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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고 자연계를 선택한 학생입니다.
윤석준 선생님께 제 언어 공부의 방향을 제시해 주시길 부탁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현재 저의 상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저는 독서량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어렸을 때는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성장하면서 컴퓨터 등에 쏟는 시간이 많아졌고 책과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즉, 좋아하는 소설, 책 등만 읽는 편식을 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좀 느리게 읽는 편이고 지문을 읽는 독해 능력도 좀 떨어집니다.
다음으로 언어영역 공부에 대해 말씀드리면, 아주 소홀히 해온 편입니다. 자연계 학생이니까 아직은 괜찮을 거라는 자기 위안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구요.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수능에 대해 방향을 못 잡고 내신 위주의 공부를 했고, 1학년 말부터 2학년 초까지 잠시 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었습니다(고전문학, 비문학을 좀 공부했는데 별로 얻는 게 없다는 걸 느껴서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까지 내신과목인 문학 위주의 공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 때 뭔가 많은 걸 해보려고 했습니다만(사놓은 문제집은 많은데 정작 풀어놓은 건 거의 없었거든요) 이번에도 방향을 못 잡고 무리하게 공부하다가(사실 이때 다른 과목도 모두 통틀어서 너무 무리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여름방학 말에는 체력이 바닥나서 공부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그때 그래도 조금 풀었던 문제집이 현대소설, 현대시, 비문학, 고전문학(이건 수능용 문제집이 아닌 작품 공부용)이었습니다.
그 후로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을 했고, 어떻게 공부해야 되는지도 전혀 감을 못 잡았으면서 그저 좀 부족한 부분만 문제집을 풀면 되겠지 하는 제 생각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8월 말부터 메가스터디의 한 선생님(그 선생님의 성함은 밝히지 않겠습니다)의 수능기본반 강의를 들었습니다. 인터넷강의를 처음 듣는지라 처음에 집중을 제대로 못했고 또 내신 시험 때문에 미루고 하다가 최근에야 종강했는데요. 좀 더 복습을 해야겠지만 수능문제가 어떤 식으로 출제되고 수능에 대한 공부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어느 정도는 감이 잡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이 제가 문학 작품들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다는 점(특히 고전문학은 고어 해석을 잘 못합니다), 어휘·어법이 약하다는 점이나 비문학 독해할 때도 가끔 선생님 설명을 들어도 알듯 말듯한 문제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수능시험 문제는 지문을 보고 맞출 수 있도록 출제되지만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문제 푸는 속도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그 선생님 말씀을 듣고는 정말 해야할 공부는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한숨만 나더군요. 언어영역 공부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지금, 앞으로 제가 어떻게 언어영역 공부를 해야할지에 대해서 제대로 감도 안 잡히고 걱정도 많이 됩니다.
2학년 때 본 모의고사는(교육청, 평가원) 전부 2등급 나왔고요, 보통 80 중후반 정도 점수가 나옵니다.
문학은 딱히 강한 부분이 없고, 비문학은 독해 능력이 좀 떨어지며(시간조절을 아직 잘 못합니다) 헷갈리는 답지 2개 중 하나를 골라내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다시 말해 감으로 찍는 게 많습니다. 어휘·어법은 아주 약한 부분이고요. 그래도 듣기는 잘 안 틀리는 편입니다만.
앞으로 제가 언어영역을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방향을 잡아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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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학생 고민이 매우 많군요.
그런데 선생님은 우선 김태호 학생 스스로가 고민의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그에 대한 대책도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자신의 현재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만 보지 마십시오. 80점 중, 후반 정도의 점수가 나온다면 언어 영역에 대한 기본은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비문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모르는 단어에 집착하지 마세요.
글을 읽다 보면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읽다 말고 사전을 펼친다거나 단어의 뜻을 알아내느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단어의 뜻을 찾으려고 글의 흐름을 끊는 것이 전체 글을 이해하는데 방해 요인이 됩니다. 중요한 사실은 단어를 모른다고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후 문맥을 고려하면서 일사천리(一瀉千里)로 글을 읽어 내려가야 합니다.
둘째, 단락 단위로 글을 읽읍시다.
글에서 단락은 동일한 생각이나 주장으로 묶어놓은 의미 단위입니다. 대체로 하나의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가 제시되어 있으며 단락이 바뀌면 핵심 내용도 바뀝니다. 따라서 각 단락의 주제를 파악하면 글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어나 문장 단위로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의 호흡을 길게 잡아 단락 단위로 글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셋째,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한 편의 글은 평면적으로 펼쳐져 있는 것 같지만 그 나름의 뼈대와 층위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적 질서에 따라 서술되었는지, 공간의 이동에 초점을 맞춰 서술되었는지, 구체적 사례를 나열했는지 등의 기본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단락들 간의 관계가 대등한지, 예시 관계인지, 인과 관계인지의 층위를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기 위해서는 구조와 층위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글을 읽는 훈련을 반복한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문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문학 공부의 핵심은 기본 작품의 철저한 이해를 통한 적응력 배양에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처음 보는 작품을 이해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실제 시험에서는 생소한 작품이 출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지식 습득 위주로 문학을
공부한다면 이러한 능력은 절대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외우기보다는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십시오. 쉬운 예를 들자면 김소월의 진달래꽃 은 3음보의
운율을 보인다고 외우지 말고 왜 3음보인지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작품의
리듬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겁니다.
고전 문학이 특히 어렵다고 했는데 고전 문학을 잘 하려면 우선 많이 읽어야 합니다.
특히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시조건 가사건 심지어는 소설이건 가급적이면
소리내서 자꾸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전 문학을 못 하는 것은 고전 문학과 친하지 못한 까닭이고, 고전 문학과 친해지려면 자꾸 읽어주어야 합니다. 문제 유형과 풀이 방법은
현대 문학과 동일합니다. 사람도 친해야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잖아요.
문학과 친해지세요~^^
다음으로 어휘, 문법, 어법 등 쓰기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쓰기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떠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출 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핵심 유형을 정리해 두세요. 사설 모의고사나 시중
문제집의 쓰기 문제는 대체로 기출 문제의 일부분을 다소 변형시킨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기출 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해서 새로운 문제에 대한
적응 능력을 배양시키도록 하세요.
어휘는 사전을 찾기보다는 문맥을 중시해서 짧은 글을 지어보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상승,향상,증대 라는 단어들은 내용상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도가 올라간 상황을 이야기할 때에는 반드시 온도 상승이라고 하지 온도 향상이나
온도 증대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성적 향상, 소득 증대 라고 말해야
맞습니다. 어휘는 이렇게 짧은 글을 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하세요.
어법 문제는 맞춤법, 문장 성분의 호응, 문맥에 맞는 어휘 등 매우 다양한 내용을 측정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일단은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시험에 가장 많이 출제되는 것은 문장 성문의 호응 여부입니다.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서술어 등이 호응되는지를 묻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나는 빵과 우유를 마셨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잘못된 문장이지요. 우유는 마실 수 있지만 빵을 마실 수는 없겠지요. 이 문장은 나는 빵을 먹고 우유를 마셨다. 로 바꾸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문법과 관련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점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문법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잘 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능에 출제되는 문제는 문법에 대한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문법적인 지식이 있다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꼭 문법을 공부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러한 문제의 경우에는 대체로 보기기 제시되는데 보기만 충실하게 이해해도 정답을 구할 수 있도록 출제를 합니다. 일단 문법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십시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공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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