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갑자기 쌀쌀해지고 맑아진 날씨 때문에 수능 보는 날이 가까워진 게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고 어떤 공부를 했는지 궁금해져서 플래너를 펼쳤다가 한 시간 정도 시간여행을 하고 왔어요. ㅎㅎ 그 당시에는 마구 쏟아지는 감정들에 덤덤해지고 무뎌지려고 엄청 노력했어도 가끔 눌러온 감정들이 울컥 차오를 때가 있었는데 막상 지나고 나니 그 기억들이 되게 흐릿하네요. 작년에는 하루가 너무 길었는데, 되돌아보니 1년이 되게 짧았다고 느껴져서 신기합니다. 여러분들도 내년에 그런 감정을 느끼시겠죠???

9평은 다들 만족스럽게 마무리하셨나요? 성적이 아쉬운 분도, 만족스러운 분도 있겠지만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9평 성적은 수능 성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오히려 9평은 자신의 실력보다 조금 못 보는 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사람인지라 자신의 실력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면 자만하게 될 수 있어서요. 잘봤든 못봤든 남은 2개월 정도의 시간을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게 수험생활을 마무리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수능 만점자분들이 아닌 이상 수능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만해도 수능날 괜히 평소 약점인 경제 3점짜리 풀어보겠다고(평소에는 검토를 다 끝내고 남는 시간에 킬러를 풀었습니다..ㅎㅎ) 문법 검토 대충해서 문법 문제를 2개나 날린 것, 영어 마킹 실수해서 등급 갈린 것 등은 목표한 대학에 입학한 것과는 별개로 아직도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그래도 작년 1년 정말 딴생각 안하고 제가 가진 모든 것을 공부에 쏟아부어서 수험 생활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쉬움은 남을 수 있더라도 후회는 남지 않도록 남은 시간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시길..!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하는 게 좋을까요?

1. 부족한 부분 찾고 채우기

2. 수능날 챙길 것 적어보기

3. 불안하다고 이 책 저 책 사지 않기

4. 기출로 돌아가기

5. 실전 연습하기

6. 무덤덤해지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은 건 많지만 간추리자면 이렇게 여섯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1.부족한 부분 찾기, 그리고 채워넣기

이건 과목일 수도 있고, 특정 단원일 수도 있습니다. 9모와 6모를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시면 아마 더 확실하게 파악하실 수 있을 거에요. 6모에서 틀렸던 것을 9모에서는 맞혔는지 아니면 또 틀렸는지 비교해보시고 6모에서 틀리지 않은 문제를 9모에서 새롭게 틀린 건 없는지 살펴보세요. 틀린 문제들의 공통점이 있는지도 분석해서 좀 더 세밀하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야합니다. 그냥 막연하게 수2가 약하구나.. 확통을 까먹었구나.. 하고 공부한다면, 이미 알고있는 것들을 공부하느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이 줄어들겠죠? 아는 것들도 물론 까먹지 않도록 복습해야겠지만, 일단 10월까지는 부족한 부분을 모두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모르는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보완하시길 권합니다.

2. 수능날 챙길 것 적어보기(그리고 10월 모의고사 또는 학원 모의고사 때 적용해보기!)

9모 때 다들 어떤 마음으로 시험장에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시험시간 직전에 아슬아슬하게 교실에 도착해 촉박한 상태로 국어 시험지를 펼치셨나요? 필요한 준비물을 안 챙겨서 시험 볼 때 불편을 겪진 않으셨나요? 아니면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떠들고 정답을 맞춰보셨나요? 쉬는 시간에 어떤 교재를 봐야할지 모르겠어서 허둥지둥 손에 집히는 아무 교재나 보고 시험 보진 않으셨나요?

9모를 실전처럼 보자고 모든 사람들이 외치지만 정작 실전처럼 임하기는 어렵습니다. 6모,9모 모두 가장 실전같은 문제와 환경이 주어지는 시험이지만, 그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직 10월 모의고사도 남아있고 만약 재수학원에 다니고 있다면 학원에서 정기적으로 보는 시험도 남아있으니 너무 좌절하진 맙시다. 제 경험상 수능날이 아닌 다른 날 많이 긴장하고 실수해봐야 수능날 안정적으로 시험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고3 때 저 역시 모의고사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해 6월,9월 모의고사를 모두 별 준비없이 긴장감 하나 없이 봤고, 수능날에는 전날부터 너무 긴장돼 국어 시험 때 화작 첫페이지를 10분 동안 잡고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ㅎㅎㅎ 재수 때는 6모에 긴장감 때문에 손에 땀이 너무 나서 샤프를 자꾸 놓칠 정도로 긴장 상태로 시험에 임했는데 평소에 그렇게 긴장하니까 정작 수능날에는 그냥 학원에서 실모를 보는 것이랑 똑같이 느껴졌습니다. 아마 평소에 실모를 풀 때 많이 긴장하고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서 그런 거겠죠?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럼 무엇을 해야 실전연습을 진짜 실전처럼 해낼 수 있을까요?

저는 일단 ‘수능날 챙길 리스트 적기’를 강력 권장합니다! 어떤 준비물을 챙길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자료들을 챙겨갈 것인지 지금부터 적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앞으로 하는 실전 연습들에 실제 적용해보면서, 더 필요한 물건은 없는지 어떤 자료가 시험 전에 봤을 때 좋았는지 점검하면서 수능날 최적화된 리스트를 가지고 갈 수 있도록 하길 권합니다!

그 뒤에는 수능날 몇시에 일어날 것인지, 도시락 메뉴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쉬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을 담은 시험 운용 계획표를 작성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것 역시 미리 적어보고 실모 연습에 적용해봐야 어떤 계획이 잘 맞는지, 현실적인지 알 수 있겠죠?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실전모의고사!!!에 대한 언급은 6번에서 다루겠습니다. 할말이 꽤 길어질 것 같아서요..ㅎㅎㅎㅎ

3. 불안하다고 교재를 새로 구입하거나 강의 새로 수강하지 않기.

생각보다 만족스럽지 않은 9월 성적 때문에 좋다더라 하는 새로운 강의나 교재를 찾아보신 분! 꽤 많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갖고있는, 수강했던 것들 중에서도 꼭 필요한 걸 추리고 추려서 집중해야하는 시기입니다. 물론, 새로운 강의가 정말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불안감에 휩싸여 충동적으로 교재를 시키고 있지 않은가요? 그렇게 구입한 책들, 강의들이 쌓이면 왠지 꼭 필요한 것들인데 못한 것 같아 찝찝해지고 마음만 무거워집니다. 수능까지 약 두달이 남았는데 현실적으로 그 기간동안 소화할 수 있는 교재인지 충분히 고민해보고 교재, 인강을 구입하시길 권합니다.

4. 기출로 돌아가기

기출문제는 내신 대비용 문제집과 다르게 외울 만큼 여러 번 풀어봐야 한다는 건 아마 다들 알고계실 거에요. 이미 작년에 수능을 겪고 기출을 충분히 회독한 n수생 분들도 있겠지만, 결국 기출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시작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수능에 가까워질수록 기출 공부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입니다. 저는 거의 한달 전부터는 사설 모의고사를 공부하는 시간 외에는 모두 기출을 다시 공부하는 것에 쏟아 부었습니다. 적어도 11월부터는 기출의 비율을 높여가시길 권합니다. 결국 출제자가 만든 문제는 평가원 기출 문제이니까요.

5. 실전 연습하기

다들 실전 연습은 하고 계신가요? 평소에 긴장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특히 실전 연습에 중점을 둬서 이 시기를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실전 연습하면 빠질 수 없는 게 실전 모의고사인데 처음 수능을 겪으시는 분들은 어떤 빈도로, 어떤 것을 활용하여 실모를 다뤄야 하는지 혼란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실모를 활용하는 게 좋았는지 주관적인 글을 적어보려합니다.

(빈도)

실모의 빈도는 정말 사람마다 다릅니다. 물론, 실모를 통해 실전 연습을 하는 건 유익하지만, 과하게 실모만 푼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모는 반드시 ‘소화 가능한 만큼’만 푸는 걸 권장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기준을 정해야 할까요?

(개념과 기출도 아직 안 된 유형)

얼마 전에 마음을 잡았거나, 아니면 탐구를 바꿔서 개념도 아직 못 끝낸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실모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개념을 채우고 그걸 기출에 적용하는 것에 집중하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실전 모의고사의 목표는 ‘실전’같은(평가원스러운) 낯선 문제들을 ‘시험’의 형식으로 풀어보는 것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진짜 실전의 문제인 기출을 실모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합시다. 실모에 욕심내지 말고, 기출을 실모처럼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평가원과 교육청 기출들만 모아도 양이 꽤 되고, 이런 문제들을 아직 안풀어 낯선 분들이라면 이걸로 남은 기간동안 실전 연습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 아쉽고 불안하다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이주에 한 번 정도를 권합니다.

(개념과 기출이 어느정도 된 경우)

주 2-3회 이상 실모를 응시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재수시절 하루는 사설 모의고사를 수능 시간표에 맞춰 과목별로 풀고(영어 제외) 저녁시간 전까지 오답을 하고 남은 시간에는 부족한 부분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날은 국어/수학/과탐/영어 평가원 기출을 모두 새로 출력해서 수능시간표에 맞춰 풀었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공부이기 때문에 사설에 비해 비교적 오답 시간이 적게 들어 기출을 푼 날은 평소 들어왔던 인강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격일로 사설과 기출을 번갈아 풀면 사설과 기출의 균형을 맞추기 쉬워서 좋았습니다. 9월까지만 해도 모의고사 당일 많이 떨었는데 9월 이후로 실모를 통해 수능 연습을 철저히 해서 그런지 수능 당일날은 오히려 학원 모의고사를 보는 것보다 긴장이 덜했습니다. 긴장을 많이 하시는 분일수록 진짜 실전이라고 생각하고 실모에 임해야 수능날 긴장감을 덜 수 있으니 꼭 실전이라 생각하고 한문제 한문제 간절하게 풀어내시길 권합니다.

6. 덤덤해지기

사실 이걸 제일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도 멘탈이 그렇게 단단한 사람은 아닌지라 처음에 실모를 볼 때, 혹은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할 때마다 그 결과가 저를 무기력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결과를 그저 수치로 바라보고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하니 그런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성격은 칠칠맞다는 소리를 자주 들을 정도로 덤벙대고 감정적인 성격이지만, 재수할 때만큼은 감정이 거의 없는 사람처럼 무덤덤해지려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성적이 올랐다고 너무 기뻐하지도, 성적이 생각보다 안좋다고 너무 낙담하지도 않고 그저 주어진 결과를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게 지금 시기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을 해도 좋고 생각을 단순화해도 좋습니다. 나에게 부정적인 일이 일어나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 있도록 당분간은 잔잔하게 감정을 유지하길 권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제 플래너에 적혀있던 문장 몇 개 마지막으로 적고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나온 날을 후회하지 않기. 지금이 힘든 시기임을 인정하기. 울면서도 그냥 공부하기 ”

칼럼이 많이 늦었죠..? 9월 초부터 작성한 칼럼인데 마음에 안들어서 읽고 또 읽고 고치고 하다보니 벌써 10월 말이 되었네요. 다음 칼럼은 수능 날 볼 자료 준비하는 방법, 그리고 수능 일주일 전 어떻게 공부했는지에 대해 작성하려 합니다. 꼭 끝까지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공부하시길..! 항상 응원합니다 여러분 :)

답글은 틈날 때마다 확인해서 달겠습니다. 자유롭게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