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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고2 인문계입니다.
제 상황을 말씀드리면,
중학교~고등학교1학년 때까지 집안 형편도 여의치 않고 학원도 다니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 수능을 준비해야하는지, 어떤식으로 문제에 접근해야하는지 전혀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언어 같은 경우 60~70점대를 왔다갔다 했지요.
고1후반부터 고2초에 들어오면서 학교에서 관점을 잘 짚어주시는 선생님께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지금은 80점대 후반~90점대 초반을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 점수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론 모의고사의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약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수준높은 비문학 지문의 접근입니다.
웬만한 시중 비문학 문제들은 별 무리 없이 풀 수 있습니다. 틀리는 것이 나오더라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강의하셨던 EBSi의 비문학&쓰기 강의 아시지요?
그 책의 내용들은 너무 어려워서, 강의를 보지 않고는 스스로 풀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겠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해설을 봐도 이게 왜 근거가 되지라는 생각마저 드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비문학&쓰기의 문제와 같은 수준높은 지문들을 공부하는 것이 과연 제 수준에 수능에 준비하는 데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지, 그리고 그런 지문들은 어떤식으로 공부해나가야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2. 문제지의 선택과 언어시간 배분에 관한 문제입니다.
학교 선생님과도 상담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만, 이제 지금부터는 점 하나씩 찍는 싸움이라고 하시면서, 80점대 후반에서 90점대로 안정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고, 문제만 많이 푼다고 오르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도 어느정도 동감을 하는데, 그렇다면 저의 수준에서 어떤 문제지를 선택해야 하는지(시중에 그냥 맘에 든다고 아무 문제지나 고를 수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수준을 객관적으로 알 수 없을 뿐더러, 문제지의 질적 수준을 파악할 안목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알려주시고, 시,소설,고전,현대,비문학을 아울러서 일주일이면 일주일, 시간안배를 어떤식으로 하는 것이 저의 수준에서 가장 효율적인지 알려주세요.
3. 고전문학에 관한 질문입니다.
고전문학은 일단 비중은 낮아졌다고 들었습니다만, 현재 제 상황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정확히 작품 정리는 되어있지 않은상황입니다. 특히, 고전시가와 관련해서 어떤 학문적 용어들을 가지고 선생님들이 설명을 하시면(이건 어디에 영향을 주었고, 이건 연시조, 이건 경기체가고....와 같은), 이걸 알아야하는 건가 라는 고민도 듭니다.
그렇다고 고전문학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다루는 책을 하나 사서 처음부터 보기에도 좀 시간이 낭비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고전문학은 어떤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알려주세요.
선생님께 상담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발견한 것 같아 감사하네요.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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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희 학생 반가워요. 선생님과 상의하기 위해 자신의 고민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준 것도 고맙습니다. 질문을 매우 논리적으로 하고 있어서 저도 기쁩니다. 훌륭한 학생을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우선 EBS에서 제가 강의한 「비문학&쓰기」는 일단 지문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이제야 솔직히 말씀드리면 선생님들의 지도 없이 학생들이 혼자 공부하기에는 어려웠던 지문들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창희 학생도 알다시피 정답이 여러 개이거나 정확하게 해석할 수 없는 문제들도 많았고요.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이 「비문학&쓰기」를 공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학생들이 가급적 지문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정답의 근거를 객관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제가 정말 혼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말하고 보니 좀 부끄럽군요. ^^ 많이 노력했다는 점은 알아주십시오. 그리고 「비문학&쓰기」는 반드시 저의 강의를 통해서 공부하십시오. 「비문학&쓰기」에 제시된 것과 같은 수준 높은 지문들을 공부하는 것도 창희 학생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다 보면 어려운 지문들을 어떻게 공부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이 설 것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어떤 문제집을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자리에서 특정한 문제집을 추천한다는 것은 그 책을 선전하는 결과를 낳고 말 것입니다. 또 지금 시중에서 판매중인 문제집은 그 수준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합니다. 어떤 문제집을 선택하든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문제집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나의 것으로 소화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특정한 분야를 공부하는 데에 어떻게 시간을 안배했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단정적으로 답변하기가 어려군요. 문학과 비문학의 비중, 현대 문학과 고전 문학의 비중은 일단 학생의 상황과 능력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가급적이면 어느 한 분야도 소홀히 하지 말고 균형있게 공부하라고 충고하고 싶군요.
세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고전 문학의 비중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흔히 하는데, 사실 별로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고, 일단 문학 자체의 비중이 낮아진 것입니다. 11월 23일에 실시된 2006학년도 수능 시험에서도 문학 지문이 4지문 출제되었고 그 중 하나는 현대시, 하나는 현대 소설, 하나는 고전 소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고전 시가와 현대 문학의 복합지문이었습니다. 이런 경우만 보더라도 고전 문학의 비중이 낮아졌다고 일방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고전 시가와 관련해서 어떤 학문적 용어’를 선생님들이 설명하실 때, 이러한 용어들까지도 알아야 하는가하는 회의가 생기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학생은 그러한 용어의 예로 ‘연시조’, ‘경기체가’와 같은 단어를 제시했습니다. 제가 볼 때 ‘연시조’나 ‘경기체가’와 같은 특별한 학문적 용어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고전을 공부하는 데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기본 지식이지요. 혹시 고전 시가 작품들 간의 ‘영향 관계’에 대해서까지도 알아야 한다는 질문이라면 물론 수능을 대비하기 위해 문학사적 지식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러나 문학 시간에는 수능뿐만 아니라 내신과 관련된 내용도 강의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고전 문학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을 다룬 책을 사서 보는 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시간 낭비’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고전 문학 작품 전체를 공부할 수 는 없는 일이고 중요한 작품만 공부한다면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고전 문학을 잘 하려면 우선 많이 읽어야 합니다.
특히 소리를 내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시조건 가사건 심지어는 소설이건 가급적이면
소리 내서 자꾸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전 문학을 못 하는 것은 고전 문학과 친하지 못한 까닭이고, 고전 문학과 친해지려면 자꾸 읽어주어야 합니다. 문제 유형과 풀이 방법은
현대 문학과 동일합니다. 사람도 친해야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잖아요~
고전 문학과 친해지세요.^^
창희 학생, 진지한 질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끊임없이 노력하십시오. 훌륭한 학생이, 나아가 훌륭한 사람이 될 것으로 선생님은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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