느 쪽부터 신어야한다는 사소한 부분부터, 시험 기간에는 미역국을 먹지 말하야 한다는 유명한 징크스까지. 이런 징크스들이 엄청 많은 사람도 있는 반면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도 이런 징크스가 여럿 있었습니다. 시험 전에는 절대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 안 된다는 사소한 생각부터, 내신에서 2교시에 시험이 있으면 그날 성적이 전체적으로 안 좋은 것 같다는 근거없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징크스라고 불렀던 것들이 그저 프레임이었고, 변명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노래가 맴도는 것은 특정 문제가 잘 풀리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릴 때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일이고, 2교시에 내신시험이 끼여있을 때는 당연하게도 3교시 시험에 대한 자습시간이 줄어들어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에 그런 근거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징크스라는 것은, (아닌 경우도 있지만) 다른 요인에 의해서 생기는 일들을 나쁜 결과에 대한 ‘정당화 수단’, 즉 변명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을 치기 전에 우리는 ‘징크스’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좀 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시험과 관련된 여러 징크스, 속설들을 제 경험과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1. 시험 전에 듣는 노래, 정말 시험 중에 방해가 될까?

저도 시험 칠 때만 되면 전날, 또는 당일 아침에 들었던 노래가 머리에서 들려오곤 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몇 시간 전부터 몇 달 전에 있었던 일까지 떠오르면서 시험에 집중이 안 된 적도 많았어요.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노래가 우리의 머리에서 ‘언제’ 맴도는가 입니다. 노래나 여러 잡념들이 머리에서 가장 많이 떠올를 때는 ‘수학’ 시간입니다. 만약 노래 자체가 집중력에 영향을 준다면, 제일 첫 시간인 국어에서 우리에게 방해를 제일 많이 하지 않았을까요?

즉, 노래와 잡념이 우리를 방해하는 시점은 수학에서 4점 문제를 오랫동안 보거나, 영어 듣기처럼 문제 풀이 템포가 강제적으로 느려질 때, 즉 우리가 시험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그 타이밍입니다. 노래 자체를 시험 전에 듣고 안 듣고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적으로 타임 어택의 압박감을 크게 받는 국어나 탐구에서는 지문이나 자료가 정말 난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험에 몰입하기 쉽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덜한 것이고, 수학에서는 자주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평소 수학 킬러문제를 풀 때, 그리고 과탐 문제를 풀 때는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1. 시험이 아닌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는 아무 소리 없이 문제만 오래보고 있으면 풀 열정이 떨어져서 2. 실제 시험에서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면 이런 노래가 귀에 맴돌텐데, 대비해보려고 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시험 전에 노래를 듣든 듣지 않든 실제 시험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잡념은 떠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2. 극한의 상황을 가정한 모의시험은 도움이 될까?

주위의 친구들이나 입시관련 썰을 들어보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시험을 풀어보는 분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안경에 손자국을 일부러 많이 낸 상태에서 국어 시험을 풀어본다든지, 샤프심을 일부러 조각낸 상태에서 시험을 푼다든지 다양한 시도를 하시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까지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서 모의시험을 치러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걱정하는 것보다 시험장에서는 평범하게, 아무 탈 없이 시험이 치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의 수능 당시에도 의자가 유난히 낮았고, 국어시험 중 샤프가 갑자기 말을 안 듣는 변수가 있긴 했지만 수능이라는 압박감이 이런 변수들을 충분히 무력화시키고도 남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는 ‘시간 분배’, ‘문제 풀이의 신속정확도’만 챙기셔도 충분합니다.

#3. 청심환, 초콜릿 등, 나도 먹는 게 좋을까?

우선, 저는 시험 때만 되면 몸이 엄청 예민해져서, 오히려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시험 기간(면접 포함) 때 점심을 빼고 무언가를 먹었던 기억은 수능 때 먹은 초콜릿 정도가 다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긴장감을 풀기 위해 청심환을 먹고 시험을 치고, 시험 중에도 초콜릿을 드시곤 하죠. 시험 때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청심환은 ‘지나친 안정 상태에서의 집중력’을 신경쓰셔야 합니다. 집중력은 사실 적당한 긴장이 동반되었을 때 가장 극대화되는데, 지나친 긴장을 막기 위해 먹은 청심환은 오히려 긴장감을 아예 없애 멍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심환은 시험 기간이 아니더라도 한 번 정도는 꼭 먹고 스스로의 상태를 체크하셔야합니다.

#4. 시험 중 쉬는 시간(혹은 점심 시간), 뭘할까?

우선, 호머식 채점은 절대절대절대절대절대 금지입니다!! 이전 과목에 대한 후회나 미련은 시험 시간 중에 떠오르는 생각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는 쉬는 시간마다 의식적으로 시험과 관계없는 다른 얘기를 해보고, 점심에는 반드시 밥을 먹고 바깥 공기를 쐬었습니다. 고2 모의고사 당시, 점심을 안 먹고 교실에서 버티다 이후 과목에서 집중력이 완전히 흐트러진 경험이 있어 그런 짓은 다시는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사 + 탐구 과목 전에는 탐구 과목의 내용 복습 (이때는 개념보다 어려웠던 문제자료 위주로 보시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을 하는 것이 분명히 좋지만, 다른 쉬는 시간에는 머리를 식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5. (수시 한정) 6모 준비 + 학생부 기재 활동 + 내신 준비, 한다고 하는데 정작 아무것도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이것은 전적으로 6모 당시 저의 고민이었습니다. 수시, 그리고 정시에 대한 대학지원의 윤곽을 잡으려면 6모 성적이 가장 중요한 지표이고, 또 내신 기말도 코앞인데다, 수행평가 겸 학생부 관련 활동은 끝없이 쌓여있고, 이러다 보니 정작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6모 준비를 정말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었습니다. 6모는 메가스터디 강사 분들의 실전모의고사만 푸는 ‘감 되찾기’ 식의 노선을 택했고, 수행평가와 기말 이후의 활동 계획을 빨리 끝냈습니다. (사실 워낙 6모 일주일 전쯤에 정신이 없어서, 전체적인 계획만 기억이 나네요.)

# 마무리 : 항상, 그랬듯이.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6모는 그 결과를 정말 약간 참고만 하셔도 충분한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우선 범위도 극히 제한적이고, 공부에 대한 진행도가 완전하지 않으며, 모든 수험생(반수생)이 다 참여한다고 보는 실질적인 모의고사는 9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역에게는 당장 가장 중요한 것은 3-1입니다. 3-1학기가 끝나고 상황에 맞는 최저 준비 (혹은 정시 준비)를 하셔도 충분합니다. 이처럼 수시러든, 정시러든, 그 둘 모두에 해당하든 6모에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으니 너무 조바심만 내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해오신 노력은 여러분들의 생각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시험이라는 부분에 너무 긴장만 하지 않으신다면 예상한 실력보다 더 좋은 실력을 보이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정말 별거 없지만, 시험 전에 한 번 정도는 생각해볼만한 것들에 대해 얘기해봤습니다. 여러분들은 시험 때 이런 부분들과 관련해 어떤 경험,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오늘도 생각보다 길어진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칼럼에 대한 생각, 조금 이상한 부분(오탈자나 내용)이나 그 외의 모든 궁금한 점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성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그럼 저는 6모 직전, 혹은 6모 직후에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지마시고, 6모 때 준비해온 모든 것들을 완벽한 컨디션에서 100% 발휘하시기를 빕니다 :D 파이팅!!

거칠은 바다 고된 이 세상

항해를 떠난 그대를 위해

상처에 울고 때론 지쳐서

절망에 갇혀 아프지 않게

마음을 다해 그대의 위로가 되길

오늘도 나는 기도합니다

<기도> - 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