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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고3에 올라가는 문과생입니다.
이런말 하긴 좀 뭐하지만, 이번 9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항상 언어가 1등급이
나왔었는데, 갑자기 이번 모의고사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어요 ㅠ
그리고 1등급이 나와도 쉽든 어렵든 항상 80점대 후반이었어요..
그래서 90점의 벽을 넘기가 정말 힘듭니다.
한문제만 더맞아도 90점인데 왜이렇게 넘기가 힘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공부방법을 고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문제를 풀때 나름대로 비문학은 근거를 찾으면서 푸는 편인데
판단을 잘못해서 한지문에 평균 하나는 틀릴때가 많고요, 운좋으면 다맞고요,
근데 문학은 솔직히 감으로 찍는 경우가 많아요, 왜 그게 답인지도 모르겠고요..
비문학과 문학 둘다 문제가 있는거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가뜩이나 요즘은 쓰기에서도 틀려서 더 걱정이에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와주세요 선생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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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 학생 ‘나름대로 근거를 찾으면서’ 푼다고 했는데, 정답의 근거를 어떻게 찾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생님 생각에는 ‘제대로 정답의 근거’를 파악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판단을 잘못해서 한 지문에 한 개씩은 틀린다’고 했는데, 한 지문에 한 개씩 틀린다면 본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볼 수도 없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해결한다고 볼 수도 없어요. 물론 잘 하고 있지만 더 잘하기 위해서는 전과 다른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정답의 근거를 정확하게 찾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만약 37번 문제의 정답이 ①번이라면 왜 ①번이 정답인가를 확실하게 말해 보세요. 또 ③번은 왜 정답이 아닌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 보세요. ‘나름대로’가 아니라 어느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근거를 찾으려고 노력하세요. 문학은 ‘감’으로 찍는다고 했는데 그러지 마십시오. 문학과 비문학은 제시된 지문만 다를 뿐 문제를 푸는 방법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문학의 경우에도 물론 정답의 근거를 찾도록 노력해야지요. 다만,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기본 개념들, 예를 들어 시적 화자의 태도, 인물의 성격 제시 방법 등의 개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문제를 푸는 데 훨씬 도움이 되지요.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비문학 공부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첫째, 모르는 단어에 집착하지 마세요.
글을 읽다 보면 모르는 단어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글을 읽다 말고 사전을 펼친다거나 단어의 뜻을 알아내느라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단어의 뜻을 찾으려고 글의 흐름을 끊는 것이 전체 글을 이해하는데 방해 요인이 됩니다. 중요한 사실은 단어를 모른다고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후 문맥을 고려하면서 일사천리(一瀉千里)로 글을 읽어 내려가야 합니다.
둘째, 단락 단위로 글을 읽읍시다.
글에서 단락은 동일한 생각이나 주장으로 묶어놓은 의미 단위입니다. 대체로 하나의 단락에는 하나의 주제가 제시되어 있으며 단락이 바뀌면 핵심 내용도 바뀝니다. 따라서 각 단락의 주제를 파악하면 글 전체의 흐름을 알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단어나 문장 단위로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독서의 호흡을 길게 잡아 단락 단위로 글을 읽고 주제를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셋째,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세요.
한 편의 글은 평면적으로 펼쳐져 있는 것 같지만 그 나름의 뼈대와 층위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적 질서에 따라 서술되었는지, 공간의 이동에 초점을 맞춰 서술되었는지, 구체적 사례를 나열했는지 등의 기본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단락들 간의 관계가 대등한지, 예시 관계인지, 인과 관계인지의 층위를 파악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빠르고 정확하게 글을 읽기 위해서는 구조와 층위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글을 읽는 훈련을 반복한다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문학을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문학은 시, 소설, 고전 구별할 것 없이 핵심은 기본 작품의 철저한 이해를 통한 적응력 배양에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기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처음 보는 작품을 이해하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실제 시험에서는 생소한 작품이 출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지식 습득 위주로 문학을
공부한다면 이러한 능력은 절대로 길러지지 않습니다. 힘든 일이기는 하지만 외우기보다는
이해하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쓰십시오. 쉬운 예를 들자면 김소월의 진달래꽃 은 3음보의
운율을 보인다고 외우지 말고 왜 3음보인지를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작품의
리듬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쓰기 공부 방법입니다.
쓰기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우선 어떠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출 문제를 철저하게 분석해서 핵심 유형을 정리해 두세요. 사설 모의고사나 시중
문제집의 쓰기 문제는 대체로 기출 문제의 일부분을 다소 변형시킨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기출 문제를 완벽하게 분석해서 새로운 문제에 대한
적응 능력을 배양시키도록 하세요.
어휘는 사전을 찾기보다는 문맥을 중시해서 짧은 글을 지어보는 방법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상승,향상,증대 라는 단어들은 내용상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온도가 올라간 상황을 이야기할 때에는 반드시 온도 상승이라고 하지 온도 향상이나
온도 증대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성적 향상, 소득 증대 라고 말해야
맞습니다. 어휘는 이렇게 짧은 글을 지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하세요.
어법 문제는 맞춤법, 문장 성분의 호응, 문맥에 맞는 어휘 등 매우 다양한 내용을 측정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일단은 기본적인 공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시험에 가장 많이 출제되는 것은 문장 성문의 호응 여부입니다. 주어와 서술어,
목적어와 서술어 등이 호응되는지를 묻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나는 빵과 우유를 마셨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잘못된 문장이지요. 우유는 마실 수 있지만 빵을 마실 수는 없겠지요. 이 문장은 나는 빵을 먹고 우유를 마셨다. 로 바꾸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문법과 관련된 문제를 푸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점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문법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문제를 잘 풀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능에 출제되는 문제는 문법에 대한 지식을 측정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문법적인 지식이 있다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꼭 문법을 공부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러한 문제의 경우에는 대체로 보기기 제시되는데 보기만 충실하게 이해해도 정답을 구할 수 있도록 출제를 합니다. 일단 문법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십시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공부합시다.
기본적인 자질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학생입니다. 힘들겠지만 정답의 근거를 제시하면서 객관적으로 문제를 푸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맙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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