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메가스터디 학생 여러분, 16기 목표달성 장학생 이지영입니다.

 어제오늘 비도 많이 내렸는데 다들 무탈하게 잘 지내고 계시죠? 특히나 비가 올 때면 하늘도 컴컴하고, 잠도 잘 오고, 날씨도 꿉꿉하고, 우산 들고 다니느라 거추장스러울텐데 그럼에도 학교에, 학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든 수험생분들께 ! 오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이번 칼럼은 여러 주제에 대해 써보려고 해요. 각자 필요한 부분만 읽으셔도 됩니다. :)

#1.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 하나요?

  아직 기말고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자소서를 쓰는 건 무리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 우선은 기말고사나 수행평가를 잘 마무리한 뒤에 자소서를 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아직 자소서를 한 번도 써보지 않아 막막한 분들을 위해 짤막하게나마 작성법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1) 일단 본인이 관심 있는 학과에 대한 정보를 찾아봐요.

  가고 싶은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학과에 대한 소개와 함께 무엇을 배우는지, 졸업 후 진로는 무엇이 있는지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여러 곳 둘러보면 연관 지을 방향이 생각날 수 있어요.

 2) 그리곤 본인의 생기부를 읽어보며 ‘~학과’와 관련된 내용을 형광펜을 쳐보세요.

  웬만하면 자소서와 생기부에 들어가는 내용은 관심 있는 전공과 관련된 내용으로 채우는 게 좋을 거예요. 교수님의 입장에서도 자기 학과에 와서 정말로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학생을 뽑고자 하실테니, 그만큼 본인이 큰 흥미를 갖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일화로 채우면 좋을 것 같아요. 괜히 이것저것 다른 내용도 다 넣다 보면 자소서가 산으로 갈 수 있으니 적당히 거르는 작업도 필요하답니다.

 3) 생기부를 읽고 난 후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보세요.

  자소서나 생기부를 채우기 막막하다면 우선 ‘나는 ~한 사람이다.’리고 요약할 수 있는 핵심단어를 먼저 선정한 뒤에 그걸 구체화하는 것들로 채워가면 훨씬 쉽게 느껴질 거에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어났는데, 저는 이를 시작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을 생기부에 넣기 시작했고, 산업 동물에게 전염되는 바이러스, 인수공통전염병, 조류 인플루엔자 등 비슷하지만 다른 내용들을 조사했어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경험을 더해 수의사 중에서도 특히 ‘지역에 상관없이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을 개발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를 지었구요.

  저의 예시가 와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여러분의 자소서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있다면 확실히 본인을 더 잘 드러낼 수 있습니다.

 4) 하지만 이 모든 내용들이 엄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등학생인 여러분이 접할 수 있는 것들은 전문적인 내용의 일부분에 해당할 거예요. 괜히 어려운 용어를 들이붓고, 인용하는 것보다는 딱 고등학생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목표를 갖고, 학생으로서 본인이 할 수 있었던 범위 안에서 실천했던 것들을 얘기하는 게 좋습니다.

 5) 내용을 풀어갈 때에는 동기(목적)-과정-결과 순으로 쓰는 게 깔끔합니다.

  첫 단락부터 갑자기 ‘~에 대해 알아보았다.’라고 쓴다면 교수님과 입학사정관님께서도 ‘이 학생은 하고많은 내용 중 왜 이것을 조사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 거예요. 그러니 동기를 언급하되 너무 장황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간략하게라도 써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본인이 어떤 내용을 조사했다면 굳이 그걸 알아본 이유가 있을 것이고, 조사한 결과 궁금증이 해결되었는지 아니면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는지, 만약 후자라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생각을 했고, 조사를 하기 전보다 무엇이 달라졌는지(발전했는지)를 써주면 좋을 것 같아요.

  6) 마지막으로, 자소서를 쓸 때 어려운 단어와 긴 문장으로 꽉꽉 채우는 것은 좋지 않아요.

한번 읽으면서 바로 이해가 갈 정도로 쉽게 쓰는 게 오히려 눈에 잘 띄니까요.

자소서는 생기부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을 만큼, 생기부에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를 깊게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니 자소서를 잘 쓰려면, 우선 생기부에서도 ‘나는 어떤 사람이다’라는 키워드가 있으면 좋겠죠? 아직 기말고사 기간이니, 생기부 마감 전까지 키워드를 정하고 그것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준비하셨으면 합니다.

#2. 버티다 보면 결과는 항상 내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낫더라.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아주 커다란 변수가 있죠. 온라인 강의가 진행되며 본인의 생활 패턴이 망가지기도 했을 것이고 당연히 공부 시간이 줄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세운 계획을 잘 지키며 열심히 달려갔을 학생분들도 있을 거예요. 후자의 학생분들은 본인의 의지대로 열심히 한 만큼 뿌듯함을 느끼겠지만 문제는 전자에 해당하는 학생분들이에요. 평소보다 공부량이 적었기에 성적이 더 잘 나오지는 않았을 거고, 이를 메꾸기 위해선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이미 벌어진 격차를 보고 있자면 한숨부터 나오곤 하죠 ,,

  하지만 여러분, 목표가 멀어졌다고 희망이 끈이 다 타버린 건 아닙니다. 여러분의 목표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무너졌을지라도, 그 옆에는 평소 눈길도 주지 않았던 비포장도로가 남아있습니다. 비포장도로는 자갈이 가득해서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 타이어가 손상되고, 엉덩이도 아프고 멀미도 납니다. 비록 지금은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이지만, 매일같이 꾸준하게 갈고 닦는다면 길은 점점 정리될 것이고, 아스팔트만큼 편하게는 아니겠지만 결국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위의 사실을 느낀 건 고등학교 1학년 수학 시험을 치르고 나서입니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다른 교실로 이동하여 시험을 쳤기 때문에 긴장감은 평소보다 더했어요. 수학 시험지를 받고 미친 듯이 풀어가는데 첫 장에서부터 모르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당연히 잘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기에 첫 장부터 막혔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잠시 넘어가는 법을 몰랐던 저는 몇 분을 더 쏟았으나 무엇이 문제인지 답이 나오지 않았고 결국 시간이 꽤 지나서야 문제를 풀고 뒷장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황, 예상보다 많이 흘러간 시간으로 결국 수학 시험을 말아먹고 말았어요. 망칠 줄 몰랐던 시험이기에 충격은 더 컸고 시험이 끝나고도 꽤 오래 우울했습니다.

  그래도 기말고사를 잘 봐서 메꾸자는 생각으로 다시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기말고사를 치르게 되었고, 시간이 쫓기며 겨우 다 풀고 마킹을 완료했습니다. 제출 전 OMR 검토 중 한 문제를 빼먹고 마킹한 걸 발견하곤, 바로 새 OMR 카드에 옮겨 적었어요. 그렇게 바쁘게 수정까지 해가며 답안지를 제출했고 발견한 게 다행이라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 내렸습니다. 이후 가방을 챙기는데 버리려고 집어 든 OMR 카드가 웬걸, 제출해야 했던 답안지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기말고사도 처참하게 망했고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슬펐습니다. 수학 3등급으로 수의대는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성적표를 까보니 정말 기적처럼, 제가 2등급 문을 닫았습니다. 수학 3등급을 받고 공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 이후의 수학 시험에서도 OMR 카드를 밀려 쓰기도 하고, 긴장해서 시험을 망친 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준비하다 보니 결과는 생각보다 낫더랍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이 최악의 순간이라 느껴져서 공부하기가 싫고 막막하더라도, 결과는 정말 그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놓지 말고 묵묵히 걸어가세요. 지금은 포기할 순간이 아니에요. 지금이 끝이 아니에요. 지금의 실수를 만회할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기회가 있을까 싶지만, 정말 있습니다. 있더라고요.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차선책을 얻어내 봅시다.

#3.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지금부터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3월 초~7월 현재’까지의 시간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남은 130일 가량을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남은 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고, 짧다고 생각될 수도 있어요. 길면 긴 대로 답답하고 짧으면 짧은 대로 불안하겠지만, 수능장에 ‘완벽하게’ 들어가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누구든 불안한 마음으로, ‘책 조금 더 볼 걸’하는 아쉬움을 가진 채 시험을 치르게 되니까요. 그러니 어차피 시간은 흘러갈 것이기에, 이왕 버틸 거 조금은 긍정적으로. 아니 그냥 무념무상으로 보냅시다.

  소가 밭을 갈 때 신나 보이나요, 아니면 그냥 걷다 보니 밭을 가는 것 같나요? 저는 후자라고 생각이 들어요.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높은 텐션으로 후다닥 하는 것도 좋지만, 굳이 그러지 않아도 그냥 아무 감정 없이도 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는 되던 일도 잘 안되잖아요. 그러니 답답한 마음이 든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간식을 먹는다든지 노래를 잠깐 듣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기분을 조금 올려놓은 뒤 0의 상태에서 공부를 해봅시다. 소가 밭을 갈 듯이 우리도 아무 감정 가지지 말고 책을 봅시다. 이 방법이 제가 공부하기 싫었을 때 썼던 방법이에요. 마음이 답답할 땐 그냥 잠시 머리를 비우고, 책상에 앉았어요. 그리고 그냥 그 상태로, 과탐 문제를 풀었습니다.(개인적으로 과탐을 제일 좋아했기 때문에)

  하기 싫은 마음을 어떻게 극복하냐고 되물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은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며 공부 시작하기: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문제를 푼다거나, 잠시 노래를 들으며 수학 문제를 푼다거나

-책상에 앉아서 잠시 눈을 감고 있기

-쉬운 수학 문제나 과탐 문제 세트를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풀기: 10문제 쯤 되는 한 장짜리 학습지를 5분만에 푼다거나

 등이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 스스로 공부를 하기 위한 마중물을 생각해보세요. 방법을 찾는다면 남은 기간의 그리 길게 느껴지진 않을 거예요.

  오늘도 공부하느라 수고 많았어요.

  질문이 있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긴 글 일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